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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 간만에 재미난 궁중암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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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여인네들의 궁중 암투사를 그려낸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이 지난 주말부터 전파를 탔다. 기실, 공중파에서 방영되는 게 아니라서 큰 인기와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하지만, JTBC만의 관록을 과시하듯 소위 '케이블스런' 재미와 선정성(?) 등으로 초반부터 나름 화제다. 동사에서 전작 <인수대비>를 만들었던 정하연 극본과 노종찬 연출이 두 번째로 합작한 정통 사극으로, 이번엔 세조가 아닌 인조 시대가 배경이다. 인조라.. 성군도 아니요, 내세울만한 치적도 없는 광해군 정권 말, 불만을 품고 있던 세력들이 무력정변을 일으킨 인조반정으로 정권을 잡은 능양군 인조. 정묘호란과 병자호란 등으로 나라를 위난에 빠뜨리며 청태종 홍타이시 앞에 무릎을 꿇은 '삼전도의 굴욕'을 당한 군주로 후세는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장남 소현세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비정한 아버지까지, 인조는 그런 왕이었다. 그렇다면 인조가 주인공일까? 아니다.

제목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을 보듯이, 여긴 궁중 여인네들의 암투가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 주인공은 정비나 계비도 아닌 일개 후궁에서 귀빈까지 올라간 조씨, 바로 소용 조씨(김현주)가 주인공이다. 장남 소현세자와 둘째 봉림대군(효종), 인평대군을 낳고서 일찍 죽은 인렬왕후 한씨 이후, 15살에 왕후로 책봉된 장렬왕후 조씨와 안주인같은 귀인 장씨가 버티는 궁궐내 라인에서, 일개 후궁 소용 조씨가 그 사이에 끼어 들어와 인조의 총애를 받으면서 벌이는 암투사가 관통한다. 즉, 왕의 씨를 잉태해 자신의 아들을 왕으로 세우려는 소용 조씨와 그녀를 왕께 상찬해 역성혁명으로 왕좌를 차지하려는 권신 김자점(정성모)이 악역으로 존재감을 과시, 권력욕에 빠진 이들의 구중궁궐내 암투가 제대로 펼쳐지는  것이다. 그래서 나름 기대가 크다. 이미 1,2화가 지난 주말에 케이블 전파를 타면서 이래저래 화제가 되었고, 어제(30일) 3화 또한 볼만했다. 이에 간단히 강호식으로 극화해서 한 번 정리해 본다. 당분간 주말 저녁엔 '궁잔'을 닥본해야겠다. ~
 


때는 1637년 1월 20일. 인조는 세자와 함께 남한산성 서문으로 나가, 한강 동편 삼전도(서울시 송파구 삼전동에 있었던 나루 이름)에서 청 태종에게 무릎을 꿇고 신하의 예를 갖추는 '삼전도의 굴욕'을 겪어야만 했다. 치욕스런 역사적 그 장면이 1회 처음부터 보는 이의 가슴을 울분케 만들고 먹먹하게 만들었다. 요즈음 브라운관에서 자주 뵙는 이덕화옹의 굴욕스런 인조의 모습은 정말 제대로였다.



아바마마의 그런 굴욕을 지켜보는 소현세자는 굳게 다짐한다.
'내 기필코, 이 굴욕을 갚고야 말테다. 이 조선을 부강하게 만드리라.'



시간을 잠깐 거슬러 올라가, 2화에서 다뤄진 장면이다. 광해군 정권 말, 인조반정으로 나선 능양군 이종. 김자점이 정권 탈취 과정에서 좌불안석에 불안해하는 능양군에게 말한다. "어서 결정하시지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 알았네. 나가세." "좋습니다. 저만 따르시지오."



시간은 다시, 삼전도의 굴욕을 당하고 조정으로 돌아온 인조를 찾아가, 신의 불찰을 용서해 달라는 도원수 김자점.



이에 인조는 내가 너 때문에, 네가 청나라 군대에게 제대로 응수하지 않는 바람에 이 모양 이 꼴이 됐다며 김자점을 개 패듯 팼다. 그러고 나서 그를 저기 무인도 같은 곳으로 유배시켜버렸다.



아.. 권력의 무상함이여. 나, 김자점 이렇게 무너지고 말 것인가. 어떻게든 살아서 돌아가야 하나니..



한편, 인조는 삼전도의 굴욕을 잠시라도 잊고 싶은 듯, 그만의 장기인 색을 밝히며 여인을 탐했다.
"이제부터 왕인 내가 널 요리해주마. 이 붓이 너의 몸을 핥아주리라. 흐흐흐.."



시아버지 인조가 그렇게 궁궐 내에서 정신 못 차리고 여색을 탐할 때, 세자빈 강씨는 청나라 심양 땅에 부군 소현세자와 함께 볼모로 잡혀왔다. 그녀의 올곧고 바른 성정 때문인지 그렇게 좌절하지도 않았다. 그들이 오랑캐라지만, 배울 게 많다며 말 타는 법부터 직접 밭까지 일구는 등 그는 위민할 줄 하는 준비된 왕후였다. 1화에선 자신의 아기에게 모유 수유하는 모성애 장면이 그대로 노출돼(?) '궁잔'은 화제의 포문을 열었었다.



본 사극에서 조연급 배우들이 많지만, 눈에 띄는 캐릭터는 소용 조씨의 어머니로 나오는 한옥 역에 정선경과 권력에 기생하는 의원나부랭이 이형익 역에 손병호가 있다. 이들은 벌써 2화에서 배를 맞추며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됐고, 이형익은 나름 중요한 인물이다. 왜냐? 나중에 소현세자 독살설에 그 이름이 후대에 거론됐는데, 당시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뤄서 세간의 학자들은 소현세자의 죽음이 인조가 의원 이형익을 시켜서 이뤄진 일이라 추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손병호 특유의 넉살(?)이 잘 표출돼 볼만한 캐릭터를 만들었다. 한옥의 딸 '얌전'의 허여멀건한 종아리를 훔쳐보고도 침을 꿀꺽 삼키는 등, 이형익은 그런 인물인 것이다.



소용 조씨로 주인공 '얌전' 역에 김현주. 절대 얌전하지 않는 캐릭터로,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고, 소위 캔디형에서 진화된 그녀는 당차고 야멸친 구석이 있는 여자다. 그래도 정인남 남혁과의 사랑을 싹틔우고 싶지만, 이것도 싶지 않다. 역적의 아들과 소실의 딸로 만나 '우리 이대로 사랑하게 해 주세요'를 외치기 전에 헤어질 판이다. 왜? 얌전이가 궁궐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사실 소용 조씨는 중요한 역사적인 인물은 아니다. 왕들만 알기도 벅찬데, 왕의 정실과 계비 후궁까지 일반들이 다 어떻게 알겠는가. 그녀도 흔한 왕의 여자일 뿐이다. 그런데 본 사극은 그런 '왕의 여자' 컨셉적인 재미를 충족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인조 시대에는 어떤 정비와 계비 그리고 후궁들이 있었는지, 기록의 단상 위에 그네들이 낳은 자식들을 가지고 권력 암투를 혹은 그 과정으로 가는 단계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제가 '꽃들의 전쟁'이지 않는가. 이미 죽은 인렬왕후는 장성한 아들 셋을 남겼고, 그중에 소현세자와 세자빈 강씨의 버팀 속에서 귀인 장씨와 붓터치로 승인을 받은 후궁이 있는 사이에 얌전이가 궁궐에 들어오면서 얘기는 본격화된다. 김자점이 유배지 섬에서 살아 돌아와 조기의 여식 얌전을 색계(色計)로 이용해 다시 한 번 재기를 노렸고, 언질을 받은 김상궁이 미리 손을 쓰면서 얌전은 어느 곳에 불려가 신체검사를 모두 마쳤으니, 얌전한 고양이는 이젠 부뚜막에만 오르면 된다. 인조의 후궁이자 지독한 악녀로서 조선 최고의 팜므파탈 소용 조씨. 그래서 그녀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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