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올드미스 배우 '김혜수'가 3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드라마 <직장의 신>. 이젠 40대로 들어선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건강미와 팜므파탈이 공존하는 매력을 간직한 채, 이번엔 직장 내에서 슈퍼능력자 '미스김'으로 나섰다. 전작 <광고천재 이태백>이 처참한 시청률로 막을 내린지라, 바로 바통을 이은 그녀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일본 드라마 '파견의 품격'을 리메이크, 국내 실정에 맞게 각색한 '직장의 신'은 계약직 여사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유쾌한 로맨틱 생존 드라마라는 소개. 김혜수가 맡은 여주인공 미스김은 124개의 자격증을 소유한 슈퍼 능력자로 직장 상사마저 쩔쩔매는 계약직 직원으로 나온다. 사회적으로 아직도 이슈화 중인 그 '계약직'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슈퍼능력자 미스김의 캐릭터가 조금은 비현실적이라는 데 있다. 그게 드라마의 컨셉이라면 아니, 일드가 그렇게 그려내 더욱 가미를 한 것인지 몰라도, 좀 오버스럽다. 뜬금없이 이국 땅에서 CG스럽게 투우사를 하는 것은 물론, 취직 문자 받고 바로 귀국해 장류업계 1위 회사 'Y-Jang'에 비정규직 자발적 계약직으로 투신한 그 '저의'가 궁금해진다. 자칭타칭 슈퍼갑(甲)으로 그 정도 능력자면 회사에서 고액연봉 받고 자기 좋아하는 취미생활 마음껏 즐기며 나름 우아하게 살면 될 텐데. 미스김의 포지션이 의뭉스럽기까지 하다. 1회 첫 장면부터 시간을 거슬러 2007년 12월, 한 은행이 화재로 불타면서 그 현장으로 달려가는 미스김이 보였다.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그녀를 그토록 세상 끝으로 내몬 어떤 상황 설정인가. 계약서에 사인한 사항만 해대는 잡일 위주에 상사 눈치 안보고 칼퇴근 하고, 못 고치는 게 없는 맥가이버에 포크레인 중장비까지 몰며 밤에 살사댄싱 비슷한 춤실력까지. 그녀가 못하는 건 무엇일까. 이런 직원이 현실에도 있을 수 있는지, 꽤 블랙코미디다운 설정들이다.
그것이 드라마적으로 표출돼 묘한 매력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까칠해 보이는 무뚝뚝한 말투는 물론 냉랭한 표정으로 일관하며, 회사를 살리고자 해외에서 급파된 실력파 장규직(오지호) 팀장과 마찰을 초반부터 보이며 그녀는 소위 '게기고' 있다. (일개 계약직이 이게 가능해?) 개인적으론 원작인 일드 '파견의 품격'을 안 봐서 모르겠지만 세트와 메인 에피소드, 캐릭터들은 그 결을 유지했다는 평들이다. 그런데 다소 과장된 연출 때문인지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슈퍼능력자 김혜수의 '미스김'은 주위 캐릭터들과 다르게 붕 떠 있는 느낌마저 든다. (혼자서 개콘 찍는 분위기?!) 뭐, 예상 가능하게 직장 내에서 일을 통해서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며 종국엔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진다는 흔한 타입이긴 해도, 당장 김혜수의 키치적인 캐릭터 색깔 때문이라도 '직장의 신'은 당분간 주목을 끌지 않을까. 어쨌든 진중함 보다는 가벼운 터치로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엔 괜찮은 '블랙코미디'로 포장된 직장 내 생존 분투기는 그렇게 포문을 연 것이다. 그것은 메인 포스터 3종 세트만 봐도 딱 느낌이 온다. 더 이상 언급할 것도 없다.
여담이지만, 이런 김혜수 미스김이 판타지적 캐릭터로 회사에서 버티며 자기 멋대로 한다면,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는 정유미가 맡은 정주리다. 그녀야말로 우리시대 취직에 목숨 건 젊은이들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가까스로 취직해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시키는대로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직장 내 위치, 그게 현실 아니겠는가. 영화 <내 깡패같은 애인>처럼 비슷한 역할이긴 해도, 그녀야말로 이런 역에 나름 甲이다. 개인적으로 정주리를 응원하고 싶다.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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