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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 '홍아름' 재등장과 '박해수'의 미친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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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이 먼 남자의 우국충정 앞에 묘령의 처자가 나타나 그를 다시 흔들고 있다. 고려 무신정권의 끝판왕 '김준'에게 닥친 또 하나의 사랑 이야기가 '무신' 속에서 펼쳐지니.. 바로 '월아' 역을 맡았던 '홍아름'의 재등장이다. (예상된 환생이긴 해도 개인적으로 참 반갑다) 최충헌 사후 절대권력자로 올라선 최우의 서자 출신이자 난봉꾼 만씨 형제에게 겁탈 당해 자결로 세상을 하직 후.. 또 고려가 몽고군 칩입으로 누란지세에 빠지고 있는 이때, 그녀의 등장은 새로운 전환점으로 다가온다. 거친 역사 속 이야기에 김준의 피앙새를 다시 등장시키며, 아씨 마님 최송이와의 삼각구도 러브라인은 탄력(?)을 받게 생겼다. 그래서 나름 기대가 되는 가운데.. 무엇이?!

그전에 한동안 '무신'은 1차 여몽전쟁사로 달려왔다. 최후방어선 귀주성의 김경손과 자주성의 최춘명 장군 등이 목숨을 바치는 결사항전으로 고려 무인의 자존심을 지켜며 눈길을 끌었던 지난 몇 회였다. 하지만 살리아티 대원수 이하 탕꾸와 푸타우 등이 이끄는 기마부대 몽고군 침입은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와 고려 황궁까지 접수하는 등 한마디로 풍전등화.. 급기야 여러 신료들의 불협화음에도 역사의 기록대로, 고종19년 1232년 강화도로 천도를 강행하게 되고 수많은 고려 백성들은 고난의 피난길에 올랐다. 이런 천도에 대해선 몽고와의 전면전을 대비하기 위함이라지만, 고려 300년 개경 도읍지를 버린 천도의 내막과 명분에 대해서는 역사학자 사이에서도 분분한 것도 사실. 어쨌든 '무신' 속에서는 무사지만 어려울 때마다 책사스럽게 언질을 주는 '김준'의 제안으로 진행되며, 그렇게 '무신' 속 고려는 강화 천도로 다시 2차 여몽전쟁을 준비하게 됐다.



그러면서 강화도의 코앞인 김포에 진을 친 몽고군의 침입과 부인사에 있던 고려 불심의 집합체자 전신인 대장경을 불태우려는 또다른 첩보가 들어오고, 이에 김준과 최양백 일행들은 그것을 저지코자 대구로 급파돼 내려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위급함을 막고자 군민들이 들고 일어서는데.. 이때 '대구 양귀비'라 불리는 '안심'이라는 아리따운 처자가 남장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란다. 바로 죽은 월아(홍아름)가 환생하듯 닮은 그녀의 모습에 김준은 어안이 벙벙.. (니가 정녕 월아란 말인가..ㅎ)

이렇게 사랑은 다시 시작되는 것일까.. 아씨 마님 송이와도 삼각구도가 또 그려질지 모를 일이다. 아무튼 월아 아니, 안심 역에 '홍아름'의 재등장은 꽤나 반갑다. 어느 정도 예상한 수순이긴 해도, 과거 '신돈'에서 노국공주 역을 맡았던 '서지혜' 설정 같은 느낌이다. 그때 공민왕 역에 지금 최우 역에 정보석이 맡았는데.. 노국공주 죽음에 멘붕에 빠졌던 공민왕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ㅎ 어쨌든 과연 둘 사이가 어떻게 그려지고 또 진척이 될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28회 말미에서 꽤 통쾌하면서도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는 장면이 있었다.(아래 그림) 역사 속 기록처럼 몽고 대원수 살리타이가 승군의 중심 '김윤후'(박해수) 손에 죽었다는 점이다. 2차 여몽전쟁의 서막을 열었던 1232년 12월에 벌어진 일로 대단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살리타이는 강화로 천도한 고려군을 공격할 수 없음에 답답함을 표하고, 처인성에 당도하자 몇몇 장수들과 밤 중에 달구경 마실을 나간다.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를 김윤후가 놓치지 않았다. 그는 "이런 횡재가 있나"면서 본군이 오기 전 신속하게 살리타이를 덮쳤고, 압도적인 승병들의 실력에 살리타이를 지켰던 몽고군은 모두 사망하기에 이른다.



고려 승군의 자랑 '김윤후', 몽고군 대원수 '살리타이'를 죽여 전공을 세웠다.

이에 홀로 살아남은 살리타이는 김윤후에게 "살려다오. 무엇이든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목숨을 구걸했지만, 김윤후는"네가 죽인 고려의 장졸들과 백성들이 얼마인 줄 아느냐. 그 많은 혼령들이 너의 피를 원한다. 대 고려국의 이름으로 널 처단한다 살리타이"라고 말하며 그의 목숨을 단칼에 걷었다. 그렇게 고려를 수 차례나 쳐들어 왔던 대원수 살리타이는 승려 김윤후에게 뜻하지 않게 (?)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몽고 장수 살리타이를 죽인 김윤후의 혁혁한 전공으로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 공으로 상장군의 벼슬이 내려졌지만, 이를 사양하고 몽고 군이 다시 침입하자 70여 일 동안 싸워서 물리친 승군의 자랑스런 인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이게 바로 대동단결하는 불심이 아니겠는가.. ㅎ

하지만 이런 살리타이의 죽음은 역사적으로 3차 여몽전쟁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강화 천도 후 1233년과 이듬해 몽고는 동진과 금나라를 연이어 멸망시킨 뒤 3차 침입을 하는데, 이때 살리타이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며 1235년에 침입한 몽고군은 다시금 고려 국토를 침탈한다. 바로 여몽전쟁이 한복판으로 뛰어드니, 지금 '무신' 속 이야기가 그러하다. 중반을 지나면서 대몽항쟁사의 중심 속으로 겉잡을 수 없는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계속된 여몽전쟁의 파고 속 세 여인네의 사랑과 기싸움.. '김준' 보고 있나?

물론 그런 과정 속에서 고려 무인의 자랑 '김경손' '최춘명', 승군으로 혁혁한 공을 세운 승려 '김윤후'와는 다르게 주인공 '김준'의 활약상은 그렇게 임팩트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여전히 주군 최우를 모시며 책사스럽게만 외치고 전장에서 잘 버티고 있을 뿐이다. 그점이 다소 아쉽긴 해도 아직도 갈 길은 멀다. 그러면서 살아돌아온 월아의 환생 '안심' 낭자를 만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는데.. 과거 이루지 못한 사랑을 완성할지.. 고려가 지금 풍전등화에 누란지세의 위기 속에서도 이들의 러브라인이 재점화될지 주목된다. 

여기에 새롭게 들어온 여인네가 있어 눈에 띈다. 바로 대집성(노영국)의 딸이자 미망인으로 환갑이 다 된 최우에게 재혼한 대씨 부인(김유미)의 존재감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지난 회부터 단아한 대씨 부인의 카리스마 넘치는 언행은 여몽전쟁 패배와 강화도 천도를 앞두고 심적 갈등을 빚고 있는 최우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단박에 주목을 끌었다. 한때 사극퀸이었던 '김유미'의 오랜만에 복귀라 더욱 주목된다. 실제 대씨 부인은 최우의 둘째 부인으로 여몽전쟁을 지휘하는 최우의 속 깊은 반려자이자 든든한 동지였다.

그러나 최우가 죽은 뒤 정권을 잡은 서자 '최항'(백도빈)의 음모에 의해 1251년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오승적'과 함께 피살된다. 이때 '귀주성의 영웅'으로 백성의 추앙을 받던 '김경손' 역시 이들과 가까운 사이라는 이유로 살해되고 마는데.. 이것이 향후 '무신'의 주요 이야기다. 나름의 파국인 셈이다. 최항이 정권을 잡는 순간.. 이어서 그의 아들 최의 그리고 김준이 무신정권을 종결짓는 수순이다.

아무튼 그러한데.. 당장 계모 대씨부인은 비슷찬 나이 또래의 딸년 송이와의 팽팽한 신경전에 돌입했다. 서로가 눈엣가시처럼 여기며 특히 송이는 아비 최우를 지켜려 드는데.. 앞으로 둘의 대립도 볼만해졌다. 그럼에도 송이에겐 월아의 환생녀 '안심'의 등장이 문제가 됐다. 얼마 전 김준에게 "마음속에 불을 꺼보려고 노력하고, 십 년 세월 이를 악물어도 안 된다"며 애틋한 감정을 버리지 못한 상황에서 이들 관계에 어떻게 끼어들지.. 그 거친 역사 속에서도 사랑의 이야기는 다시 전개되고 있다. 이것이 '무신' 속 또다른 재미로 다가올지 계속 지켜보자. 역사 속 여인네들의 사랑싸움만큼 볼만한 것도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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