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연기로 소위 밥 벌어 먹고 사는 연기자에게 있어 연기력 논란은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가수에게 노래 실력으로 왈가왈부하는 것과 장사꾼에게 구매자를 확 끌어들일만한 영업 수단이 없는 것과 매한가지로 애초에 이건 아주 근원적인 문제다. 그러니, 이걸로 삶을 영위하는 이들에게 있어 이건 중요한 아젠다. 그런 중심에서 한껏 주목을 받으며 논란에 선 연기자가 있으니 그가 바로 '한가인'이다. 한때 단아하고 청초한 이미지로 남자들의 로망이었던 이 여배우는 대성하기도 전에, 2005년 연정훈이 가로채 데리고 가면서 -(지금도 연씨는 ㅅㅂㄴㅁ로 회자됨ㅎ)- 스크린과 TV 브라운관에서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그런 그녀가 아니, 이젠 아줌마가 돼서 몇몇 작품에서 TV 브라운관 나들이를 했지만, 그렇게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바로 수목의 강자로 떠오른 판타지 사극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높은 시청률의 반사이익으로 그녀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더군다나 앞서서 연기했던 아역들의 아우라가 대단들 해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까지 선사하며, '한가인'은 아역 김유정의 바통을 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그 기대는 우려로 바뀌었고, 위의 핫이슈처럼 '한가인'은 단박에 떴다. 한마디로 연기를 못한다는 거. 아주 오랜 침묵을 깨고 나온 것도 아닌데, 그동안 연기력이 사라진 것도 아닐테고, 왜 이런 걸로 모냥 빠지게 뜬 것일까? 그녀에게도 곤욕스런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어쨌든 드라마 속 6회 말미에서 10여 초간 살포시 얼굴을 내비치며 주인공 '허연우'는 그렇게 등장했다. 그리고 이번 주 7, 8회부터 본격적으로 그 역을 맡은 '한가인'이 등장하며 극의 중심에 섰다. 그러면서 그녀가 펼친 연기는 찬사는커녕 냉대만 받았다. 국어책을 읽는 듯한 느낌에다 대사 전달력까지 떨어져 도대체 사극적 분위기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강호가 봐도 분명 극의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은 든다. 발성이 확실히 사극과는 괴뢰감이 들 정도로, 어울려 보이질 않는다. 대신에 신기를 받아야 할 액받이 무녀로써 살게 된 '월'의 입장이라서 그런지, 입을 다물고 있는 표정연기는 나름 괜찮아 보인다. 한마디로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인데.. ㅎ
아무튼 판타지 궁중로맨스를 플롯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고, 그 어릴 적 연우는 세자와 국혼을 앞두고 사주를 받아 죽고서 다시 환생해 액받이 무녀 '월'로 재탄생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젊은 왕이 된 이훤과의 애틋한 로맨스가 그려지게 되는데.. 서로가 그런 절절함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관건이다. 즉 보는 이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하게 만들고, 그 역에 빙의되지 않는 한 이런 로맨스는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바로 시청자들에게 무언가 찌릿한 울림 같은 것이 전달이 안 되면 말짱 도루묵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허연우 역 '한가인' 연기력에 대해서 말들이 많은 거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반대편에 있는 남자 주인공 김수현이 맡은 '이훤'은 문제가 없어 보일까? 대충 분위기를 보니, 그나마 한가인 보다 낫다는 평가가 많은 것으로 안다. 다소 젊은 군주의 이미지를 그만의 색깔로 까칠하면서도 독특한 매력으로 포장해 잘 표현하고 있으나.. 강호가 보기엔 이 연기자 또한 그렇게 임팩트해 보이지는 않는다. 다소 낯선 얼굴이라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훤에 점차 어울려가는 분위기는 감지된다. 그러면서 둘의 맞닿는 지점에서 보면 다소 언밸런스한 것을 느낄 수가 있다. 그것이 바로 직관적으로 둘의 나이차가 있다는 점이다. 알다시피 극중에서 연우는 이훤보다 2살 어리게 설정돼 있다.
'해품달'에서 '한가인' 연기력 논란의 문제, 본인이 제대로 풀면 되는 거..
그런데 실제 김수현은 88년생, 한가인은 82년으로 6살 차이의 누나뻘이다. 물론 한가인이 이제 30이 아닌 동안의 미모를 계속 간직하고 있다지만.. 아무리 봐도 TV에서 보이는 연우의 모습은 이훤보다 나이가 더 되는 누나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이것이 이들의 로맨스를 보기좋게 가로막는 점이다. 이훤 역에 김수현이 정말 미친 카리스마를 보이지 않는 한, 연우가 동안의 미모 속에서 찰진 연기로 한 남자를 향한 연정을 애닳게 표현하지 않는 한, 이런 직관적인 나이 차이는 분명 드라마의 패착으로 다가올지 모른다. 김유정과 여진구, 이 두 어린 청소년들이 얼마나 찰지게 표현하지 않았는가.. 곱씹어 본다면 답은 간단하다. 배역의 매치업이 역으로 흐르는 분위기를 상쇄시킬 게 아니라면 말이다.
아무튼 한가인이 지금 바통을 이어받자마자 연기력 논란으로 나름 뭇매를 맞고 있다. 그만큼 20% 후반대의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드라마기에 그에 대한 애정이 쏟아지는 반증이자, 더 잘하라는 채찍의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음이다. 한가인 또한 이런 연기력 논란 소식을 분명 알고 있다면.. 좀더 당차게 연기에 대한 의지와 극 중 '허연우' 아니 무녀 '월'에 완벽히 빙의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수현의 '이훤'은 점차 그 역에 나아지고 있는 단계이고, 둘의 나이차를 극복한 애틋하고 절절한 궁중로맨스를 표현할려면 진짜 연기로써 모든 걸 불식시킬 각오를 해야한다.
특히나 이런 류의 드라마라면 감정이입의 몰입감을 제대로 선사하며 울림이 있어야 그 시청률은 유지되고 더 상승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이의를 제기할 여지가 없다. 작년에 KBS2에서 인기를 끌었던 사극드라마 '공주의 남자'을 보시라.. 두 주인공 문채원과 박시후가 처음에는 연기력으로 뭇매를 맞았지만, 갈수록 둘의 로맨스적 호흡은 보기에 좋았고, 이른바 '경종라인'으로 불린 이민우와 홍수현의 절절한 연기는 제대로 사람들을 울렸다.
그렇기에 '해품달'에서 한가인 역할은 드라마의 '핵'으로써 매우 중요하다. 아직도 미모로 주목받으며 단아하고 청순한 이미지만으로 각인된 '한가인'이 아닌 연기자로써, 극중 무녀 '월'에 완벽 빙의된 연기를 제대로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가인 아줌씨 화이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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