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요원 ‘조던’과 납치된 소녀의 목숨을 건 단 한번의 통화.
끊어도 끊겨도 죽는다! 리.얼.타.임.스.릴.러 <더 콜>
‘조던(할리 베리)’은 1일 26만 8천건, 1초당 3건의 벨소리가 울리는 911센터의 유능한 요원이다. 어느 날, 한 소녀의 응급 전화에 여느 때와 다름없이 대처하는데, 그만 그녀의 실수로 소녀가 살해당하고 만다. 그리고 6개월 후, 또 한 명의 소녀에게서 걸려온 위급상황. 전화가 끊기는 순간, 그녀의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상황 속에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는 6개월 전 한 소녀의 목숨을 앗아간 그 놈 목소리! 목숨을 건 단 한번의 통화! 이번엔 끊겨도, 끊어도, 들켜서도 안된다!
911센터 요원의 활약상을 담은 범죄 스릴러 '더 콜', 전반부의 리얼리티 살아있네!
영화 <더 콜>은 한 편의 잘 짜여진 범죄 스릴러를 지향한다. 전형적인 할리우드식의 범인을 쫓고 쫓는 추격전 양상을 띄지만, 여기서 독특한 건 경찰이 아닌, 한 여자 그것도 911센터 여직원이라는 점에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긴급구조 전화를 받고 유능하게 응대하며 위기에 처한 생명을 구할 줄 아는 베테랑급의 911요원인 '조던'은 그런 여자다. 하지만 자신의 미흡한 대처로 납치된 소녀가 시체가 발견된 이후 소위 멘붕에 빠졌다. 자책과 불안증세에 시달리다가 6개월 후 또 같이 일이 벌어진다. 이번엔 현장에서 차 트렁크에 납치된 한 소녀의 구조요청 전화를 받게 된 것. 과거의 일이 떠올라 불안했지만, 이번에 전화가 끊기지 않도록 유도하며 끝까지 그 소녀와 계속 통화해 살리기 위해서 대처한다. GPS가 달리지 않은 충전폰이라 바로 위치 파악이 안 돼서 애를 먹지만, 서서히 범인의 윤곽과 정체가 과거에 그 놈인 걸 알게 되면서 긴박감있게 쫓는다. 그 과정에서 미국 경찰력 공조도 빼놓을 순 없다. 과연 조던은 그 소녀를 구했을까.
단순히 911센터 여직원이 납치된 소녀를 구한다는 이야기는 사실 판타지에 가까운 측면이 있다. 극 중에서도 나오지만, 우리가 전화를 받고 경찰에게 연결시켜 출동한 것만 확인되면 끝이라는 업무가이드를 통해서도 이들에게 부여된 한계가 있다. 하지만 영화는 긴급신고전화를 받는 여주인공 일거수일투족에 중점을 둔다. 어떻게든 범인 차량의 위치 파악을 위해서 끝까지 전화를 놓치 못하게 하는 긴박감 유지가 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경찰과 동조해 풍부한 현장조사와 범죄차량을 밝히기 위한 세심한 아이디어 활용으로 스릴러의 묘미를 잘 살려낸다. 그런데 문제는 후반부다.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고 결국 그 놈의 아지트를 급습하게 됐을 때, 경찰은 허탕을 치게 되고, 조던만이 단서를 찾고 지하의 그 곳으로 홀로 내려가 대응하는 시퀀스는 시나리오 구성의 빈약함을 드러낸다. 경찰은 유명무실해지고 역시나 여주인공만이 남게 된다. 마치 <양들의 침묵>에서 조디 포스터를 보는 듯 하다. '캣우먼' 할 베리의 능력을 너무 맹신한 것일까. 거기에 '사적복수'라는 결말의 모양새는 '영화는 영화다'로 그치게 만든다.
전반부에서 조이듯 잘 짜여진 리얼타임 스릴러의 구도를 결말까지 좀 더 긴밀하게 리얼리티를 유지했으면 좋았을텐데 그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후반에 이어폰을 벗고 직접 나선 할 베리의 단독 활약상을 부각시키기 위한 수순은 좀 뜬금없어 보인다. 하지만 90여분의 짧은 런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몰입감을 부여하며 영화적 재미를 선사했음에 이견은 없다. 몇 편의 공포스릴러를 주로 찍어온 브래드 앤더슨 감독의 연출력도 이 정도면 괜찮고, 여주인공 할 베리의 연기력은 911센터 요원의 리얼리티를 부여해 흡인력을 보였다. 또한 아역스타 출신의 '아비게일 브레스린'이 보여준 목숨이 경각에 달린 납치된 소녀의 모습은 리얼 그 자체. 물론 금발소녀만을 납치하는 사이코패스 그 놈의 존재감도 나쁘진 않았다. 다만, 막판이 아쉬울 뿐. 이래저래 볼만한 할리우드 범죄 스릴러로써 괜찮은 영화다. 마치 <셀룰러>와 <폰부스>를 섞은 놓은 듯한 인상지만 새로운 이야기감은 있다. 리얼타임으로 911센터 여직원의 활약상을 담은 '더 콜'은 그래서 리얼리티가 서려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오류는 있다?!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91700&mid=20646#tab
PS : 말이 좀 안 되는 건, 애초에 소녀를 기절시켜 트렁크에 담을 때, 왜 소녀의 몸 수색을 하지 않았을까. 요즈음 스마트폰이다 뭐다해서 휴대폰이 없는 사람이 있는가. 물론 소지품을 담은 가방은 빼앗았지만, 바지 주머니에 그 놈은 전화기가 있을거라 생각 못했을까. 더군다나 뒤에서 덥쳤을 때 뒷주머니에 들어있는 걸 느꼈을텐데 그것을 나중에 안 그놈은 빡치고.. 이걸 먼저 캐치했다면 이 영화는 얘기가 되질 않았겠지. 결국 911은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말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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