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여러 평을 보더라로, 우리들의 일밤을 책임진다는 '나가수2'는 1에 비해서 오락적 예능감을 줄였다. 박명수의 간혹 무리한 드립과 매끄럽지 못한 진행으로 나름 뭇매를 맞는 등, 오히려 이런 오락적 요소를 거둬내고 있는 2로 변모하고 있다. 노홍철도 그 특유의 자질이 시끄럽긴 해도, 메인MC 이은미의 차분하면서도 나름 정갈한 진행이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 그러면서 라이브로 전달되는 노래의 감동코드를 한껏 살렸다. 그렇다고 그 감동이 배가 되는 느낌은 아니다. 특히나 5월 최고의 가수를 뽑는 어제(27일) 무대경연은 더욱 그러했다. 마치 평안하기만 한 '열린음악회'를 시청하듯 그냥 잔잔할 뿐이다. 그러면서 지난 주 고별전의 탈락자와 함께 1등도 나가야 할 판이었다.
박완규 1등, 지쳤으니 이젠 쉬고 재충전하라! '나가수2' 시청률 왜 안 나오나?
12월 슈퍼 디셈버에 나갈 자격과 그 자리를 통해서 '가왕'에 도전하며 연말을 장식한다는 건 분명 가수들에게 끌리는 요소다. 그럼에도 '나가수2'의 이런 컨셉적(?) 위용은 별로 빛을 발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사실 지금 시청률도 보면 10%를 넘기는 건 고사하고, 생방송 라이브 경연의 묘미는 시간이 갈수록 탄력을 받지 못하며, 시들해져가는 느낌이 든다. 나만 그런가?! 노래 자체의 선곡이 좀 암울하고 가라앉아서 그런지 몰라도, 어제 방영된 5월 최고 가수전 만큼은 더욱 그러했다. 노래들이 다들 그루미해.. ㅎ
그 와중에 유독 '박완규' 만이 본 경연에서 진심으로 무대를 벗어나 쉬고 싶어하는 듯 했다. 기존에 광탈과 재도전, 새롭게 들어온 가수들은 본 라이브 경연을 더 즐기며 오래가고(?) 싶어하는 등, 다른 한 명의 가수와는 확연히 다른 대조를 이루었다. 뭐.. 그도 그럴 것이 시즌1부터 그만의 색깔과 음악적 견지로 인해 박완규는 이런저런 화제거리로 주목을 받아온 가수였다. 그리고 이번 시즌2에서도 연이어 출연하며 존재감을 확실히 했던 그였다. 그런데 이제는 뭐랄까.. 스스로도 그렇고 어떤 한계점에 도달한 듯 싶다. 아니 한계점 보다는 정말로 지쳐보이는 박완규. 매번 노래에 혼을 담아 부르니 그럴만도 하겠지.. (이번 노래는 개념 선곡으로 더욱 화제)
그러니 유독 '박완규' 만이 진심 레알로 이 무대를 벗어나 쉬고 싶어 하는 마음이 보였다는 점이다. 실제로도 경연 후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는 인터뷰를 할 정도로 1등에 대한 강한 소망을 내비쳤다. 그리고 1등을 차지한 박완규는 "아픈 노래를 잘 들어주셔서 감사하고 내가 한 번도 울컥하지 않았다. 주변 스태프들에게 고맙다. 곡을 바꿀 때마다 나의 괴팍한 성격을 받아줬다.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내비쳤다는 전언처럼, 그동안 '나가수' 길이 나름 고통의 시간이었음을 인정하고 갈무리했다. 그래.. 여러 말이 필요없이 이젠 쉴 때도 됐다. 아니 재충전의 기회로 삼고 12월 디셈버 가왕전에서 다시 본 모습을 보여주면 될 터. 그가 없어도 '나가수2' 경연은 계속된다는 거.
그런데 어째 연말 디셈버로 '나가수'가 아예 끝날지도 모를 것 같은 이 묘한 기분은 무얼까.. ㅎ
그리고 '나가수'와는 다른 드라마 이야기다. (따로 두 개를 쓰기가 벅차고 시간도 없고 해서리.. 이렇게 모아서ㅎ) 사실 개인적으로 이런 드라마가 나오는지도 몰랐다. '신들의 만찬'을 아예 보질 않아서 이어진 후속작도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주말에 공교롭게도 두 개의 주말극이 같이 론칭되면서 나름의 화제를 만들었다. 하나는 옆동네 SBS에서 나온 작품으로, 12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장동건과 로코퀸 김하늘 주연의 '신사의 품격'이 그것이고, 또 하나는 바로 '닥터 진'이다. 여기선 '신품' 대신에 '닥터 진' 얘기다. (신품도 할 이야기가 있지만서도ㅎ)
어쨌든 오래만에 기대되는 주말 드라마다. 기실 '무신'을 나름 닥본해온 입장에서 이런 연장선으로 주말 편안한 밤시간대에 본 드라마가 나오니 반갑다. 개인적으로 역사물을 좋아하지만서도.. 작금의 '타입슬립'을 소재로 하며 현대와 조선을 오가는 이런 이야기들이 재미지게 나오는 대세긴 하다. 이미 인기를 끌며 종방했던 '옥탑방 왕세자'가 그러하듯, '닥터 진'도 딱 그 케이스다. 여기에 10년간 연재되고 있는 일본의 만화가 무라카미 모토카의 동명 만화가 원작으로, 2009년 일본 TBS에서 드라마로 제작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원작의 아우라를 등에 업고 한국판 '닥터 진'을 보여준다는 거. 잘 될까나..
그래서 이미 2회까지 나온 마당에 이야기를 정리하긴 보다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맡은 두 배우의 간단한 소회감이다. 먼저, 주인공 '송승헌'.. 왜 하필 그여만 했을까? 한류의 중심에서 이젠 벗어난 듯 보이지만 송승헌의 한류 티켓 파워는 아직도 대단한건지.. 그를 소위 써먹어서 일본에 본 드라마를 역수출하자는 것인지 몰라도.. 아쉬운 대목이다. 연기력으로 승부수가 아닌 그 이름값으로 편승한 느낌이 짙다. 개인적인 생각엔 이런 역이라면 차라리 '지진희'가 더 낫지 싶다. 송승복의 연기는 그렇게 잘하지도 그렇다고 못 하는 건 아니어도, 몰입도가 좋은 편은 아니다. 발음도 약간 새는 느낌이고.. 여튼 연기파 배우는 아니다.
그럼에도 타임슬립답게 현대에서 조선으로 넘어간 최고의 외과의사 진혁이 어떻게 좌충우돌하며 난관을 헤쳐나갈지 그 연인 박민영(홍영래, 유미나)과는 어떻게 조우하며 나아갈지가 관건이다. (민영 처자는 아직도 이쁘구나야..)
'닥터 진' 송승헌 보다 더 끌리는 존재감 '이범수'.. 주말 밤이 재밌어진다.
여기에 두말하면 잔소리요, 나름의 미친 존재감으로 극을 한층 돋보이게 만드는 초한지의 '유방' 아니, 여기선 흥선대원군 '이하응' 역을 맡은 '이범수'가 버티고 있다. 이하응이라.. 나름 만감이 교차하는 구한말의 세도가자 풍운아.. 안동김씨와 풍양조씨의 권세와 세도 아래에서 다리 사이를 기며 살고자 바둥쳤던 쇄국정책으로 각인된 이 드라마틱한 인물이 이범수로 인해서 재탄생됐다. 이것 만으로도 '닥터 진'의 볼거리는 충분해진다. 송승헌의 그런 허울만 좋은 한류적 이미지가 아닌, 진짜 극에 녹아든 역사적 인물 '이하응'의 모습을 볼 수 있다니, 본 드라마의 색다른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이미 1회와 2회를 통해서 그런 이하응은 제대로 포문을 열며 역시 '이범수' 임을 보여주었다.
한량끼가 가득한 황구스런 이하응의 모습이 마치 '초한지'에서 유방의 호탕한 웃음과 비스무리해 보이긴해도, 어차피 역사적 인물의 이런 재해석은 재밌는 요소로 다가온다. 여기에 갈팡질팡하며 좌충우돌할 현대에서 온 진혁과 의기투합해 나가는 요소는 '닥터 진'이 버디무비식처럼 전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마디로 시놉시스처럼 '판타지 메디컬 드라마'를 표방하며, 전문적인 의학적 요소와 시공간을 초월하는 타입슬립의 소재와 사랑 그리고 여기에 재미진 역사적 인물 이하응의 존재만으로도 한국판 '닥터 진'은 충분히 볼만하다. 그럼에도 일본 만화와 드라마 원작 팬들에게 있어 아직은 기대에 못미친 느낌이 짙다. 개인적으로 그런 건 안 챙겨봐서 모르겠지만.. 강호에겐 '이범수'의 존재감이야말로 본 드라마를 닥본하게 만드는 요소다.
어찌보면 송승헌이 묻어가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아무튼 주말엔 '무신' 보고 '닥터 진'으로 바로 달리면 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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