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그 제목처럼 중국 고전소설 '초한지'를 빗댄 드라마라서 그런지.. 원작을 무시할 수는 없었나 보다. 월화극에서 나름의 인기있는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주인공들의 러브를 그려내기 시작했다. 아니, 이미 이것은 진행이 되었고, 서서히 그 짝을 맞추듯 다가가고 있는 것인데.. 알다시피 안하무인의 천방지축 캐릭터 여치는 후계자 수업 등을 빌미로 항우에게 센척하다가 꼬랑지를 내린 상태다. 그러면서 유방이 세운 팽성실업에 투자유치를 빌미로 경영수업을 받는 등, 여치는 두 남자에 낀 형국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여치의 맘은 도도한 섹시가이 항우 보다는 전에 풍찬노숙으로 생고생하며 나름 정이 쌓인 유방에게 마음이 가고 있다. 그럼에도 유방은 이런 여치보다는 허당 섹시함과 풋풋함으로 유방을 음지에서 도와준 우희에게 마음을 뺏긴 상태.. 제대로 삼각 구도가 형성된 것인데..
그렇다고 또 다른 남자 주공인 항우만 여기서 빠질 순 없다. 그 또한 천하그룹을 각개격파를 목표로 들어와 부사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의 인물.. 남다른 야망과 포부를 지녀 항우에게 있어 사실 여자 문제는 걸리적 거리는 요소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외견과는 다르게 여린 구석이 있다. 유방이 여자에게 의외로 관심없이 보이지만, 항우는 안 보이는 곳에서 우희의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하며 돕고 있다. 회사내 성희롱을 당하던 그녀의 상황을 알고선, 자기 옆에 붙이고 비서 노릇을 하게 만들며 그녀 지키기에 나섰다. 여타 모임에도 데려가는 등, 그때마다 우희가 저렇게 대놓고 섹시한 각선미를 뽐내니 그도 미칠 노릇이다. 저걸 그냥 확.. ㅎ
그러면서 항우는 우희가 마냥 싫지는 않다. 무한도 카드를 꺼내들고 그녀의 옷을 마음껏 몰래 사주는 등, 그는 분명 우희를 좋아하고 있다. 역사의 그 이야기처럼.. 하지만 야밤에 쳐들어와 경영 숙제를 검사받는 여치를 볼때마다 그런 기분이 싹 달아난다. 그러다 땅콩 알러지 때문에 곤욕을 당하가다 여치가 인공호흡으로 구해주는 통에 잠시 흔들리는 등, 항우 또한 두 여자 사이에서 고민중이다. 유방의 고민과는 사뭇 다른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아직 유방은 우희만을 보고 있을 뿐.. 여치의 추파를 애서 외면하면서 그냥 철부지 회장 손녀딸로 보는 것 같다. 진시황이 팽성실업에 찾아와 그에게 여치를 맡기며 부탁한 것도 모른 채 말이다.
이렇게 여기 4명의 주인공들은 러브 모드 발동 중에 있다 그런데 이런 러브라인 이외에도 이젠 두 진형이 구색을 갖추기 시작했다. 벌써 팽성실업 쪽 라인은 유방부터 번쾌와 팽월, 쩌리로 전락한 한신까지.. 진형을 갖추며 팽월이 자금을 대는 입장에서 고비를 안겨 주는 등 열심히 혈당측정기를 만들어 회사 살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그리고 저쪽 천하그룹은 항우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새로운 파트너쉽을 맺은 모가비와 범증이 진시황을 물러나게 하는 꼼수를 부리며 엄청난 폭탄을 안고 가고 있다. 물론 순순히 물러난 진시황이 아니다. 서서히 앞이 안 보인다는 고육지책을 써서 그룹의 생사를 간보는 중으로 나름의 작전을 펼치고 있으니.. 그만의 심중과 의중이 유방에게 갈지 항우에게 갈지.. 그의 손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게다.
묘한 재미를 마구 던져주는 '샐초', 4명의 캐릭터들 러브라인 모드로 탄력받다.
아무튼 '샐초'를 보고 있으면 참 묘한 드라마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무언가 끄는 매력이 있다. 분명 이 드라마는 제목에 '샐러리맨'이 들어갔듯이, 분명 직장 내 분투기를 다루는 기업 드라마의 전형을 띄고 있지만.. 이것이 그렇게 진정하게 내달리기 보다는, 무언가 한 뼘 모냥 빠지듯 재미를 한껏 선사하면서도 강약 조절을 수시로 하는 꽤 영리한 드라마임을 보게 된다. 초한지의 영원한 맞수 항우와 유방의 캐릭터를 차용해 이렇게 그리는 것도 재주요, 그들의 연인 우희와 여치를 그려내는 상황도 잘 들어맞고, 여기에다 기업 간의 신약 개발 등을 둘러싼 산업스파이 노름이나, 그룹의 불공정에 맞서서 싸우는 계열사의 사투 등, 나름의 사회적 메시지까지 담아내며 종합선물세트처럼 많은 재미와 의미를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역시 눈길을 끄는 건 유방의 천하통일 아니, 기사회생시킨 팽성실업의 대성장으로 이어진 천하그룹의 접수냐.. 아니면 항우의 막판 스퍼트가 부족해 역사처럼 꼬꾸라 지느냐는 어느 정도 예견이 되는 그림이다. 그러면서 두 여자 우희와 여치는 어느 남자에게 붙으며 사랑을 쟁취할지도 관건이고, 이와 함께 아주 비밀스런 캐릭터로 암약중인 진정한 스파이 '모가비'는 어떻게 파국을 맞이할지도 기대가 되는 가운데.. 어제(13일) 자체 최고 시청률 15%를 기록하는 등, 샐초는 가면 갈수록 더욱 흥미진진하게 전개가 되고 있다. 물론 그 중심에 유방이 있음에는 이견이 없다.
그래.. 나, 요상한 이름 '유방'이여.. 그런데 어쩔기여..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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