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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배우 '전도연' 절정을 보여준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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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0월 30일 프랑스 오를리 국제공항, 30대 한국인 주부 마약 운반범으로 검거!
대한민국이 외면한 안타까운 사건이 공개된다!

“저는… 집으로 가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남편과 딸이 세상 전부인 평범한 아내. 여권에 처음 도장이 찍히던 날, 그녀는 프랑스에서 마약범으로 몰려 교도소에 수감된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22시간, 대서양 건너 12,400km 지구 반대편 프랑스 외딴 섬 마르티니크 교도소.. 말도 한마디 통하지 않는 낯선 곳... 그녀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제발.. 제 아내를 돌려 보내주세요.”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세상 전부인 평범한 남편. 그는 친구의 배신으로 집과 어렵사리 마련한 가게 그리고 아내마저 잃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가이아나에서 프랑스로 원석을 운반한 아내. 그러나 그것은 마약이었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22시간, 대서양 건너 12,400km 지구 반대편 프랑스 외딴 섬 마르티니크 교도소.. 지도에서도 찾기 힘든 머나먼 곳... 그는 아내를 되찾을 수 있을까?

평범한 한국의 가정주부가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마약범으로 검거됐다. 남편 종배의 빚보증과 쪼들리고 궁핍한 생활 때문에 급전이 필요했던 주부 송정연. 남편 후배의 꼬득임에 넘어가 몰래 원석만 운반하려다 프랑스 공항에서 그 사단이 난 것이다. (실은 다량의 코카인이었다) 그녀는 바로 체포되고 구금된다. 말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 통역도 없이 감옥에 갇히고 고생문이 열린다. 도망친 후배 놈을 잡아서 피고인 정연은 '마약인지 몰랐다'는 진술만 그에게서 받으면 되지만 이게 쉽게 풀리지 않는다. 주불 한국대사관의 빡칠 정도로 나몰라식 늦장 대응과 한국에서 재판기록이 된 서류 방기로 정연은 심리와 재판도 받지 못한 채 세월만 보낸다. 그런데 수감 16개월 만에 가석방 돼 카리브해 연안 근처에서 보호관찰을 받게 된 그녀. 이때 정연의 사건과 사연이 한국의 고발프로그램에 소개되고 네티즌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드디어 재판을 받는다. 과연 그녀는 그토록 원하고 바라마지 않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보고 싶은 어린 딸과 남편의 품으로 말이다. 



1.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 : '집으로 가는 길'은 2004년 평범한 주부 장미정씨가 지인에게 속아 마약을 운반하고 프랑스에서 체포된 뒤 재판도 받지 못하고 파리와 프랑스령 마르티니크에서 2년여간 수감된 실제 사건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당시 장씨는 보석 원석을 운반해주면 400여만원을 준다는 말에 속아 마약을 운반하고 마약범으로 수감 생활을 했다. 이것이 영화의 모티브자 이야기를 관통하는 소재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영화적인 재구성을 통해 한 여자의 고통과 절망, 그리고 어떤 희망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오로라 공주>와 <용의자 X> 등 특유의 차분하고 섬세함을 무기로 여성 감독으로서 필모를 차곡히 쌓고 있는 방은진 감독은, "쇠창살이 있는 곳이 아니라 보고 싶은 가족을 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 바로 감옥이다"는 변처럼, 안타까운 사건을 겪게 되는 평범한 주부의 가슴 먹먹한 여정을 담는 데 주력했다. 단순히 모르고 한 짓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을 통해서 한 여자의 몸부림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더군다나 자국민을 보호해야 할 한국대사관이 있음에도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끝자락으로 몰리는 정연의 상황과 심정을 보이는 데 주력한다. 바로 대한민국이 외면한 실화는 관객들에게 공개되고 처절했던 '집으로 가는 길'은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2. 민낯과 울먹 '전도연' 절정의 연기력 : 집으로에서 전도연을 빼놓고선 말이 되지 않는다. 한국을 대표하는 칸이 인정한 여배우로 그만의 연기적 아우라를 갖춘 내공은 여전하다. <접속>(1997) 이후, <밀양>과 <하녀>까지 대중들에게 길고도 안정적인 전성기를 아직도 구가하며 사랑 받아온 배우임에 이견은 없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이 역할은 전도연이 아니면 그 어느 여배우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명불허전을 자랑한다. 감금된 수형생활이 영화의 8할을 차지하다 보니까, 그녀의 모습은 완전 민낯에 초췌하고 공포와 절망에 빠져드는 울먹거림으로 스크린을 영유한다. 한마디로 기존 전도연 특유의 웃음끼 있는 표정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생의 끝자락으로 몰린 한 여인네의 모든 걸 담아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객들이 감정이입 할 수 있게, 송정연 캐릭터는 반복된 절망과 고통 속에서 허우적된 것이다. 억울한 마음에 누굴 죽이도록 원망하거나 발악하지 않는다. 그게 더 와닿는 건 왜일까. 함께 남편 종배 역으로 출연한 고수는 분량이 적을 줄 알았는데, 나름 분전했다. '고비드'를 버리고 사람은 좋지만 무기력하게 소박하고 수더분한 아저씨로 분해, 타국의 철창에 갇힌 아내의 구명을 위해서 백방으로 뛰는 남편의 모습을 답답함과 간절함 사이를 오가며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둘의 캐릭터는 소위 '돈 없고 빽 없는 서민'의 초상처럼 대변되며 공감을 자아내는데, 소위 권력과 충돌해 피해자로만 기능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것이 일방적이더라도 말이다.

3. 사회고발과 가족애 사이의 앙상블 : 그래서 이 영화는 사회고발적인 측면이 농후하다. 관람 후기로 올라오는 말 중에 대다수는 전도연의 사실감 있는 절정의 연기를 꼽고, 또 하나는 주불 한국대사관의 일처리를 꼽는다. 무사안일주의에 빠져서 자국민 보호를 하기는커녕 프랑스에 온 의원나리 일정 챙기느라 바쁘고, 종배의 전화를 무시하기 일쑤에다, 국가공무원과 국고 드립을 치고, 정연의 감방편지를 마약아줌마가 또 보냈다며 읽지도 않고, 한국에서 재판해 넘어온 서류를 결국 방기해 정연이 재판을 받지 못하게 만드는 등, 그들의 작태를 보면 울화가 치미는 게 분명 상존한다. 당연 통역도 붙여주고 백방으로 나섰다면 1년 안에 재판 받고 풀릴 수도 있는 걸 2년 가까이 끈 것이다. 그래서 영화는 이런 측면까지 부각시켜 한국대사관과 외통부를 자국민을 버린 몹쓸 기관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 부분에 있어 과한 연출의 느낌이 들긴 하지만, '도가니'처럼 전체적인 공분을 일으키기엔 사이즈가 작은 느낌이 든다. 입 언저리에서 씨발 욕이 나올지언정, 다함께 격분하기엔 모자르다. 대신 주불 영사 그 놈은 한대 패주고 싶더라는.. 그러나 영화 속 송정연은 이들을 원망하거나 그 앞에서 발악하지 않는다. 수형생활 1년을 훌쩍 넘긴 시점부터 오로지 반복된 절망 앞에서 어린 딸과 남편을 만나 집으로 가고 싶은 절절한 그리움만 남는다. 드디어 재판을 받던 날 "제 가족에게 아내와 엄마를 돌려주세요." 그리고 변변치 않은 불어로 울먹이며 "저는.. 집으로 가고 싶습니다" 말할 때 감정 최고선의 방점을 찍으며 여성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전반적으로 사회고발적인 측면을 드러내고 관류하는 가족애 사이가 묘한 앙상블을 이루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그렇게 완성된 것이다. 연출에 있어 깊이가 부족해 보이지만, 전도연이기에 이 모든 걸 상쇄한 영화일 테다.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96961&mid=22173#tab



PS : 영화 속 송정연 수형생활의 일정 그래프다. 처음에 마약범으로 검거돼 구금되고 재판도 없이 다른 교도소로 이송해 고초를 겪은 뒤, 1년이 훌쩍 지나고선 카리브해 연안 근처에서 보호관찰 하에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대기하는 장면까지. 감옥같은 방 구석 한 벽에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한국에서 그곳까지 쭉 선을 긋던 그녀의 멍한 모습은, 이 영화의 모든 걸 설명해주는 게 아니었을까. 그렇게 집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으며 절절했던 것이다. '박하사탕'의 '나, 다시 돌아갈래!" 이후 명대사가 될지 주목된다. "저는 집으로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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