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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 '계급'을 달고 달리는 폭주기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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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빙하기, 그리고 설국 17년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 <설국열차>

기상 이변으로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지구.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운 기차 한 대가 끝없이 궤도를 달리고 있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바글대는 빈민굴 같은 맨 뒤쪽의 꼬리칸, 그리고 선택된 사람들이 술과 마약까지 즐기며 호화로운 객실을 뒹굴고 있는 앞쪽칸. 열차 안의 세상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기차가 달리기 시작한 17년 째, 꼬리칸의 젊은 지도자 커티스는 긴 세월 준비해 온 폭동을 일으킨다. 기차의 심장인 엔진을 장악, 꼬리칸을 해방시키고 마침내 기차 전체를 해방 시키기 위해 절대권력자 윌포드가 도사리고 있는 맨 앞쪽 엔진칸을 향해 질주하는 커티스와 꼬리칸 사람들. 그들 앞에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위 시놉시스에 살을 붙여보면, 환경 파괴와 온난화가 심각해진 지구. 기후무기 냉각제 CW-7를 개발 살포해 빙하기가 촉발되고, 기상 이변까지 겹치면서 지구는 완전히 꽁꽁 얼어붙었다. 간신히 살아남은 소수의 인간들은 영도하신 윌포드님이 개발한 설국열차를 타고 무한여행을 떠난다. 어디로? 그냥 계속 도는 거다. 그것도 무려 17년 동안.. 그런데 설국호는 철저히 계급화된 열차다. 어둡고 더러운 꼬리칸에 갇혀 있는 사람들은 반란을 모색한다. 앞칸으로 전진해 절대권력자 윌포드를 처단해 해방을 노린다. 기회만 보면서 계속 '슨(Soon)'만 언급한 젊은 지도자 커티스는 군인들이 방심한 틈에 드디어 폭동을 일으켜 기세를 잡는다. 열차의 2인자 메이슨을 인질로 잡고 나서려는 데 연이어 굳게 닫힌 철문이 문제. 그것을 열 수 있는 보안설계자 '남궁민수'를 찾아내 길라잡이로 앞세우고, 각양각색으로 꾸며진 열차칸의 신세계를 탐험하며 서서히 윌포드 앞에 당도한다. 과연 커티스는 그를 처단하고 꼬리칸을 해방시켰을까. 유일한 동양인 남궁민수와 요나, 두 부녀는 무사히 그곳을 탈출했을까. 이들의 최후의 승자는 과연 누구였을까.



1. '봉준호'라는 티켓파워 : 영화 <설국열차>가 드디어 개봉했다. 기존부터 알고 있었던 영화를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는 느낌마저 들게 만들며, VIP시사회는 물론 31일 선개봉에 객석을 꽉찬 인파가 그런 인기를 반증한다. 올해만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와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에 이어서 할리우드 영화에 당당히 연출자로 선 '봉준호'. 다작 보다는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마더>(2009)로 그만의 입지를 단단히 굳힌 미장센으로 인기 스타감독 반열에 오른 그다. 이 영화를 끌어들이는 티켓파워는 배우가 아닌 단언컨대 '봉준호'에 있다. 그가 연출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볼만한 아니, 봐야할 혹은 꼭 봐야할 것 같은 이유가 내재돼 단박에 화제로 올라섰다. '괴물'이 나오기 전 2004년부터 10년 프로젝트로 시작된 '설국열차'는 정식 개봉 전에, 완성본이 아닌 10분짜리 하이라이트 영상만으로 167개국에 선판매되며 이미 제작비의 절반을 거두었다는 전언처럼, 외국에서도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그것이 기대감에 대한 완성도로 귀결되거나 표출이 될지는 마지막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살인의 추억'과 '괴물'의 봉을 생각한다면, 이번 관람티켓은 그를 위한 '표'일 것이다.  

2. 열차 속 디스토피아 세계관 '계급' : 프랑스 동명의 원작만화를 각색한 '설국열차'는 모티브만 따와서 새롭게 각색한 SF영화다. 공상적이고 판타지한 요소에 '재난'이 들어가 있다. 보통 자연재해를 다루는 재난영화들의 단골 소재인 물과 불 혹은 지진과 해일 등이 있었다면, 이번엔 빙하다. 꽁꽁 얼어 버린 지구에서 살아남은 마지막 인류를 태우고 17년을 질주하는 폭풍열차 '설국'. 기실 노아의 방주를 연상케 하는 열차는 철저히 계급화된 또 다른 사회로 그려진다. 꼬리칸은 빈민층 앞칸은 부자층으로 대변된 극단의 대립각은 드라마로 층위를 쌓고 있는 대전제 플롯이다.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이 관통하고 관류하며 이들의 반란, 즉 '혁명'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낯선 소재와 이야기꺼리는 아니다. SF 속 '계급'은 의례 그런 구도에 익숙해져 있다. 설국열차가 독특하고 색다른 점은 공간의 활용이 '열차'에서만 벌어진다는 점이다. 밖에서 장소를 이동해 이리저리 날뛰며 사투를 벌이는 군상들이 아닌, 그 조그만 열차 공간에서 인류의 '전복'을 얘기한다. 실제 500미터에 달하는 열차 칸 세트를 만든 공간은 리얼리티를 더한 실사 촬영으로, 열차 밖의 모습은 다소 티가 나는 CG로 이질감을 선사하지만 열차 내 객차는 목숨의 사투장으로 변모된다. 좁은 공간에서 벌어진 폭동은 도끼가 난무하는 광기의 폭력으로 그려져 영화 속 유일한 액션을 선보였다. 인간다운 삶을 향해 처절한 반란을 일으켜 꼬리칸에서 앞으로 진군하는 한 떼의 무리들. 열차 속 세계는 이미 탈선 중인 것이다.



3. 대비되는 캐릭터와 드라마, 임팩트 부족 : 영화 자체의 세계관이 그러다 보니,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어둡다. 칙칙하고 떼국물이 흐르는 꼬리칸 사람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부자칸의 사람들과 대비를 시키지만, 진군하는 이들로 인해 다크 그레이 톤으로 일관한다. 이 점은 바깥의 꽁꽁 얼어버린 설경과도 극적인 대비감을 선사한다. 하얗고 어둡고. 극을 이끄는 꼬리칸의 무리들은 젊은 지도자 커티스를 비롯해 열차의 성자 길리엄, 반항아 에드가, 열혈 엄마 타냐, 힘없는 아빠 앤드류, 그리고 열차의 보안설계자 남궁민수와 그의 딸 요나까지, 하나같이 꼬리칸에서 17년 썩은 티가 제대로 묻어난다. 이에 반해서 열차의 2인차로 나선 메이슨은 하얀색 옷으로, 마지막에 정체를 드러내기 전까지 열차의 절대자인 윌포드의 여비서는 노란색, 부자칸은 총천연색의 별천지 모습을 보인다. 이런 극명하게 대비되는 캐릭터와 모습은 영화의 전체적인 색깔로 대변돼 주목을 끄는 방식이다. 다만 '해방'을 노린 드라마는 서서히 전진해 가는 칸의 모습과 함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단순히 보여주기 식 나열하는 데 그치면서 후반으로 갈수록 이야기의 힘이 떨어진다. 한마디로 임팩트가 부족하다. 이 점이 봉감독의 패착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나중에 결말도 '뭥미'?! 사실 큰 반전이 없다는 점도 한몫했지만, 드라마는 무리하지 않게 소소한 타입에 그치지 않았나 싶다. 기대를 모은 송강호의 남궁민수 역이나 그의 딸로 나온 고아성의 요나 역도 드라마적인 캐릭터의 층위를 넓히지 못했고, <퍼스트 어벤져>의 캡틴 아메리카 역으로 회자된 '크리스 에반스'가 맡은 커디스 역도 그다지 존재감이 별로다. 하지만 한 명의 캐릭터가 눈에 확 띄었으니 아래의 사진이다.

4. 과연 흥행에 성공할 것인가 : 7월의 마지막날 31일 선개봉으로 먼저 관객들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설국열차'는 레일을 달리게 됐다. 지금은 여름철 휴가 시즌이다. 관객들이 극장으로 더 몰릴 시기이기도 하다. 할리우드에 당당히 진출한 봉준호 감독 연출 자체에 대한 기대치는 물론 CJ의 막강한 배급투자사를 등에 업고 설국호는 폭주기관차 될 공산이 커 보인다.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단숨에 이백만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먼저 챙겨본 관객들로부터 오롯이 좋다는 평가만 있는 게 아니다. 기대에 못 미쳤다, 재미없다, 그래도 봉다운 영화다 등, 이 영화 또한 호불호의 지점으로 갈리는 양상이다. 아무튼 어떤 흥행 성적이 될지는 예단하기 힘들어도, 적어도 장마와 폭염이 오락가락하는 이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굴 것 같다. 왜, 설국호 기관사 봉준호니까.. ㅎ

본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62328&mid=20836#tab



PS : '설국열차'에는 유명한 연기파 배우들이 포진해 있는데, 캐릭터로써 독보적인 미친 존재감을 선보인 이는 혁명의 리더 커티스도, 열차의 성자 길리엄도, "닫힌 문을 열고 싶었다'는 보안설계자 남궁민수도, 그의 딸 요나도, 심지어 열차의 절대자 윌포드다 아니다. 단언컨대 열차의 2인자인 총리 메이슨 역을 맡은 '틸다 스윈튼'이다. 과거 '나니아 연대기' 판타지 시리즈에서 하얀 마녀 역으로, 세계 유수의 영화상을 수상한 <케빈에 대하여>에선 에바 역으로 나와 도발적인 모성애를 보인 연기파 배우이기도 하다. 순간 몰라 볼 정도로, 가리마를 탄 짧은 금발머리에 두터운 안경과 툭 튀어나온 뻐드렁니를 한 모습은 꽤 인상적이다. 확성기를 들고 "너흰 꼬리칸의 패배자, 우린 앞칸의 승리자, 그래서 날 믿고 따라와 윌포드를 숭배하라"는 식의 일장연설은 이 영화의 '톤 앤 매너'를 짓는 드라마의 '머니 숏'이다. 이견이 없다. 앞으로 설국열차를 보실 분들은 이 아줌씨의 연기를 유념있게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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