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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남 최종회, 복수의 끝 용서와 사랑찾기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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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극에서 정통멜로 복수로 쉼없이 달려온 '적도의 남자'가 정점을 찍으며 드디어 마무리됐다. 나름 올곧았던 그 스타일이 막판에 방송사고로 짤려 먹는 등, 소위 삐긋하며 팬들에게 실망과 아쉬움을 남겼지만.. 어쨌든 '적도남'은 그런 편집의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기본에 충실하게 복수극이 표방할 수 있는 그림들을 담아내며 마지막까지 주목을 끌었다. 물론 헐겁기도 싱겁기도 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서도, 이게 다 시간에 쫓기는 제작현장 속 편집의 아쉬움이랄까.. 여하튼 본 드라마의 팬으로써 마지막 20회의 내용도 간단히 정리해 본다. ~

먼저 19회 마무리도 아닌데 마무리로 나온 그림의 연결이다. 진회장 앞에서 악다구니를 쏟아내며 장일이는 선우한테 찾아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이제 좋냐.. 이제 속이 후련해.. " "넌 언제냐 니 생각만 하냐.. 15년 전 당했을 내 입장을 생각해봐"... "그래.. 너, 니 아버지 닮았더라 친아버지.. 너도 그 사람도 다 악마야" 이렇게 장일이는 악담을 쏟아내며 물러났다. 선우는 복수를 끝냈다며 지원 앞에서 한풀이를 한다. 후련하다며.. 진회장도 망하고 장일이 아버지도 죽고 장일이는 검사에서 짤리고 수미 그림도 망치고 원하는 만큼 다 됐다며 말하지만.. 정말 후련할까? 기분이 날아갈 듯 좋지 않다는 그 말처럼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쳐버린 김선우.. 얻은 건 무엇이고 잃은 건 무엇일까 싶다.


(1회의 첫 장면은 19회의 마지막 장면이 될 그림이었다. 방송사고로 20회에..)

진회장은 어떻게든 리조트 건을 환수하기 위해서 장일이의 능력을 끌어들여 회유하는데.. 아버지 용배의 49재가 끝난 시점에서 장일이는 마음을 다시 잡고, 선우에게 회한의 편지글을 남긴다. 모든 것을 끝내겠다며 이제서야 친구에게 미안하다며 나를 용서하지 말라며.. 유서 비슷한 느낌으로 선우에게 전달돼 '적도남'은 바로 그 1회 처음으로 연결된다. 사실 19회에서 방송사고만 아니였다면 그 총을 겨눈 장면이 마지막으로 나오면서 끝났을텐데.. 어쨌든 태국 어느 곳으로 향하는 두 남자가 그려진다. 장일이는 총을 사고, 선우는 차를 급하게 몰며 그 지점에서 셋은 만나게 된다.

그전에 장일이는 모든 걸 결심한 듯.. "안녕히 가십시오. 진노식 회장님.." 이때 "장일아.." 하면서 뛰어든 선우.. "잘 왔어 김선우.. 좋은 구경 하고 가라" "장일아, 이젠 그만하자" "김선우가 회장님 아들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참 안되셨습니다." 이때 총을 막아선 선우에게 총을 다시 겨누는 장일이.. 하지만 떨리는 그 손은 자신의 머리를 겨누고 자살할려는 장일이었다. 쏠려는 찰나 선우가 보디체크를 하면서 빗나가고 말았다. (장일이 너 정말 죽을 뻔 했데이..)  그 빗나간 총알은 진회장 팔을 맞췄고, 그를 업고서 무작정 길을 걷는 선우.. 그렇게 아비와 아들은 모처럼 따스한(?) 스킨쉽으로.. "선우야 니 내 새끼 맞제.." "아닙니다. 전 회장님 아들이 아닙니다" 그냥 말없이 우는 진노식 회장.. 아들을 아들이라 부르지 못하는 아비의 심정이라니.. ㅎ

이렇게 해서 모든 게 끝난 듯 같지만.. 장일이의 복수는 가라앉지 않았고, 미친 사람마냥 멍만 때리는 그런 친구를 보며 내심 괴로워하는 선우의 상황이 그려졌다. 선우는 복수의 정점에서 모든 걸 해결한듯 보이지만.. 그래도 막역지우 장일이가 이렇게 막판에 무너짐은 내심 괴로웠을 것이다. 정신이 오락가락해 정신병원에 입원 크리.. 이게 다 인과응보란 말인가. 친구를 향한 복수는 결국 부메랑이 돼 소중한 친구의 추억을 집어삼키고 만 것인지, 되돌릴 수 없는 두 친구의 드라마틱한 운명이 아닐 수 없다. 이젠 용서와 화해를 하며 그렇게 서로가 의지하며 살아가야 할까.. 과거지사를 잊고 새출발을 할려는 장일이를 애틋하게 보듬는 선우였다. 그렇게 계속된 멘붕으로 몰아세울 땐 언제고.. ㅎ



그 바닷가 사고현장을 다시 찾아가 장일이는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반추한다. "선우야 미안하다. 그날 이후로 단 한번도 맘편히 웃고 잠을 자 본적도 없어." "알아, 이젠 그 짐을 내려놔라" 어린 선우의 모습을 떠올리며 "선우야 나 용서해줄 수 있겠니" "난 벌써 용서했다" 그렇게 학창시절 두 친구를 환생시킨 교차신으로 두 친구의 오래된 앙금은 그렇게 풀어지고 말았다. 서로가 응시하며 애틋한 미소를 띄우며 모든 게 해결되나 싶었는데.. 장일이의 표정이 왔다갔다 하는 게 웬지 불안한 스멜이 올라오고.. 결국 장일이는 과거 자신이 선우를 떠밀어 바다로 빠뜨린 장면을 상기하더니 이제서야 선우를 구할려고 했는지.. 이른바 죄책감에 미쳐서 환영을 보고 바다에 뛰어들고 만다. 앞서가던 선우는 뒤따라 오지 않은 장일이를 부르며 바다 속으로 뛰어들어 친구 장일이를 구할려고 하는데.. 과연 장일이는 살았을까?

한편, 지나온 회를 통해서도 나왔지만 그동안 충격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 요인 등으로 선우의 눈은 점점 멀어져만 갔다. 그래도 그 옆에 헤밍씨 한지원이 있어 그는 불행하지 않다. 하지만 이젠 그녀를 놓아주려는 선우였다. 예전의 실명 때와는 다르게 붙잡지 않으려는 마음을 애써 감추지 않았다. 그것은 생부 진노식을 향한 마음과도 같았다. 짙은 선글을 끼고 잡혀 들어간 진회장 면회를 가서 그의 손마디를 잡으며, 진노식 앞에서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고 말았다. 이에 진회장도 울컥했는지 와락 끌어 안으며 아비의 온정을 전했다. 그러나 진회장이 생부란 걸 지원에게 밝히면서 조금은 난감해진 선우.. 지원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선우를 떠날 수도 진노식을 용서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어찌보면 지원 처자는 참 이중적이라는.. ㅎ



그런데 선우는 적도로 다시 떠났다. 잊지 못할 그녀를 남겨둔 채.. 그리고 지원도 적도의 남자를 잊을 수가 없어 무작정 그 오지로 찾아갔다. 그는 어디쯤에 있는 것일까? 진즉에 잡을 건데.. 이렇게 엇갈리는 생고생이라니.. 하지만 그들은 다시 만났다. 그 적도에서.. "어서와" "기다린 건 아니지" "안 기다렸어" "그럼, 나 다시 갈까" "그래.. 갈 수 있겠어" "아니.." "그럼, 가지마" "이젠 영원히 내 앞에 있어. 사랑해" 결국 지원을 격하게 끌어안고 키스하는 선우.. 이렇게 둘은 이제서야 완전체 사랑을 이루는 것일까.. 참으로 긴 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완성은 적도의 한복판에서 이루어졌으니.. '적도남'은 역시 정통 멜로극임이 자명해졌다. 극 중심을 흐르던 복수는 대표주자로써 허울일 뿐, 그 과정 속 완성은 역시 용서와 사랑의 화해극으로 갈무리됐다. 어찌보면 선우가 실명 했을 때 만났던 헤밍씨와의 인연은 극을 관통하는 사랑의 시작점이자 끝이 아니였을까 싶다.

'적도남' 최종회, 복수의 끝은 결국 용서와 화해 그리고 사랑찾기.. 잘 봤다. 

그나저나 바다 속으로 뛰어든 장일이는 어떻게 됐을까? 분명 선우가 끄집어 낼려고 뛰어 들었고, 이어 지원과의 대사 속에서 장일이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하는 거 보면.. 죽은 건지 아니면 혼수상태에서 어디 누워 있는 것인지.. 장일에 대해서만 열린 결말을 두었다. 그는 정말 죽었을까? 참 묘한 구석이 아닐 수 없다. 이장일의 결말이야말로 마지막회가 건진 나름의 수확(?)이 아니였을까..

어쨌든 이렇게 해서 '적도의 남자'는 끝났다. 마지막회를 앞두고 19회에서 방송사고가 있었지만.. 그런 걸 속아내듯 20회 최종회에서 나름의 마무리를 지었다. 주인공 선우는 복수도 했고 사랑도 찾고 대신 친구를 잃었는지.. 어쨌든 승자다. 대신 선우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은 하나둘 죄값을 치르며 물러났다. 과연 이것이 복수의 끝에 찾아든 인과응보인지 몰라도, 용서와 화해의 수순을 밟으며 사랑까지 완성하는 단계로써 '적도남'은 그렇게 갈무리됐다. 드라마의 기획의도와 걸맞게 말이다. 그런데 초중반 이후로도 계속 몰입감 좋게 그려낸 그런 그림들이 끝에 가서는 다소 시간에 쫓겨 헐거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특히 막판에 화해하는 과정이 홈드라마식(?)으로 전개된 아쉬움이 있어 심리 묘사등의 세밀함은 떨어져 보인다. 그래도 이 정도면 정통멜로 복수극으로써 기본 이상은 해주었다. 탄탄한 이야기 속 짜임새 있는 각본과 속도감 있는 전개가 돋보이는 연출력, 깊이 있는 영화 같은 영상미를 매회 선사하며, 여기에 연기자들 또한 호연으로 극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냈다. 본 드라마의 팬 입장에서 정말 잘 봤고, 특히 '엄태웅'의 실명의 동공연기는 잊을 수가 없겠다. 이와 함께 멘붕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이장일' 역에 이준혁의 허여멀건한 갖가지 표정들도 잊을 수가 없다. '멘붕의 남자' 이준혁.. 그리고 개인적으로 수토커 최수미 역에 '임정은' 처자도 각인됐다. 뭘로?! ㅎ

아무튼 수목에 '적도남' 재밌게 잘 봤다. 이런 여세를 몰아 차기작 '각시탈'도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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