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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 속 중종과 문정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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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투자 대비 큰 인기를 끌지 못한 첩보액션 드라마 <아이리스2> 후속작으로 또 하나의 사극 <천명>이 첫 전파를 탔다. 월화엔 <장옥정> <구가의 서>가 수목엔 <천명>이 포진. 그러면서 작금의 사극들이 정통은 아니어도 역사적 배경이 들어가다 보니 주목을 끈다. 이번엔 어딜까. 조선11대 중종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고 중종이 주인공은 아니다. 중종 말년, 왕세자 이호 '인종'이 권좌를 이어받기 전 상황이 배경으로 깔리고 있는 것. 그러면서 내의원 의관 '최원'이 이호와 막역지우였다는 가상의 설정이 들어가 드마틱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결국 왕세자 주치의 살해와 관련돼 누명까지 씌고 도망자 신세가 된 자신을 구명코자 의녀 홍다인과 멜로는 물론 아픈 딸을 구하고자, 그가 펼치는 활극이 아닐까. 그렇다면 재미와 감동은 보장인가?!

엊그제 1회, 딸 최랑(김유빈)을 업고 혼신을 다해 도망치는 최원(이동욱)의 모습을 첫 장면으로 시작한 ‘천명’은 처절한 아비의 모습인 최원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 특히 첫 포문을 연 장면들은 레드 에픽 카메라와 특수 조명이 조화를 이루며 탄생, 강렬한 색감과 긴장감 넘치는 화면 구성으로 한 치도 눈을 뗄 수 없게 했다는 전언이다. '추노' 제작진이 참여해서 그랬나. 아무튼 ‘천명’은 아픈 딸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최원의 절절한 부성애를 기본으로 깔며, 역사적 인물 중종과 문정왕후(박지영), 인종 이호(임슬옹)의 첨예한 대립을 선사하며 탄탄한 내용 전개로 기대치를 높였다는 후문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드라마 내용을 차치하더라도, 단박에 눈에 띄는 건 역사적 인물들 배치에 있다 하겠다. 그 썰을 좀 풀어보자. ~


조선11대 임금 중종이다. 막가파 폭군으로 알려진 연산군 정권을 갈아업고, 조선 최초로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인물 '이역'이다. 재위기간은 무려 35년 간 지속되는 동안, 중종은 그나마 사림을 통해 왕권 회복을 시도했다는 평가를 받는 군주이기도 하다. 그래서 중종하면 단박에 '조광조'가 떠오른다. 당시 개혁의 불씨를 당겼던 임팩트한 인물 조광조. 김광필의 제자이며 김종직의 학풍을 이어받아 사림파의 영수가 된 인물로서, 중종의 개혁 정치를 이끌었으나 그의 개혁이 지나치게 급진적으로 나아가자 중종은 두려움을 느끼게 됐고, 그 기회를 이용하여 공신과 외척으로 이루어진 홍경주, 심정, 남곤 등의 훈구 세력이 1519년에 그를 제거하기에 이르렀다. 이렇듯 중종에게 조광조는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 그런 조광조의 죽음으로 대표된 '기묘사화'로 인해 중종은 심하게 흔들렸다. 조정의 혼란과 간신들이 득세하기에 이르고, 작서의 변(경빈 박씨와 복성군이 죽은 사건)과 권신 김안로가 최후를 맞이하는 즈음에, 대윤과 소윤으로 점철된 치열한 권력다툼이 벌어지며 중종은 말년에 허수아비로 전락하고 말았다. 대윤파는 중종의 정비 장경왕후 윤씨의 오빠 윤임을 필두로 한 왕세자 이호쪽 라인. 소윤파는 중종의 계비 문정왕후의 두 동생 윤원로와 윤원형으로 대표되는 세력으로 한마디로 외척 세력에 의해서 정권이 좌지우지 되기에 이르는데.. 이것이 드라마 '천명' 이야기의 시작점인 배경인 것이다.



사실 인종은 조선시대에서 딱히 내세울 것 없는 군주다. 그도 그럴 것이, 재위 기간이 가장 짧았다. 왕위에 오른 지 1년도 못돼 불과 9개월만에 31세의 나이에 요절하고 만 젊은 왕 인종. 그가 한 것은 무엇일까. 6세의 어린 나이에 세자에 책봉되어 숱한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25년간 세자로 있었고, 3세 때부터 글을 읽고 8세에 성균관에 들어가 수업을 받을 정도로 명민한 인물이었다는 평가다. 그렇게 중종의 정통 왕세자로 명석하고 덕망이 좋아 효성까지 지극해 마음이 너그러운 인종에게 유일한 정적은 계모 문정왕후였다. 그런데 인종은 계모지만 문정왕후를 극진히 섬기고 이복동생 경원대군마저 매우 아꼈다는 하는데, 하지만 문정왕후는 이런 인종을 몹시 미워하고 심지어 죽이려 들었다는 게 역사적 반전이다. 이 대목에서 동궁전에 불을 질렀다는 야사처럼(2회에서 그려짐) 인종에게 문정왕후는 말 그대로 목숨까지 앗아가려는 무서운 계모였던 것이다. 드라마 '천명'은 그런 인종의 비운의 왕세자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금까지 어느 사극에서도 '인종'을 자세히 그린 적이 없었다. 사극 최초의 시도이자 '인종'이 주인공급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역사적 사실인지 야사인지 문정왕후가 내놓은 떡을 먹고 시름시름 앓다가 얼마 못 가서 죽었다는 그 얘기처럼, 인종 독살설이 이 드라마에도 깔려 있다. "야사에 의하면, 세종 못지않은 성군이 되었을 조선 12대 왕 인종의 죽음은, 계모 문정왕후에 의한 독살일 것이라 한다. 인종이 왕이 되기 전 세자 시절부터 이 비극의 씨앗은 자라고 있었다. 왕위계승을 둘러싸고 대윤파와 소윤파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중종 말년. 문정왕후의 소생인 경원대군을 위시한 소윤파는 대윤파가 추대하는 세자 이호(훗날 인종)를 축출하고 경원대군을 옹립하려 했다. 이 드라마는 인종 독살 음모가 계획된 역사적 상황을 배경으로 시작된다."가 기본 플롯이다. 그렇다. 인종 독살설에 가상의 인물 내의원 최원을 투입시켜 그리면서 둘은 벗이었다는 설정. 이게 드라마 아니겠는가. 



문정왕후. 개인적으로 문정왕후 윤씨하면 딱 떠오르는 사극 배우론 <여인천하>에서 전인화다. 경빈 박씨 도지원의 "뭬야"로 공전의 히트를 친 그 여인천하들 속에서 문정왕후는 가히 독보적이었다. 우아하고 단아한 중년의 여배우 전인화의 이미지를 단숨에 카리스마 윤씨를 만들어 놓으며 희대의 궁궐 여장부로 그렸다. 그리고 여기 '천명'에선 박지영이 맡았다. 눈꼬리가 매서운 외모의 아줌씨지만 매력적인 여배우 박지영이라서 꽤 어울리는 배역이 아니였을까. 역사적으로 문정왕후의 성격은 표독스럽고 악질적인 구석이 많았던 여자였는데, 자신의 아들을 왕위에 앉히기 위해 인종이 세자로 있던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인종의 심사를 긁기 일쑤였고, 심지어 세자를 죽이기 위해서 동궁에 불을 질렀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야욕스런 인물인 것이다. 그녀의 역사적 프로필이다.

문정왕후는 중종의 세 번째 왕비이며, 파평 윤씨 지임의 딸이다. 1501년 10월에 태어났으며 17세가 되던 1517년에 왕비로 책봉. 그녀가 왕비에 책봉될 무렵엔 조정이 매우 혼란스럽고, 권력 다툼이 치열했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어렸고, 조정엔 그녀를 지켜 줄 정치적 버팀목이 없었다. 그녀가 의지할 것이라곤 중종과 장경왕후가 낳은 원자 호뿐이었다. 당시 원자의 나이는 세 살에 불과하였기 때문에 그녀는 원자를 양육하고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었다. 이런 상황은 그녀의 입지를 강화시키는 요소가 되었다는 게 정설이다. 4명의 딸을 낳고 이어서 아들 환(경원대군, 훗날 명종)을 낳자, 당시 세자에 책봉되어 있던 호에 대해 적개심을 품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을 왕위에 올려놓기 위해 남동생들인 윤원로와 윤원형을 앞세워 은밀히 음모를 진행하게 되었고, 이는 세자의 외숙 윤임을 자극하여 두 세력이 대립하는 양상으로 전개돼 이른바 대윤(윤임 일파) 소윤(윤원형 일파)의 세력 다툼으로 번졌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당대의 권신 김안로에 의해 폐위될 뻔했지만, 김안로의 실각으로 위기를 모면하게 됐다. 1544년 11월 중종이 죽고, 인종이 즉위하자 소윤인 윤원형 일파는 밀려나고, 대윤인 윤임 일파가 조정을 장악하기에 이르러 문정왕후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그녀는 인종에게 "우리 모자를 언제 죽일 것이냐"며 악을 쓰곤 했다는데.. 마치 인종이 죽는 순간까지 아니, 죽이려 든 그 순간까지 '인종 스토커'를 자처한 문정왕후였기에 더욱 역사적 재미가 있다 하겠다. 그렇다면 드라마 '천명' 속 문정왕후도 역사처럼 그려질 것이다. "세자, 널 누구보다도 아낀단다. 하지만 왕권만은 아니돼. 설사 되더라도 목숨만은 부지하기 어려울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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