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장면만 본다면 중국의 전통에로물 '옥보단' 아니면 '금병매'인가? 제목부터 '중드' 역사물처럼 뽑아낸 SBS 새 수목드라마 <대풍수>에서 이런 장면이 나올 줄이야.. 마치 (성인)케이블에서나 봄직한 정사신이 뜬금없이 짧지만 임팩트하게 나와 시청자들 뇌리에 각인됐다. 역시 시방새는 달랐다. 이런 서비스까지 날려주시는 센스라니.. 과거 그 오현경이라 더욱 잘 어울렸던 어쨌든 대풍수 첫방에서 단박에 기억나는 장면은 달랑 이거 하나?! 그래도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사극인지라, 간단히 정리하면 딱 세가지 포인트.
1. 공민왕 원년에 캐굴욕 상황 묘사 속 이인임이 권세에 뛰어들며 이빨을 드러냈다?!
2. 동륜과 영지가 자미원국을 찾아 떠나며 개고생의 서막을 열며 주인공 지상 낳기 밑장 깔기
3. '아포칼립토'스럽게 야인처럼 변장한 산적수괴 이성계의 등장. 나.. 이성계라 하오.
4. 번외로 위 장면처럼 이인임과 수련개의 짧지만 강렬했던 베드신. 가족끼리 봤으면 대략난감..
이렇게 대풍수는 첫회부터 주요 그림들을 나름 스피드하게 때로는 산만하게 전개시키며 주목을 끌었다.
먼저 본 드라마의 기획의도를 보더라도 항상 플롯은 좋다. 아니 거창하고 창대하다. 특히 사극일수록 그런 삘은 좀더 가오를 잡는 편. 그런 점에서 '대풍수'도 여타 다르지 않다. "조선 건국의 비하인드 스토리"라며 한마디로 조선 건국 과정에서 활약한 점쟁이들 아니 도사들의 활약상을 담은 사극이다. 배경은 '신의'처럼 공민왕 때부터 출발, 여말선초를 배경으로 하면서 태조 이성계를 중심으로 조선 건국 과정에서 활약한 도사들에 주목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드라마인 것이다. 그리고 드라마를 관통하는 핵심은 바로 우리의 전통 정서인 '풍수지리'가 깔려있다. 얼마나 많은 도사들이 나올지 모르겠으나, 우선 주인공 목지상(지성)을 비롯해 태조 이성계를 도운 무학대사(안길강)까지 공홈 캐릭터에는 나와 있다.
자, 그렇다면 1회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해 보는데, 실시간으로 보고서 끄적인 것을 감안해 주시길.. ;;
요동정벌의 기치를 내걸고 진격하던 이성계 장군께선 지상과 함께 개경을 보고서 '그래.. 우리가 수도를 접수해볼까나 하셨다'는 그 유명한 '위화도회군' 초반의 상황을 그리며, 공룡과 시조새인지 이무기인지 온갖 잡것들이 나라들면서 퓨전사극의 위용을 보여주며 거창하게 포문을 열었다. 때는 바야흐로 '충'자 돌림의 6명의 왕중 4번째로 가장 폭군에다 음주가무에 능통했던 공민왕의 친형 충혜왕 시절의 자미원국의 신탁 얘기를 들려주고, 동륜은 입이 무거운 자로 은밀히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는 어느 나이드신 신탁녀의 말씀. 자미원국은 쉽게 인간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신성불가침이라 더욱 조심하라는 언질과 이번 답사에서 찾을거라는 신탁이 있었다 등, 그 흔한 신탁 떡밥이 처음부터 나왔다.
도탄에 빠질 백성을 구하고 외세로부터 고려를 지키고자 초개와 같이 일어서 나선 서운관의 생도 동륜이 자미원국을 찾아 길을 떠나는데.. 이상한 숲속의 기운이 느껴지면서 이게 바로 풍수지리의 서막인가?! 늑대개를 닮은 CG스런 짐승들의 추격으로 궁지에 몰리며 무협지스런 설정은 벌써부터 시작.. 동굴 속에 들어간 동륜은 굴을 나오자마자 자신 앞에 펼쳐진 넓은 산세을 보고 호연지기를 느끼고, 바로 명당의 기운을 보고 엎드려 절을 올리니.. 좌청룡 우백호스런 위용에 땅을 파보니 묘자리가 나왔다. 50년 후에 나올 기세다, 지금은 때가 아니니 아무때나 파질 말라는 묘석의 글귀. 바로 끌려와 고문을 당한 동륜은 그렇게 이용당하고 그 정보에 대해서 침묵했다. 원래 천기누설은 말 그대로 누설하면 바로 시망이기에..
때는 1352년 공민왕 원년으로 건너뛰고, 저잣거리의 백성 들 특히 젊은 여자 아낙네들을 잡아가는 현장이 그려졌다. 드디어 등장한 이인임 역에 카리스마 조민기느님.. 끌려온 새색시를 데려가겠다고 남자가 하소연하자 뽑아든 칼로 죽이는 잔인함을 드러냈다. 그리고 바로 무예 곡예(?)집단의 무술시범이 펼쳐지면서 휘황찬란한 고려 왕실의 위엄을 보이는데.. 이미 원의 속국이 된 그 자리에서 공민왕은 그저 황제국의 신하일 뿐이었다. 안하무인 원의 사신 앞에서 호위무사가 사신의 칼에 죽는 꼴을 지켜보며 참으로 거시기한 상황이 벌어졌는데.. 이건 뭐.. 한편의 연극무대스런 퍼포먼스도 아니고.. 원의 속국이라는 상황 설정이 어째 처음부터 포스좋게 나왔지만 다소 컽 멋만 든 느낌이랄까. 그런데 이런 현장을 목도한 영지라는 처자가 나서다가 참수를 당할 위기에 처하지만, 이진이 바로 죽지는 않을 터. 바로 공민왕이 빼주면서 동륜을 설득해서 자미원국을 찾아달라 하는데.. 여튼 당시 고려의 상황이 그려졌던 것.
그런데 이인임과 오현경의 정사씬이 난데없이 짧고 임팩트하게 그려지면서 하악.. 저 위의 짤처럼..
분명 둘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을까. 그냥 쾌락의 육체적 정으로 맺어진 사이인가.. '왕자를 지키려고 고려 여자들을 공녀로 바치고 호위무사 대표가 죽었다. 이게 고려왕의 현실이다'며 이인임은 그런 우국충정(?)의 마음으로 자신이 권세로 나서기로 한 것인가? 그리고 이런 이인임을 꼬득여 자신의 출세욕과 욕망의 화신으로 분전한 수련개는 바로 고려의 국모 아니 '국무'다. 이인임의 내연녀이자 조력자로써 이정근의 친모. 어쨌든 수련개 역을 맡은 오현경이 오랜만에 드라마에 컴백한 장면. 한때 잘나가던 시절이 있었던 이 여배우의 이젠 아줌마스런 귀환이 어떤 연기적 포스를 보여줄지 주목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맞수로는 이승연이 맡은 '영지'가 있는데..
아무튼 1화의 요약된 줄거리는 왕명을 받든 서운관 생도 동륜은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하고 외세로부터 고려를 지킬 힘을 줄 자미원국을 찾아 떠나고 천신만고 끝에 그 터를 찾게 됐다는 거. 그런데 그 터에 대한 정보를 감추며 도망자 신세로 전락. 한편, 원나라의 횡포와 친원파들의 전횡에도 속내를 감춘 채 때를 기다리던 공민왕은 영지에게 자미원국의 용맥도를 찾아오라고 명한다. 하지만 수련개는 영지를 흠모하는 이인임에게 용맥도를 찾는 즉시 영지를 죽이라고 언지를 내리는데.. 첫회부터 이렇게 갈등은 증폭됐다.
대풍수 첫방, 고려왕실 상황과 자미원국 찾기, 낯뜨거운 베드신과 야인 이성계 등장
특히나 동륜은 영지와 함께 자미원국을 찾으러 가는 길에 도망치며 둘의 러브모드 발동. 그렇게 그들은 생사고락을 함께 하게 되면서 주인공 지상을 낳게 됐으니 바로 느낌이 온다. 구도가 그려져.. 사극에서 첫 출발은 주인공의 출생부터 다루어진다는 점. 그러면서 중요한 비밀이나 엄청난 정보를 가지고 거대한 운명 앞에 놓인다는 설정 등, 목지상은 그렇게 태어난 것이다. 바로 풍수지리에 도가 큰 젊은 실력파 동륜 아들 지상과 권세가 이인임의 아들 정근의 대립 구도, 영지와 수련개 두 여자의 반목, 공민왕을 주축으로 한 고려왕실을 둘러싼 이들 암투는 다소 뻔하게 그려지게 될 터. 이후 '우왕-창왕' 그리고 마지막 공양왕까지 갈지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아무튼 여기서 빠진 중요한 인물이 하나 있으니 바로 동륜과 영지가 동생을 찾으러 갔다가 어느 이상한 '아포칼립토'스런 야인들에게 잡히는데.. 그들의 수장은 누구? 바로 이성계였다. 조선 건국의 아버지 태조 이성계를 이렇게 무협스럽게 그리다니 아무리 변방의 무인 출신이라도 이런 설정은 역시 시방새답다. 이성계의 아비 이자춘이 북방 여진족 출신이라는 설도 있긴 한데.. 아니면 쌍성총관부 때문에 원나라 관리로 출신성분이 문제?! 어쨌든 <동이>에서 깨방정 숙종의 이미지를 벗고 이번엔 아들 이방원 못지않은 포스를 보여준 이성계 역을 지진희가 맡으면서 주목을 끌었던 게 사실. 그리고 이렇게 야인의 수괴로 등장한 이성계는 어느 산채를 들이치면서 1화는 그렇게 매조지됐다.
이것이 대풍수 1화의 내용이다. 나름 기대를 하면서 실시간으로 적어 놓은 걸 아귀를 맞추며 정리해 봤는데.. 사실 1화는 기대에 다소 못미쳤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는듯 좀 산만하게 전개돼 어수선한 느낌이 짙다. 중간에 뜬금없이 조민기와 오현경의 강렬한 베드신까지 나와서 주목까지 끌었던 '대풍수'였지만, 전설의 명당이라는 자미원국을 찾아 원의 속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고려 말의 상황 속에서 동륜과 영지가 낳은 목지상은 이성계를 도와 어떤 활약을 할지 앞으로 주목되는 상황. 더군다나 36부작으로 나름 길게 가는 드라마로써 또 블록버스터 사극의 위용답게 스케일은 크다 하겠으나, 마치 <용의 눈물> 프리퀄 같은 느낌으로, 우리식 정서를 감싸는 '풍수지리'에 대해서 얼마나 사실감있게 전달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물론 '착한남자'를 누르고 수목극의 강자로 올라설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대풍수'의 서막은 그렇게 올려졌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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