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삶을 살던 여자 루시(스칼렛 요한슨)는 어느 날 지하세계에서 극악무도하기로 유명한 미스터 장(최민식)에게 납치되어, 몸 속에 강력한 합성 약물을 넣은 채 강제로 운반하게 된다. 다른 운반책들과 같이 끌려가던 루시는 갑작스런 외부의 충격으로 인해 몸 속 약물이 체내로 퍼지게 되면서, 그녀 안의 모든 감각이 깨어나기 시작하는데...
10%, 인간의 평균 뇌사용량
24%, 신체의 완벽한 통제
40%, 모든 상황의 제어 가능
62%, 타인의 행동을 컨트롤
100%, 한계를 뛰어넘는 액션의 진화가 시작된다!
평범한 인간이 어떤 계기로 인해 초능력자가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는 수많은 SF 판타지 영화들이 추구해온 소재이자 이야기꺼리 중 하나다. 할리우드는 그것을 기발하게 오락적으로 풀어내는 슈퍼히어로물을 양산했으며, 과학적으로 접근하면서 상상력을 더해 판타지한 공상과학 드라마를 주조해 왔다. 그런 점에서 <루시>는 사실 색다르거나 독창적인 영화는 아니다. 평범한 여자 루시가 남친의 사주로 인해 어떤 가방을 배달하러 갔다가 극악무도한 범죄 집단에게 납치된다. 두목 미스터 장 앞에서 마냥 두려움에 떨던 그녀는 몸 속에 강력한 합성 약물을 넣어진 채 운반책이 된다. 그런데 감금 중 외부 충격에 의해 약물이 체내에 흡수되면서 모든 감각이 깨어나기 시작하고, 루시는 새로운 '루시'로 태어난다. 이때부터 루시는 위험한 약물들을 찾기 위해 자신과 같은 운반책들을 인터폴에 요청해 잡아들이면서 전사로 거듭난다. 그럴수록 그녀의 뇌 잠재력 수치는 계속 올라가면서 각종 초능력을 부리고 스스로 생명마저 위협받는다. 계속되는 미스터 장과 추격전을 벌이고 저명한 뇌과학자를 찾아가 잠재력이 백프로에 달할 때, 루시는 모든 걸 관장한다. 그녀는 신이 된 것일까.
영화 <루시>는 평범한 여자가 어떤 약물 섭취로 일상이 변하면서 진화하는 액션 드라마에 초점을 맞춘다. 일견 히어로적 액션물로 볼 수 있지만, SF적으로 '뇌 과학'의 영역까지 손을 대며 인간의 뇌 잠재력에 얽힌 신비는 물론이고, 인류와 생명의 기원을 찾아가는 어떤 '초인'의 탐험기 같은 성격마저 띄고 있다. 뇌과학자로 나선 '모건 프리먼'이 대학 강의에서 뇌 잠재력에 대해 설명을 하고 중간마다 '디스커버리'에서 본 듯한 다큐영상을 삽입해 분위기를 직조한다. 범죄 집단이 운반하려던 그 약물이 결국 인간을 진화시킨 것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관건은 약물이 투여된 이후 뇌 사용량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커다른 변화가 찾아오고, 루시는 엄청난 지능과 힘을 얻게 된다는 점이다. 그 거대한 변화 속에서 루시는 점점 인간에서 멀어지게 되는데, 주인공 역 '스칼렛 요한슨'은 그런 루시에 적확한 모습을 보이며 이야기를 내내 지배한다. 그만큼 액션과 SF 드라마를 동시에 보여주는데, 루시의 진화된 능력들이 뒤로 갈수록 CG의 집착으로(?) 영화적 리얼리티가 좀 확장돼 보인다.
전반적으로 이야기의 결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니키타>이후 대표작 <레옹>과 <제5원소> 등 화제작을 만든 '뤽 베송' 감독이 전작들과 궤를 달리하는, 뭔가 색다르고 지적인 탐구 영역을 보이려는 자부심마저 드러낸 모양새가 엿보인다. "뇌를 소재로 한 스릴러에 액션과 재미, 철학적 의미를 담으려 했다"는 전언처럼, 장르적 삼박자는 나름 어우려져 보이지만 절묘하게 매칭돼 하나의 주제로 관통하지 않는 느낌이다. (엔딩은 허무하달까) 이런 소재성에 있어 <리미트리스>와 <트랜센던스> 같은 영화들과 기시감이 드는 것도 있지만 SF 오락적인 측면으로 끌어올리면서도, 인간이 그동안 간과해온 뇌 잠재력에 대한 고찰을 그만의 기교와 묘미로 풀어낸 한 편의 SF 탐험기 같은 영화라 할 수 있다. 역시 말하고자 하는 건, 인간의 뇌 능력치가 100%에 달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루시는 또 다른 '초인'이 탄생하고 만들어진 과정을 철학과 오락 사이에서 그린 액션 드라마인 것이다. 러닝타임은 다소 짧은 편. 그만큼 심플하지만 기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07960&mid=24416#tab
PS : 뇌 과학 소재의 스릴러 영화, 뤽 베송 연출작, 할리우드 섹시스타 스칼렛 요한슨 출연, 이 삼박자 만으로도 화제가 된 영화 '루시'. 한국에서는 <명량>으로 역대 최고치 관객몰이로 새 흥행역사를 쓴 '최민식'의 할리우드 첫번째 출연작이란 점에서 더욱 화제가 됐다. '올드보이'에 매료된 뤽 베송이 직접 러브콜을 보낼 정도로 최민식은 루시'에서 극악무도한 범죄집단 두목 미스터 장 역을 맡았다. 영화의 이야기와 다른 요소처럼 느껴지는 갱스터로 나서면서 그만의 존재감을 역시 과시했다. '레옹'의 게리 올드만을 보는 듯한 악마성이 겹쳐 보이는 등, 영어 대사가 아닌 한국말로 찰지게 루시를 겁박하고 그 또한 응징하려고 쫓는다. 물론 조연으로 앞 부분에만 나올 것 같지만, 마지막까지 활약하는(?) 등 나름 분량은 된다. 역시 최민식은 이런 역에는 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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