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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 뜻밖의 여정, 뜻밖의 어드벤처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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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게도 2000년대 들어서 <해리포터>와 함께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진수를 보여준 <반지의 제왕> 시리즈. 변함없이 이 시리즈를 지켜온 수장 '피터 잭슨'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으며 반지 원정대에서 60년 전으로 회귀한 이야기로 돌아왔으니 <호빗 : 뜻밖의 여정>이다. 그래서 대다수가 '프리퀄'(Prequel : 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 이라고 한다. 혹자는 때론 아니다, 스핀오프격의 '리부트'라고도 한다. 어쨌든 그런 변용적 형태를 차치하더라도,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통해서 판타지한 어드벤처 세계를 제대로 보여준 피터 잭슨. 그에 의해 또 탄생된 영화 '호빗'은 반지의 제왕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처음엔 보잘것 없는 원정대가 꾸려지기 전, 호빗이라 불리는 '빌보 배긴스'의 60년 전 이야기를 담아냈으니 이것은 또 다른 모험 이야가 아닐 수 없다. 즉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기대하지 않았던 불현듯 찾아든 여행.. 그 모험담의 서막이 이번 호빗 1편에서 펼쳐진 것이다. 그것도 뜻밖의 어드벤처 재미를 선사하며 스크린을 생생하게 수놓는다.



모험을 떠나자! 새로운 세상을 만나자!

호빗족 ‘빌보 배긴스’(마틴 프리먼)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회색의 마법사 ‘간달프’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는다. 오래 전 난쟁이족의 영토였지만 무시무시한 용 ‘스마우그’에게 빼앗겨 지금은 황무지로 변한 동쪽의 ‘외로운 산’ 에레보르 왕국을 되찾기 위해 함께 떠나자는 것. 어쩔 수 없이 전설의 용사 ‘소린’이 이끄는 13명의 난쟁이족과 함께 고블린과 오르크, 흉악한 괴수 와르그, 마법사들과 마주쳐야 하는 위험 가득한 여정에 오른다. 외로운 산에 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고블린 동굴에서 일행과 떨어져 헤매던 빌보는 그의 일생을 뒤바꿔놓는 존재인 ‘골룸’과 마주치게 되고, 골룸과의 수수께끼 대결 중에 대단한 힘을 지닌 골룸의 보물 ‘절대반지’를 얻게 된다. 험난한 여행의 길에서 빌보는 그 동안 자신도 몰랐던 용기와 능력을 발견하지만, 바로 그 절대반지로 인해 아직 짐작도 못할 중간계의 거대한 운명에 휘말리게 되는데…

영화 초반은 사실 지루하다. 런닝타임이 무려 2시간 40여분 정도로 꽤 길다. 3시간이 아닌 게 다행일 정도.. 그런데 초반 50분은 큰 액션없이 불라불라 떠드는데 치중한다. 초반의 이런 걸 참아내야 뒤에서 어드벤처 액션의 재미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어느 평화롭던 난쟁이 왕국이 망하자, 60년 전 임에도 더 늙어보이는 건달프 마법사가 찾아와 그 왕국의 재건에 같이 동행하자며 제안. 그 제안에 갈피를 못잡던 호빗족 빌보의 상황 묘사가 초반에 치중한다. 결국 그 여정에 동참하기로 하는 50분 타임이 지나고부터 재미나고 스펙타클한 어드벤처가 펼쳐진다. 물론 중간에 상황 설명과 전개에 필요한 토킹어바웃이 나오지만, 어쨌든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아니 무너진 왕국 재건에 나선 소린 왕자와 그를 따르는 열댓명의 난쟁이들과 함께 산넘고 물건너서 고생담은 그렇게 펼쳐진다. 물론 자의반타의반 이 모험에 동참한 빌보의 성장담과 함께 그려지며, 결국 좀비처럼 생겨먹은 오크족의 한방을 막아내며 소린에게도 인정받는 호빗이 되고 마는데..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수많은 보물 속에 잠든 무시무시한 드래곤이 있는 그곳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호빗' 시리즈는 반지원정대의 60년 앞선 이야기로 프로도의 양아버지이자 삼촌 '빌보 배긴스'가 난쟁이족의 잃어버린 왕궁을 탈환하려는 왕자 소린의 모험에 동참하면서 겪는 끝없는 위협과 고난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반지의 제왕' 전편이 주인공 프로도를 중심으로 하는 반지원정대가 문제의 절대반지를 되돌려 악의 원천을 없애버리려는 끝없는 난관의 연속이었다면, 이번 '호빗'도 난관이긴 해도 모험 자체에 중점을 둔 어드벤처의 느낌이 짙다. 현란한 전투와 전쟁씬 보다는 북유럽 신화에 기인한 것인지 몰라도, 각종 괴물 크리쳐 등장이 스크린을 압도한다. 전투력 강한 요정들은 물론 삼형제 괴물 트롤부터 그렘린스러운 고블린의 소굴들, 돌덩어리들 스톤 자이언트와 좀비스런 늑대개를 타는 오크족까지.. 난쟁이 똥자루만한 넘들이 이런 괴물들과 맞서 싸우는 장면은 롤러코스트를 넘나들듯 정신없다. 그러면서 죽는 애 하나 없는 불편한 진실과 위험에 처할 땐 간달프신의 마법지팡이 한번 휘두르면 서광이 비추면서 만사 오케이 모드.. ;;

어쨌든 이들이 액션 어드벤처는 꽤 생생하게 볼만하다. 더군다나 이번 '호빗'에선 영화사상 최초로 선보이는 하이 프레임 레이트(HFR) 기술을 선보이며, HFR은 1초에 48프레임, 즉 기존 영화 프레임의 2배를 담아내며 사람의 눈으로 실제 이미지를 보는 것과 가장 흡사한 촬영방식으로 생생한 영상을 화면에 구현한 기술이라는 전언처럼.. 한마디로 모습들이 "살아있네" 되시겠다. 개인적으론 비록 2D 디지털로 봤어도 그 느낌은 생생했으니 3D나 HFR로 본 이들은 ㄷㄷ인가..



특히 극 중에서 이런 생생한 모습 뒤에 감춰진 카리스마를 보여준 '소린' 역에 '리처드 아미티지'. 잘 모르는 배우이긴 해도, 끝까지 버티면서도 자신의 왕국을 잃고 오크족 우두머리의 팔을 베며 죽였나 싶었지만, 다시 찾아온 오크족에게 칼을 뽑아들고 덤벼들 땐 <300>의 '제라드 버틀러' 저리가라다. '소린'이야말로 일당삼백 모드.. 그런 그가 목숨을 구해준 호빗 '빌보'를 인정하며 부둥켜 안았으니 남은 건 의기투합인가..



그러면서 이 영화에서 반가운 건 바로 마이 프레셧스를 외쳤던 피골이 상접한 눈크고 늙은 아이 '골룸'의 등장이다. 반지의 제왕이 뜨고 나서 수년간 개그의 단골소재로 이용할만큼 우리에겐 익숙한 캐릭터다. 안 그런가? 반지 원정대가 절대 반지를 얻게 되는 과정 속에서 골룸이 반지를 갖게 된 그림과 그것을 빌보가 어떻게 손에 넣게 되었는지 등이 펼쳐진다. 더군다나 재밌는 건 빌보와 골룸이 수수께끼를 통해서 서로가 생사를 쥐락펴락 하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어째 골룸의 측은함이 묻어나는 게.. 앤디 서키스, 이분의 '모션 캡쳐' 연기는 역시 발군이다. 골룸, 아직도 살아있네..

'반지의 제왕' 프리퀄로 뜻밖의 어드벤처 재미를 선보인 '호빗', 시리즈 기대..

아무튼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다 봤던 못봤던 '골룸'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혹은 제대로 이 시리즈를 덕후스럽게 팠던 지간에 이 영화가 갖는 포지션은 판타지의 '대중성'에 있다 하겠다. 낯설지 않게 그려낸 그런 전개와 스펙타클한 비주얼로 각인된 형상들이 우리네 머리속에 아직도 잔재돼 있는 것. 그래서 궤를 같이한 '호빗'의 작품이 낯설지 않은 이유다. 이미 소문대로 '반지의 제왕' 프리퀄 의미로써 돌아온 <호빗: 뜻밖의 여정>은 프로도의 삼촌 빌보가 사악한 용 스마우그에게 왕국을 뺏긴 난쟁이족 원정대에 합류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흥미진진하게 펼쳐놓는 어드벤처 모험담이라 할 수 있다. 그것도 뜻밖에 동참하게 된 여정이라서 그런지, 빌보의 여정은 불가피함과 더불어 개인적인 모험에 가깝다. 마지막엔 빌보가 이 여정에서 비로소 인정받는 영웅(?)으로 탄생하는 절차까지 수순을 그럴싸하게 밟는다. 전체적으로 J.R.R.'돌킨' 원작의 짧은 이야기임에도 짜임새있게 부풀려진 스토리와 플롯은 거대한 3부작으로 재탄생을 예고했다.

특히 이번 1편을 통해선 '피터 잭슨'의 아집이 그대로 녹아들듯 영화 사상 최초로 48 프레임으로 촬영해 나온 영상부터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신기원을 구축한 셈. 그렇다고 개인적으론 영화 자체가 거대하고 웅장하다는 느낌은 없다. 그렇다고 마냥 소소한 것도 아니다. '반지의 제왕'의 이야기로부터 60년 전 중간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는 그 플롯처럼, 딱 모나지 않게 중간적인 느낌이 짙다. 국내 포스터엔 "판타지의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고 홍보했지만, 새로운 판타지 보다는 기존 '반지의 제왕'이 누렸던 10년의 세월동안, 이젠 잊혀질 즈음에 불현듯 다시 나타나 판타지 어드벤처 향수를 자극한 '호빗'이 아니였을까. 그렇게 뜻밖의 여정은 뜻밖의 어드벤처로 스크린을 누비며 피터잭슨의 연출력은 수시로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했다. 각종 리얼한 CG와 특수효과는 물론 48프레임이라는 기술적 성과만을 과시한 게 아니라, 반지원정대의 프리퀄로써 다가와 볼거리를 이야기 속에 잘 스며들게 꾸며져 '호빗'의 여정은 그렇게 서막이 올려진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3부작일까.. 그 무서운 드래곤을 처단하고 끝낸다면 2부작으로 되지 않을까?! 혹시 '반지의 제왕'처럼 3부작 짝을 맞출려고..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68073&mid=18711#tab

그래서 '호빗'의 향후 시리즈 여부를 좀 찾아봤다. 1편 '뜻밖의 여정'에 이은 2편은 제목이 <호빗: 스마우그의 페허>로 2013년 12월 개봉 예정이고, 3편은 <호빗: 또 다른 시작>이라는 제목으로 2014년 7월 개봉할 예정이란다. 특히 2013년 12월에 개봉할 2편 <호빗: 스마우그의 페허>는 1편에서 여정을 떠난 빌보와 간달프, 13인의 난쟁이족이 마침내 도착한 에레보르 왕국을 되찾기 위한 무시무시한 용 ‘스마우그’와의 전쟁을 그린다. 1편에서 ‘스마우그’와 ‘강령술사’ 역으로 잠깐 출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는 전언. 또 호빗 시리즈의 완결판으로 2014년 7월 개봉 예정인 3편 <호빗: 또 다른 시작>은 주인공 빌보가 호빗 마을로 무사 귀환하게 되는 여정과 더불어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면서, 올랜도 블룸 등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후문이다. 결국 이미 합은 다 짜여져 있다는 거..

과연 '호빗'의 험난 여정이 계속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해 보면서.. 왓슨형 고생이 많당..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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