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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칸남자, 송중기 무리하게 '나쁜남자'된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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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 그는 <올드보이>의 이우진을 꿈꾸는가..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부터 홍보로 나선 배경음악이 그러했다. '올드보이'를 감싸는 그 친숙한 선율처럼.. 그래서 그런가, <차칸남자>는 단박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전작 <각시탈> 인기의 후광을 업고서.. 그런데 어제(12일) 첫방을 보고선 그런 기대보다는 실망만을 안겨주었다. 쏟아낸 기사들과 기타 연예 블로거들은 좋게 봤는지 몰라도, 송중기 최고의 냉혈남 변신은 무죄, 문채원의 독기어린 재벌녀 완벽 변신, 박시연의 아픔이 서린 눈물연기 등 호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강호가 보기엔 자연스러움이 배제된 연기로만 보여져 어느 것 하나, 확 끌어들이는 맛이 없었다. 정통 멜로극 '미사'나 '이죽사' 등의 극본을 쓴 이경희 작가, 그 특유의 허세가 자리한지 몰라도, 드라마는 꽤 폼을 잡는 듯이 한 남자를 시궁창으로 몰았다. 그런데 그런 설정의 개연성은 어디다 밥 말아 먹은 것인지 당최 이해가 가질 않는다.


(이 장면만 놓고 보면 이건 영화 '간기남' 속 장면과 흡사.. ㅋ)

처음 시작의 포문은 송중기가 본과 3년차 의대생으로 나와 옆동네 '골든타임'을 찍는 것처럼 묘한 동질감을 주었다. 오잉.. 이건 '골타'의 이선균 같은 얘기인가. 하지만 그런 의학드라마가 당연 아니다. 의대생으로 나온 건 잠깐 스쳐가는 역일 뿐, 그렇게 촉망받는 의대생이 한 순간 살인자로 변모해 감옥 신세를 지게 된다. 그런데 그 과정에 있어서 개연성이 확 떨어진다는 게 문제다. 집에 돌아왔더니 시름시름 앓던 여동생은 내팽겨쳐둔 채, 119에 신고도 안하고 곧바로 자신이 사랑했던 누나 박시연에게 달려가 살인죄를 뒤짚어 쓰는 이 남자. 이게 가당키나 한 얘기인가? 너무나 죽도록 사랑했기 때문일까.. 그렇다고 하기엔 이 둘은 그렇게 절실해 보이질 않았다. (과거사가 아직 안 드러난 것도 한몫했고..)

특히 송중기 '강마루'에게 전화해서 "사람이 죽었다"며 사시나무 떨듯 울먹일 땐 영화 <간기남>을 보는 듯. 그때 그 장면과 정확히 오버랜되는 순간이다. 간통전문털기남 박희순에게 사람이 죽었다며 나 좀 도와달라고 했을 때처럼.. 바로 그 장면에서 좀더 오버스럽게 박시연 '한재희'는 강마루에게 모든 걸 걸었다. 정당방위와 과실치사로 정삼참작이 될까 싶었지만, "다시는 시궁창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이 상황을 어떻게든 벗어나려는 순간, 강마루가 재희에게 급키스를 날리며 그 키스의 혹독한 댓가로 자신이 죄를 뒤집어쓰게 된다. 누나는 곧장 이길로 나가라면서.. 그리고 그는 살인죄로 고작 징역 5년만 살고 나와 6년이 지났다.

그런데 감옥에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몰라도, 나름 순수했던 강마루는 냉혈한 같은 이미지로 변모, 더 이상 한재희를 감싸주기만 하던 착한남자가 아니었다. 꽃뱀에게 돈을 뜯어내는 마성의 제비족 스타일의 남자로 변했고, 지독하게 사랑했던 한재희 연상녀와 이별 후 더 이상 사랑을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나쁜 남자'로 변해버린 것. 하지만 이것은 그가 스스로 자초한 일이 아니였던가.. 한재희가 억지로 뒤짚어 씌운 것도 아니거니와 스스로 사랑하는 여자를 구하기 위해서 택한 길. 무리하게 '나쁜 남자'의 길을 선택한 무리수가 근저에 깔려 있다. 현실에서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공남'의 이미지에서 완전 변신한 문채원.. 그런데 어째 부자연스럽다. 안 그런가..)

한편 눈에 띄는 여주인공 서은기 역을 맡은 문채원.. 전작 <공주의 남자>에서 박시후와 오매불망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러브스토리를 보인 그녀가 이번에 제대로 독하게 돌아왔다. 극중 재벌 회장님 따님으로 출연해, 초반부터 입이 걸하게 포스를 작렬하며 회사 돈을 빼돌리는 임원을 차가운 카리스마로 압도했다. 은기는 임원을 차에 태운 뒤 그가 저지른 비리를 폭로하며 "회장 딸이랍시고 어린 나이에 낙하산으로 떨어져서 윗사람 대하듯 하는 게 아니꼬우십니까"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은기는 일본인인 척 화장품 컴플레인을 거는 전문 '꾼'을 철저하게 계산된 행동으로 몰아 붙이며 기업 후계자의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하지만... 강호가 보기엔 이런 카리스마는 웬지 낯설어 보인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연기적인 냄새가 풍겨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 무언가 착 달라붙는 차가운 재벌녀의 모습이 아닌, 그냥 이런 까칠한 모드로 일관된 차도녀라는 걸 작위적으로 인식시키는 듯 보기가 불편했다. 그래도 문채원은 예뻤다는 거.. ㅎ



아무튼 이런 극중 인물들의 포지션과 캐릭터적 색깔에 묻어난 스타일을 보여주며 '차칸남자'는 강마루가 5년 뒤 수감을 마친 상황에 초점을 맞추며 극을 전개시켰다. 과거 순수했던 모습을 벗어나 한컷 센치한 척 시크한 제비가 된 마루는 비행기 안에서 쓰러진 서은기를 돕던 중 서은기의 보호자라고 나선 한재희를 만나면서.. 소위 빡쳤다. 아니 내가 사랑했던 여자가 어디서 그럴싸한 사모님으로 변모해서 있다니, 더군다나 이 은기라는 처자가 딸이라니.. 5년전 사랑했던 누님의 변모된 모습에 놀랬던 그였다. 강마루는 "이 여자랑 어떤 사이냐"고 물었고, 한재희는 당황한 표정으로 "딸이다. 친딸은 아니지만 내 남편의 딸이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던 것.

이에 충격받은 강마루는 주사바늘을 꺼내 서은기를 위해 응급처치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서은기의 입에선 피가 터져나오며 한재희를 놀라게했다. 한재희는 "당신 뭐하는 거냐"며 막아세웠지만 강마루는 한재희에 "이 여자 사고난 적 있느냐. 사고나서 갈비뼈 같은 데 부러진 데 있냐고. 당신 이 여자 엄마라며"라고 한재희를 매섭게 노려봤다. 한재희의 대답이 없자 강마루는 다시 주사바늘을 꺼내들었고 한재희는 기겁하며 “그만하라고. 강마루. 의사도 아닌 게 그만하라고”라며 강마루를 말렸고, 강마루는 고개를 들어 한재희를 노려볼뿐이었다. 이것이 첫방을 그럴싸하게 마친 '차칸남자'의 마무리였다. 그런데 뭔가 어설퍼.. ;;



송중기 '나쁜남자'로의 변신, 무리한 설정과 폭풍전개.. 그들의 과거가 궁금하다.

자, 첫방의 간단한 총평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드라마는 그럴싸하게 포장된 기획의도를 안 보더라도, 한 여자를 그것도 연상을 사랑한 남자의 어그러지 욕망 앞에 좌절되는 복수를 그린 정통 멜로극이다. 사랑했던 그 여자가 자신을 버리고 돈과 명예로 포장된 남자의 아내가 되었고, 그 여자의 사랑을 되찾기도 전에 불현듯 찾아든 그 여자의 젊은 딸.. 같은 또래에서 느끼는 사랑의 파고 앞에서 이 남자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한재희냐 서은기냐.. 그러면서 두 여자의 묘한 질투같은 사랑 이야기가 펼쳐지며 강마루를 혼란스럽게 할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다소 파격적인 러브씬들도 있을 것 같은데.. 그때 시청률은 급상승.. 박시연이나 문채원의 투혼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어쨌든 '소년'같은 샤방한 이미지에서 단박 '나쁜남자' 스타일로 변모한 송중기의 연기 변신은 그닥 성공지 못한 편이다. 1회만 놓고 봤을 땐, 잔뜩 시크한 척 무게를 잡은 모습 또한 웬지 소년이 성인 흉내는 것 같고, 이 남자가 그렇게 살인죄까지 뒤집어 쓸 정도로 납득이 갈만한 개연성도 부족. 물론 아역시절의 얘기가 나오면 그 지독한 사랑의 근원이 나올지도 모르겠지만, 1회에서 보여준 폭풍전개는 이경희 작가 특유의 '우린 이런 드라마야' 같은 고자세의 허세 작렬과 다소 오글거리는 세 남녀주인공의 연기톤으로 일관된 모습들로 어느 것 하나 찰진 맛이 나질 않았다. 물론 1회만 놓고선 가타부타 혹평하기가 그런 측면이 없지 않아 있긴 해도, 적어도 호평이 난무하는 그런 드라마는 아닌 듯. 회를 거듭할수록 더 나아지고 이해되고 이해가는 설정들이 나오길 바라면서.. 올 하반기 레알 '나쁜남자'로 변모중인 송중기가 제목처럼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칸남자'가 될지 주목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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