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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모범적인 재난영화의 스케일과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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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워>는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표방한다. 그것도 장르가 뻔해 보이는 '규모의 영화'라 할 수 있는 '재난'을 소재로 하고 있다. 얼핏 제목부터가 70년대 대히트를 쳤던 재난영화의 고전중 하나, 미국의 <타워링>을 본뜬 듯한 인상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한국형 빌딩 재난물이다. 불가항력인 화산과 태풍, 지진 등의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가 불러온 화재참사. 그 속에서 인간 군상들은 살고자 발버둥치며 사투를 벌인다. 그게 재난영화의 특성이자 우리가 봐온 흔한 그림들이다. 그래서 <타워>는 그만의 '종특'을 그대로 유지하고 전개시킨다. 아니, 모나지않게 교과서적으로 재난영화의 ABC를 다 보여준다. 그것도 '모범적'으로.. 전작 <7광구>를 통해서 투자대비 씁쓸함을 제대로 맛봤던 '김지훈' 감독이 다시 메가톤을 잡으며 이번엔 정성스럽게 절차탁마의(?) 기분으로 내놓은 재난영화 <타워>. 바다가 아닌 우리가 사는 건물, 그 초고층 빌딩 타워스카이에서 화재참사가 어떻게 벌어지고 과연 누가 살아남았을까. 그게 이 영화의 직관적 포인트다.



2012년 크리스마스.. 가장 행복한 순간 벌어진 최악의 화재참사!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반드시 살아야한다!  
최악의 화재 속,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초고층 주상복합빌딩 타워스카이의 시설관리 팀장인 싱글대디 ‘대호’(김상경)는 사랑하는 딸 ‘하나’(조민아)와 함께 멋진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기로 약속한다. 대호가 마음에 품고 있는 타워스카이 푸드몰의 매니저 ‘윤희’(손예진)는 바쁜 ‘대호’를 대신해 잠시나마 ‘하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한편, 전설로 불리우는 여의도 소방서의 소방대장 ‘영기’(설경구)는 결혼 후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내와의 데이트를 약속한다.모두가 행복한 그 날 저녁,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리고 있는 타워스카이에서 예기치 못한 화재 사고가 발생하는데…

영화 시작부터 화재를 보이진 않는다. 당연히 그래왔듯 평온하고 일상적인 주인공들의 모습을 담백하고 훈훈하게 보여준다. 싱글대디이자 딸바보 대호는 타워스카이 시설관리팀장으로 제 일을 묵묵히 하는 스타일. 그러면서 푸드몰의 예쁜 매니저 윤희를 사랑하면서도 말을 못하는데 그래도 둘은 호감을 갖은 사이. 그 사이 건물에 문제가 생기면서 스프링쿨러가 작동되지 않는 상황과 한편에선 소방대원들의 망중한을 묘사하며 서서히 참사 속으로 들어갈 차비를 한다.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108층 초고층 주상복합빌딩 타워스카이에선 연말 크리스마스 파티 준비로 헬기까지 몇대를 동원해 눈까지 뿌리는 이벤트를 벌이게 되고, 결국 이게 화근이 되고 만다. 강풍으로 인해 헬기에 매단 큼지막한 제설장비가 빌딩 창가를 덮치면서 순식간에 큰 화재가 일어나고, 불길은 순식간에 중간층을 화마 속으로 몰아넣는다. 그 속에 갇힌 사람들, 과연 이들은 그곳을 탈출할 수 있을까? 이때부터 영화는 재난영화의 스펙타클로 내달린다. 마치 미션을 수행하듯이..



이 영화의 주인공 삼인방은 여러차례 홍보됐듯이 설경구와 김상경 그리고 손예진이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티켓 파워의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실미도><해운대>를 통해서 천만을 이끈 배우 설경구의 투입은 꽤 흥미로운 대목. (3번째로 천만이 가능할까? 등..) 이번엔 그가 소방대원 캡틴으로 분전하며 화마 속에서 사투를 제대로 벌였다. 어떻게 보면 그가 메인격이라 할 수 있지만, 이 영화는 딱히 누가 주인공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군상들의 사연을 역어내며 재난 속 사람들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치중했다. 물론 재난영화의 비주얼도 무시할 수 없는데.. 아무튼 의외로 이 영화에 대해서 호불호가 있는 가운데, 개인적인 소견이기도 한 타워의 장단점(?) 5가지를 모아봤다. 물론 지극히 감상평이다.



1. 제일 관심이 가는 건 볼거리 중 하나인 스케일과 CG는 좋은 편이다. 재난영화라면 누가 뭐래도 우선 볼거리. 자연재해든 인재든 참사가 벌어지고 그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죽어나가고 살아나는지 그 현장을 생생하게 지켜보는 맛(?)이 영화 속에 녹여있어야 한다. 그 점에서 '타워'는 충실하다. 천 여컷 넘게 정교한 CG 작업을 통해서 그려낸 재난의 비주얼은 나름 생생하고 현실적이다. 헬기가 실었던 제설장비의 충돌부터 소방대원들이 발화지점을 찾아가 불을 끄는 장면, 특히 초반에 사람들이 살고자 발버둥치며 엘레베이터에 떼거지로 타면서 결국 화마 속에서 통구이가 되는 장면은 현실적 공포감을 그대로 전달했다. 그외 주인공들이 살고자 곤드라를 타고 아래층으로 이동하는거나, 살얼음판 같은 타워브릿지를 건너는 장면, 그외 물탱크가 터뜨린 수중신까지.. 쉴새없이 재난의 연속을 나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2. 주인공들의 조합도 괜찮다. 다만, 홍일점 손예진의 역할은 꽤 미흡한 편. 그도 그럴 것이, 재난영화에선 여주인공들이 보통 '민폐'로 전락하기 마련인데, 여기선 그런 민폐도 아니게 소위 존재감이 없다. 화염 속에서 김상경의 딸내미와 붙어 다니면서 조력자 역할 정도로, 그녀는 사실 화염을 피하기 바빴다. 물론 후담으론 찍느라 고생을 했겠지만서도.. 그렇게 본다면 설경구의 소방대원 영기 역이 제대로다. 화재가 일어난 날 비번임에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베테랑으로서 화염과 사투를 제대로 벌였다. '해운대'에선 물을 피하기 바빴지만, 그는 화염과 제대로 싸우며 종국엔 살신성인의 자세까지 감동의 쓰나미를 안겼으니 여자들은 흑흑 모드.. 김상경 또한 시설관리팀장으로서 빌딩을 속속들히 아는 전문가다운 면모를 보이며 딸을 구하고자 애쓰는 부정애까지 선보였다. 물론 손예진도 구해야했고..

3. 조연들 배치는 좋으나 코믹 유도의 강박이 보인다. 소방대원 중 하나인 김인권의 등장은 딱 눈에 보이는 설정이다. 그는 화마 속에서도 베짱좋게 농을 칠 정도로 유쾌한 캐릭터. <해운대>에선 쩌리급 캐릭터로 빅재미를 선사하더니 여기선 존재감도 있게 선사. 주방장 선후배로 나선 박철민 김성오의 캐릭터도 그렇다. 박철민 특유의 애드립과 화재시 김성오가 애인과 엘리베이터 안에서 탈출할 때 "왜 이렇게 엉덩이가 커"하는 장면은 실소를 머금케 한다. 그 와중에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는 건지.. ;; 그외 화마 속에서도 찾아온 신도들과 함께 "주여! 할레루야"를 주야장천 코믹하게 외친 로또 당첨자 이한위의 코믹도 극과 상충돼 보여 실소 수준이다. 이렇게 사람들이 죽고사는 화마 속에서도 개그를 선보인데 여념이 없는 건 영화니까 가능한 '강박'이 아니였을까. 너무 진중하면 재미 없을까봐서..

4. 재난영화의 모범 답안처럼 묘사된 정공법 전개. 딱히 반전이 있을 수 없는 게 또 재난물이다. 막판에 이게 꿈?! 정도가 아니라면, 화마를 잡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고, 또 살고자 도망치는, 그 화마를 잠재우는 대량의 물폭탄까지.. 종국엔 '기시감'이 드는 장면들로 꽉꽉 채워져 있다. 대신 지루하지 않게 볼거리를 충족시키며 마치 놀이동산의 기구를 타는 것처럼 재난의 액션들이 좋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전개에 있어 이거 잡았으면 다음 것 터지고 해결하는 게임의 미션처럼 전개돼 창의성은 없어 보인다는 점. 여기에 웃음과 감동의 코드까지 버무려야 하는 강박에서 묘사된 그림들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고급스럽게 만들지 못하고 오락물로 그친 느낌이 짙다.

5. 그래서 <타워>는 볼거리 충만의 '오락' 재난영화다. 화재참사가 안겨준 그 속에서 사투를 통한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한 존엄을 논하기 보다는,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어떻게 사람들이 도망치고 죽는지, 종국엔 어떻게 살아남는지 영화적 연출을 통해서 재미 보장을 담보로 한 스케일이 큰 영화라는 점이다. 순제작비 130억대로 의외로 소소하게(?) 들어갔음에도, 이 정도로 볼거리 위주로 뽑아냈으면 모나지 않게 모범적인 한국형 재난영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의외로 비주얼적 스케일도 잡았고, 재미와 신파까지 선사한 강박에서도 오락적 재난물로 무난. 이것이 총체적인 소견이다.

과연 '타워'가 타오르는 흥행에 불길을 계속 지필지 귀추가 주목된다. 손익분기점 오백만은 넘을까..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83250&mid=19269#t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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