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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신의 손, 악수가 된 타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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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투판엔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원수도 없다!

삼촌 ‘고니’를 닮아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손재주와 승부욕을 보이던 ‘대길’(최승현)은 고향을 떠나 서울 강남의 하우스에서 ‘타짜’로 화려하게 데뷔하지만,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우연히 ‘고니’의 파트너였던 ‘고광렬’(유해진)을 만난다. ‘고광렬’과 함께 전국을 유랑하던 ‘대길’은 절대 악의 사채업자 ‘장동식’(곽도원)은 물론, 전설의 타짜 ‘아귀’(김윤석)까지 ‘타짜’들과 목숨줄이 오가는 한 판 승부를 벌이는데…

아래는 스포일러 일부 포함.



화투판 큰손이자 실력파 '타짜' 이야기를 진지하면서 드라마적인 완성도를 갖춘 <타짜>는 여러모로 회자된 영화다. 이에 속편 격 <타짜-신의 손>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대목을 노리듯 개봉했다. 사실 제작 전부터 최승현과 신세경이 출연한다 해서 이래저래 말들이 많았는데, 과연 전작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인가. '타짜2'라 불리는 부제 '신의 손'은 그 부담감에서 출발한 영화라 할 수 있다. 원작만화는 물론 전작의 연장선에서 고니의 조카인 주인공 대길을 집어넣고 그의 타짜 인생을 조망한 드라마다. 어릴 때부터 화투판 손재주가 좋았던 대길은 동네 하우스에서 사고를 치고 서울에서 잘 나가는 강남 하우스로 전격 입성한다. 심부름부터 시작해 사장 꼬장 눈에 들어 화투판에 끼어들면서 실력을 인정 받고 나름 성공한다. 그런데 답십리파 장동식이 가세하면서 대길의 화투 인생은 위기에 처하고 밑바닥으로 추락. 다시 일어서게 잡아준 첫사랑 미나와 함께 숨은 고수 고광렬을 만나 재기를 노린다. 그 과정에서 한때 가깝게 지냈던 젊은 과부 우사장의 마수에 넘어가 또 위기로 내몰리고 대길은 장사장과 원수지간이 된다. 그렇게 서로 목숨을 노리는 위험한 화투판이 마지막으로 전설의 타짜 '아귀' 별장하우스에서 펼쳐진다. 어떻게? 옷을 벗고 친다는 거. 바로 제작 비하인드로 얘기 나왔던 그거다.

'타짜2'는 단도직입적으로 기대에 많이 못 미친다. 역시나 기대를 접고 본 게 다행일 정도. 추석 대목을 노리고 있지만 청소년 관람불가로 온 식구들이 함께 볼 수 없는 영화다. 그렇다면 소위 19금 영화로써 볼거리에 충만했는가. 액션이 그리 화려하거나 많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야한 것도 없다. 우사장 역 이하늬와 대길의 첫사랑 허미나 역 신세경, 두 여배우가 섹시미를 내세우며 가세했지만 그리 눈에 뜨지 않는다. 이하늬만 뒤로 갈수록 좀 고생한 티가 나보이는 정도다. 전반적으로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 강박이 보인다. '짜고 치는 고스톱' 속성대로 속고 속이는 도박판인 걸 강조하듯, 곽도원이 맡은 장동식 일파와 최승현의 대길이 일행, 이경영 꼬장이 운영하는 강남하우스팀, 이렇게 구분되는 세 부류의 타짜들의 배신 코드가 밥 먹듯이 나온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후반으로 갈수록 놀랍기는커녕 '또 배신인가' 같은 실소를 자아내며 지루함마저 안긴다. 씬 연결이 그리 자연스럽지 못하고, 얼핏 개성 만점으로 포장된 인물들로 나오지만 단선적이며, 얽히고설킨 듯한 관계 또한 작위적인 배신 코드로 흐른다. 전작 최동훈 감독의 '타짜'와 비견할만한 차별화 전략 요소들이 크게 살지 못한 탓이다.

<써니>와 <과속스캔들>을 연출하며 흥행에 성공한 강형철 감독은 그만의 '타짜'를 완성하지 못하고, 원작만화는 물론 전작의 무게감과 아우라에 버거워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부분적으로 나열되는 에피소드 같은 시퀀스들은 흥미롭게 보일 수도 있으나 이야기의 결은 부자연스럽다. 그만큼 과한 느낌으로 포진시킨 전반부와 한곳으로 응축된 후반부의 톤이 조화롭게 조응하지 못한다. 끝에 가서 아귀가 등장해 화투판을 살벌하게 만들고 결국 장사장이 궁지에 몰리자 불을 끄고 저지른 강렬한 액션 시퀀스만 남는다. 신세경과 이하늬가 옷을 벗어 속옷 차림으로 나온 걸로 남성 관객들을 얼마나 끌어모을지 모르겠으나 (보면 별 것도 없다)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그나마 도박 이야기답게 화투판의 살벌한 투전을 효과음과 동작들을 믹스해 주목을 끈 측면은 있다. 그럼에도 총체적인 내러티브 자체의 완성도는 많이 떨어져, 전작의 진지한 맛과 기억남는 의미심장한 대사도 없이 캐릭터는 붕 뜬, 어디 군소업체 도박꾼들의 투전판 이야기로 귀결된 것에 가깝다. 그만큼 작품의 아우라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이게 다 캐스팅 주연 최승현과 신세경만의 탓일까. 일단 개봉했으니 흥행 성적이 어떨지 주목된다. 물론 '악수'가 된 타짜들로 전작 '타짜'를 넘긴 힘들 것이다.

메인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67769&mid=24474#tab



PS : 전작 '타짜'에 이어서 아귀 역할의 '김윤석'이 돌아왔다. 전설의 타짜답게 그 포스는 마지막을 나름 장식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김윤석의 이런 악역 모습은 '황해'의 면가, '화이'의 석태, 그리고 최근 '해무'의 강선장까지, 목소리 톤과 행동거지 등 이미지가 비슷하게 겹쳐 보인다. 그만의 영화적 캐릭터 특색이라 할 수 있지만, 이제는 고착화된 느낌이 짙다. 그리고 아귀의 조카로 나오는 악역의 조연배우가 하나 있는데, 이번 타짜에서는 그 배우가 유독 눈에 띈다. 찰진 욕지거리와 살벌한 눈빛, 얼핏 생김새가 하정우 스멜이 있는 게 '범죄와의 전쟁'으로 뜬 제2의 김성균이 될지도 모를 일. 물론 사족일 뿐이다.

그나저나 타짜3가 나온다면 여진구가 그 바통을 잇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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