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제목부터 요상하게 눈길을 끄는 영화가 개봉해 눈길을 끌고 있다. -(29일 개봉이니 시사회로 먼저 접했다)- 시체라.. 시체, 좋다. 액션 범죄물이나 어디 전쟁영화에서 쌓이고 또 쌓이는 그런 흔한 시체일까.. 그런데 여기서 시체는 온리 하나다. 그렇다. 그 시체 하나 가지고 온통 난리부루스를 치는 게 본 영화의 컨셉이다. 제목도 약간 병맛스러운 게, 죽은 송장이 돌아왔다니.. 이거부터가 벌써 판타지하게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디 추리소설에서 나올법한 범죄 행각일지 몰라도, 시체를 빼돌리고 바꿔치기 하며 튀겨먹고 골려쳐먹는 아니 그건 아니고.. 아무튼 시체를 두고 지들끼리 온통 난장판을 벌이는 납치 범죄사기극이 바로 '시체가 돌아왔다'다. 도대체 이 문단에서만 시체가 몇 번이나 언급이 된 건지.. ㅋ
그러다 보니, 영화가 꽤 산만하고 부산하기 이를 데 없다. 이걸 웃자고 한 건지, TV판 '다세포 소녀'를 연출한 '우선호' 감독의 스타일인지 연출 의도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정말 B급 정서의 컬트무비를 표방한 거라면 모를까.. 그건 아닌 것 같고 분명 '범죄드라마' 장르답게 정극인 것 같은데, 시체를 두고 벌이는 이들의 범죄사기극이 무언가 모냥도 빠지고 일부러 그런 연출을 한 것인지 몰라도 한마디로 정신 사납다. 그런 중심에는 바로 '류승범'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 나름의 4차원 세계와 양야치스러운 캐릭터의 대명사로 한때 충무로를 주름잡았던 배우 류승범.. 그가 본 영화에서 완전 상또라이 기질의 똘끼충만한 캐릭터로 분전하며 영화 '시돌'을 블랙 코미디하게 만들어 버렸다. 그래서 처음엔 재밌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알아서 적당히 하면 좋으련만 의도된 그런 똘끼가 계속 나오니 나중에 짜증(?)이 나더라는.. 정말 나만의 생각일까?!
바로 그런 그의 원맨쇼로 내달린 범죄사기극 '시체가 돌아왔다'..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매사 이성적이고 치밀한 연구원 ‘현철’(이범수)과 매번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동화’(김옥빈) 공통점 없는 이들은 오로지 시체를 훔쳐 각자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하지만 모든 게 완벽해 보였던 그들의 계획은 예상치 못한 인물 ‘진오’(류승범)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게 되고, 목적은 다르지만, 원하는 단 하나! 시체를 훔치기 위해 셋은 한 팀이 되어 본격적인 작전에 나선다. 하지만 그와 함께 또 다른 목적으로 시체, 그리고 이들을 쫓는 일행들의 추격이 시작되는데…!
치밀한 브레인의 능력자 ‘현철’, 뼛속까지 다크한 행동파 ‘동화’, 그리고 천부적 사기본능의 ‘진오’..
이제 그들의 세상에 없던 대담한 플레이가 시작된다!
(저 가운데 놓인 류승범의 억울하면서도 갈구하는 표정을 보시라..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연기다. ㅎ)
본 영화는 보시다시피 여기 세 명의 주인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의 범죄행각을 중심으로 그려낸다. 바로 '시체'를 가지고 인생 한 방을 노렸던 그들에게 벌어진 이른바 '난장판'으로 달린다. (영화 속 이름 대신 실명을 쓰겠다) 이범수가 '유방'으로 나오며 인기리에 종영된 '샐러리맨 초한지' 드라마를 보듯이, 대기업에서 쫓겨날 처지에 있는 하청업체를 살리고자 투쟁했던 그 현장처럼 영화는 그렇게 포문을 연다. 영화도 그런 사정처럼 보이는 게, 회사의 회장이 무엇을 착복했는지 빼돌렸는지 그를 몰아낼려는 사람들의 투쟁이 그려지고, 회장은 휄체어크리로 빠져나가면서 범수는 분통해마지 않는다. 선배(정인기)와 함께 앞날을 걱정하며 밤에 헤어진다. 그런데 선배가 앞서서 달려오는 차에 순식간에 강하게 치이며 중상을 입는다. 이런 교통사고는 이젠 좀.. 순간 깜놀.. ;;
이 소식에 달려온 선배의 딸내미 옥빈 처자가 가세하며 이건 뺑소니가 아닌 의도된 상해치사.. 그 회사를 상대로 사고배상 등 돈을 받아낼려고 하면서 범수 아찌랑 의기투합한다. 그런데 돌연 그 회장이 죽은기라.. 그래서 이들은 그 회장의 시체를 빼돌려 협박조로 거래를 해 돈을 받겠다는 심산.. 이때부터 영화는 시체를 가지고 난리부루스를 친다. 어떻게든 시체 안치실에서 해당 시체를 빼내기 위해서 범수와 옥빈은 계획을 짜고 잠입, 그 안에서 시체를 지키고 있던 오정세와 그곳에 돈 받아내겠다며 찾아온 사채업자까지 끼는 통에 힘들었지만.. 어쨌든 회장의 시체를 빼돌렸다. 그런데 그 죽은 시체가 아닌 살아있는 사람 류승범이 튀어나오는기라.. "오 지저스 크리스마스!!" 순간 깜놀하는 두 사람과 술에 떡이 돼 갈피를 못잡는 류승범.. 그는 왜 시체놀이를 자처해 그 안치실에 있었을까? 범수와 옥빈은 어쩌다 잘못 빼온 것일까?
아무튼 일은 벌어졌으니 어떻게라도 류승범을 회장 시체라 속이고, 저쪽 회장네 일당들에게 거액의 돈을 요구하며 거래는 시작된다. 하지만 쉽게 될리가 없다. 회장측 일당들을 감시하는 무언가 수상쩍은 국정원까지 가세하며 삼파전 양상으로 흐르고, 거래의 현장에서 시체를 자처한 류승범이 갑자기 뛰쳐나와 한강에 투신하며 도망가는 통에 수포로 돌아가고, 어떻게든 시체를 찾아서 다시 거래를 해야 하기에 범수와 옥빈은 일이 꼬여만 간다.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덜떨어진 사채업자에게 쫓기던 류승범이 무슨 일인지 다시 찾아와 3인조로 결성해 멋지게 한 판 하자며 제안한다. 이에 범수와 옥빈은 마지못해 받아들이고, 종국엔 어느 공동묘지에서 운명을(?) 건 끝판승부 시체거래 사기극을 치는데.. 과연 그들은 성공했을까? 아니면 실패했을까? 대충 감은 올지다. ㅎ
('시체가 돌아왔다' 세 주인공 이범수와 김옥빈 그리고 류승범.. 이들의 캐릭터적 요소는 볼만..)
미친 존재감의 똘기충만한 '류승범'의 원맨쇼가 볼만, 그외는 아쉬운 범죄사기극..
이렇게 영화는 내용에서도 보시다시피 '시체'를 두고 벌이는 본격 버라이어티 난리부루스의 난장판 같은 영화다. 그러면서 이들의 이야기는 '사기'극을 표방한다. 즉 서로의 목적이 다른 이들이 동상이몽으로 의기투합해 시체를 가지고 벌이는 범죄물로 치환된다. 대신에 액션 보다는 주로 접선의 거래와 쫓고 쫓기는 양상으로 흐르며 좌충우돌하는 타입으로 전개된다. 그러다 보니 좀 산만하다. 이야기적으로 치밀하거나 내밀하지 못하고 어딘가 엉성해 보인다. 범수와 옥빈의 그룹, 류승범 독단과 합류했을 때 그룹, 류승범의 친구 오정세의 쩌리, 저쪽 회장네 정만식 일행들, 그리고 모냥빠진 국정원 그룹과 덜떨어진 사채업자 고창석까지.. 이들 군상들이 맞물리면서 벌어지는 그림과 전개들이 어째 난장판을 보듯이 서로가 흡수되지 못하고 흩어져 보인다. 한마디로 한 그릇에 담지 못하고 여러 그릇에 담아내 손만 더 가게 만든 셈이다.
그런데 그 손은 주로 류승범에게 갔다고 봐야할까.. 정말 미친 척을 한 건지, 상또라이답게 예수 나발을 불고 우주 평화를 지키고자 한 건지, 이소룡 복장으로 변신한 '류승범'이 보여준 연기는 정상이 아니다. 그래서 류승범이기에 더 잘 어울리기도 했다. 바로 그런 똘기충만되게 그가 영화 속에서 내달리는 사기극의 현장은 나름 쏠쏠하게 웃음과 재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다시피, '지나침은 오히려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과유불급이었으니.. 이게 중반 이후에는 웃음도 나오질 않는다. 그냥 류승범의 자연스런 오버 연기의 애드립을 보듯이 무언가 작위적인 냄새가 짙어 보인다. 그러니 그만이 튀어 보이고, 나머지 두 주인공 범수와 옥빈은 나름 심각하게 일을 꾸리며 나가니 상충돼 보이는 등, 류승범의 존재는 독보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샐초'에서 '유방' 역의 범수를 생각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나름 진중하게 나왔다는.. ;;
아무튼 본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에서는 그 내용과 어떤 결과를 가지고 평하기 전에 '류승범'을 빼놓고 선 얘기가 안 될 듯 싶다. 말 그대로 그는 '시돌'에서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아니 미친 연기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상또라이의 헛소리는 물론 뽕쟁이처럼 말투와 표정, 그리고 능청맞은 거래질과 엄살떨기 등 아주 다각적으로 다채적으로 선보이며 관객의 웃음과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것이 캐릭터적으로 충만한 재미를 주었다면 인정할 부분이지만, 과유불급이었으니 완급을 조절하고 좀더 이야기적으로 내밀하게 전개시켜 나갔다면 나름 괜찮은 범죄사기극이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건 B급의 정서도 그렇다고 정극도 아니게, 오버와 부자연스러움의 재기발랄한 분위기로 달리며 그려낸 색다른 범죄물이라 봐야 할 것이다. 그런 중심에는 바로 똘기가 충만되게 '류승범'의 원맨쇼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그것이 이 영화의 장기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을 터.
그래도 '류승범'이기에 기대된다면 '시돌'은 재밌게 볼만할지도.. 역시 그는 천상 배우다.
극 중 안진오의 명대사.. "믿기 시작하는 순간, 속기 시작하는 거야!!" ㅎ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84897&mid=17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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