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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블리비언, 비주얼과 공간 구현이 빼어난 SF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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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낯선 영문 제목으로 눈길을 끄는 SF 영화 <오블리비언>. Oblivion, 우리말로 '망각'이라 번역되는 이 SF 영화는 제목에서부터 무언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내뿜는다. 단순히 액션 일변도의 공상과학 영화가 아님을 어느 정도 가늠케 함은 물론, 한국 영화팬들에게 너무나도 호의적인 세계적인 할리우드 톱스타 '톰 크루즈'의 출연작이라서 더욱 기대가 컸던 것도 사실. 불혹을 훌쩍 넘긴 51살의 나이에도 여전히 스크린 속을 종횡무진 활약하는 '탐형'이 언제나 반가울 정도다. 장르적으론 <마이너리티 리포트><우주전쟁>에 이은 그의 3번째 SF 출연작 <오블리비언>은 한마디로 '때깔'이 좋은 영화다. 그렇다고 스케일이 엄청 큰 블록버스터급 SF 액션 무비로 보기엔 부족해 보인다. 다만, 이 영화는 그런 액션의 스케일 보다는 과거의 꿈같은 기억과 망각 사이를 오가는 한 남자의 '자아' 찾기 게임에 몰두하는 식이다. 뼈대를 이루는 이야기 '서사' 보다는 세련된 SF물이 보여줄 수 있는 비주얼과 공간 구현을 사실적이면서도 세련되게, 때론 잔잔하면서도 울림 있게 '톰 크루즈'가 분한 '잭 하퍼'의 업무 수행 일거수일투족에 초점을 맞추며 그를 좇는다. 그는 왜 황폐화된 지구에 남아 임무를 수행하는 것일까. 매일 같이 한 여인을 만나는 꿈을 꾸는 이 남자, 그런 지구에서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외계인의 침공이 있었던 지구 최후의 날 이후..

모두가 떠나버린 지구의 마지막 정찰병 '잭 하퍼'(톰 크루즈)는 임무를 수행하던 중 정체불명의 우주선을 발견한다. 자신을 이미 알고 있는 한 여자 줄리아(올가 쿠릴렌코)를 만나 기억나지 않는 과거 속에 어떤 음모가 있었음을 알게 된 잭. 그는 적인지 동료인지 알 수 없는 지하조직의 리더 말콤 비치(모건 프리먼)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에 의심을 품기 시작하고 지구의 운명을 건 마지막 전쟁을 시작한다!

잭 하퍼(톰 크루즈)는 오늘도 꿈을 꾼다. 뉴욕의 어느 거리에서 만난 한 여자. 그녀가 누구인지 모르겠으나 왠지 낯설지 않은 모습과 인상 때문에 잊지를 못한다. 현재는 2077년. 60년 전 인류의 운명을 건 외계인과의 전쟁으로 가까스로 승리했지만, 핵을 사용한 대가로 지구는 초토화되고 황폐화 됐다. 그런 지구상에 남은 정찰요원 잭 하퍼는 파트너 빅토리아(안드레아 라이즈보로)와 함께 임무를 수행 중이다. 지구에 남아 있는 외계인 잔당들로부터 거대한 발전탑을 지키고 있는 전투로봇 '드론'을 수리하고 관리하는 것. 이젠 이 일도 얼마 남지 않았다. 2주 뒤면 임무를 마치고 살아남은 인간들이 세운 하늘 위 도시 '타이탄'으로 귀환을 하기로 되어 있는 그에게, 어느 날 임무 수행 중 정체불명의 우주선이 추락하는 것을 목격한다. 그 안에서 떨어져 나온 캡슐 안에서 잭의 과거를 알고 있는 줄리아(올가 쿠릴렌코)를 만나고, 그녀의 등장으로 인해 자신이 누구인지 혼란을 겪으며, 살아남은 비밀지하조직의 인간들과 만나면서 서서히 이 모든 것에 의문에 품기 시작한다. 과연 잭 하퍼는 자신의 과거를 되찾고 황폐화된 지구에서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조작된 기억과 망각 속에서 그의 거대한 운명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오블리비언, SF적 서사를 뛰어넘는 시각적 비주얼과 공간 구현이 빼어난 SF물

영화 <오블리비언>은 제목의 의미처럼 '망각'을 다룬 SF 영화다. 사실 이런 소재는 색다른 건 아니다. SF물 자체가 디스토피아적 미래관이 차용되면서, 일견 과거의 기억을 지우거나 혹은 조작해 위기에 빠진 주인공을 그려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 또한 이런 걸 답습한다. 다만 '오블리비언'이 유난히 도드라져 보이는 건, 그런 잊어버린 기억 때문에 고뇌하고 괴로워하며 미치도록 망가져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아닌, 서서히 자신의 정체를 알아가는 한 남자의 '업무 일지' 보고서 같은 느낌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전투로봇 (둥글이, 아이들 장난감 바쿠칸스럽게 생겨먹은) '드론'을 수리하고 관리하는 일상이지만, 잭에게 있어서 이 놈들은 동지이자 적으로써 다가온다. SF 액션 영화라서 외계인들과 스펙타클한 액션을 기대했다면 오산이요, 오로지 한 남자와 그의 파트너, 불시착한 우주선에서 살아남은 한 여자, 그리고 비밀지하조직의 한 무리 인간들, 사실 영화에서 나오는 등장인물은 이게 다다. 

플롯의 뼈대가 되는 지구의 멸망과 인류 구원의 이야기임에도 그 형식은 거대 서사가 아닌, 이들에게 국한돼 펼쳐지는 한 편의 다큐물처럼 진중하게 세련되고, 사실적인 비주얼과 공간 구현으로 재현된 SF영화란 점에서 독특하다 할 것이다. 이미 수많은 SF물에서 본 듯하지만, '오블리비언'만이 내세운 낯설면서도 색다른 풍경은 가히 독보적이라 할 만하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구와는 완전히 다른 구름 너머의 세계 '스카이타워'의 모습은 말 그대로 세련된 SF적 파라다이스 모습이다. (나도 저런 집에서 살고 싶당) 잭과 빅토리아가 머무르는 집이자 사무실인 공간으로 구름 위에 떠 있는 그 곳에서 수영하는 둘의 모습은 가히 아름답다. 그리고 잭의 정찰기로 나온 '버블십' 또한 실제 무게가 2톤이 넘게 제작한 실모형으로, 하늘을 활공하는 모습은 SF적 감을 유지케 하는 장치로 제대로 활용됐다. 이에 준하는 전투로봇 '드론'의 모습 또한 상당히 무게감 있는 전투 씬을 선보일 정도로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166, 이 녀석 ㄷㄷ

2010년작 SF물 <트론:새로운 시작>으로 데뷔한 '조셉 코신스키' 감독은 그 전작의 명성답게 비주얼쇼크적인 측면으로 이 영화의 시퀀스를 하나 둘 창조해 냈다. 원작 동명의 그래픽노블 공동 작가이기도 한 그는, 이미지 형상을 좀 더 세련되면서도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때론 몽환적이고도 거대한 울림처럼 만들어 낸 것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관통하는 '황폐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자 했다는 그 아집은 제대로 관철시킨 셈이다. 톰 크루즈 또한 이번 영화를 위해서 장비 제작에 직접 참여하고 조정하는 등, 사실 원톱의 영화처럼 보이긴 했어도, 역시 그만의 아우라를 내뿜으며 영화 자체를 진중하게 만들었다. 물론 두 여배우의 호흡도 볼만. 결국 초토화되고 황폐화 된 지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것이 폐허처럼 느껴지지 않게 광활하게 펼쳐진 무대는 제한되고 축소된 함축적인 표현으로 더욱 도드라지며, 기대 이상의 시각적 만족감을 안겨줬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 만하다. 액션 일변도가 아닌, 한 편의 아름답게 황폐화된 지구에서 사투 보다는 자신을 찾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는 울림있게 다가온 것이다. 좀 더 색다르면서도 비주얼로써 감흥을 선사하는 장르적 변용에 나름 성공한 SF 영화가 아닐까. 더군다나 익숙한 '탐형'이라서 더욱 그렇다. 굳이 거대하지 않아도 좋다.

본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85633&mid=20168#t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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