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욕망적이거나 아니면 어떤 복수를 그려내는 드라마에는 항상 불청객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야 재밌으니까..) 잘 흘러가는 그림과 구도에 찬물을 끼얹는 그런 역할 분담에 대한 설정샷이 그렇다. 그게 친지든 아니면 친구든 혹은 선후배든.. 그런 포지션은 주인공을 제대로 궁지로 몬다. 자의반 타의반 그렇게 주인공의 어려운 상황을 그려내는 이런 악역들의 존재감은 주목 받으며 눈길을 끌어왔던 것. 그런 점에서 이번 <착한남자>에서 조연급으로 출연한 박시연의 오빠로 나온 한재식 역의 '양익준'의 존재감이 그러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악랄한 불량스런 씬은 의외로 실망.. ;;
강마루를 어디 룸빠로 불러내고선 포문을 연다. 잘지냈냐는 사정이 짧게 지나간 후, 니가 살인해 해. 웃기지마라.. 내 동생 죄를 뒤집어 쓴거 다 안다. 내가 도와줄테니까.. 니 복수까지 도와줄테니.. 재희 그년이 어디있는지 데라며 마루를 겁박한다. 그러면서 우린 같은 편이다. 그렇게 노려보지 마라. 재희, 그년 때문에 인생을 종친 인생들인데 이대로 물러서며 안 되지. 그러자 강마루도 지지 않는 포스로, 재희 누나 근처에 얼씬만 해봐. 예전에 나 강마루 아니거든.. 나, 사람 죽인 거 맞아. 어차피 손에 묻힌 피, 또 한번 못 묻힐 것 같애 하면서.. 한재식의 멱살을 잡고 제대로 눌려버렸다. 처음엔 영화 <똥파리>에서 보여준 것처럼 포스 좋게 나오나 싶더니만.. 금방 꼬리를 내린 설익은 양익준의 존재감이라니.. 헐.. ㅎ 그래도 한번에 물러나면 안되지.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뜯어먹기 전문이지. 암..
결국 재희에게 또 다시 전화를 걸어 8년 만에 오빠가 찾아왔다며 다시 겁박에 들어간 한재식. 그렇게 변신한 강마루만 믿고 까부나며 개 한마리 제대로 키웠다며, 니를 제대로 쉴드치던데.. 근데, 오해하지마라. 재희야, 오빠는 너를 진짜로 사랑한다. 피를 나눈 오빠 보다 그 놈이 더 하겠냐며, 오빠랑 만나서 지난 얘기를 하면서.. 말하는데 뚝뚝.. 전화는 그렇게 끊겨버렸다. 양익준은 그 자리에서 맛폰을 집어던지며 세 번째 출연을 예약. 다음에 좀더 세게 좀 해봐라.. 입으로만 협박하지 말고, 영화 '똥파리'처럼 제대로 욕설과 폭력으로 보여주란 말이지. 감독 출신의 배우? 아직은 공중파 연기가 낯선 건지, 긴장한 탓도 있지만 좀더 악랄하게 세게 나올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박시연가 벌벌 떨 정도로.. 왜.. 예전에 <미스 리플리>에서 이다해를 제대로 겁박한 김정태처럼 말이다. ㅎ
자, 이야기를 계속 해보면.. 두 여주인공의 대립은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핵심이다. 젊은 계모와 젊은 딸.. 6~7살 차이나는 언니동생 뻘같은 이 사이에는 애당초 정(情)이란 게 없다. 법적으론 모녀지간이지만, 절대 살가운 모녀지간이 될 수 없다. 양쪽을 무너뜨려서 올라서려는 욕망적 인물들이다. 회사 경영권 특히 지난 번 리조트 사업권을 두고서 한치의 양보도 없이 신경전 싸움을 했지만, 결과는 한재희 승. 머리까지 천재남자 강마루의 경영권 하루 특강으로 나름 도움을 받으며 서은기가 이기나 싶었다. 하지만 너무 나대는 꼴에 아버지 서회장에게 제대로 찍힌 그녀 입장에선 무리수였다. 그래도 물러나지 않고, 계속 한재희에게 잽을 날리는 서은기였다. 이에 맞서서 그 잽을 제대로 받아치며 물러서지 않는 한재희. 서로가 독스럽게 구는 신경전의 양태가 계속되면서 결국 서은기가 당분간 집안에 갇힌 신세가 되고 마는데.. 참으로 힘든 나날의 연속이다.
젊은 사모님 한재희는 이 드라마에서 가장 욕망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위 '공홈'의 시놉시스를 보더라도, 아니 그간에 펼쳐내고 전개된 그림만 보더라도, 그녀는 자신의 살인죄를 뒤집어 쓴 사랑하는 연하남을 버리고 돈과 명예를 쫓은 인물이다. 수 년이 흘러 다시 그를 만나면서 다소 흔들리며 그에게 동정표를 던졌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비지니스였다. 여기에 서은기가 그와 노는 꼴을 마냥 지켜볼 여건이 될 수가 없었다. 한때 사랑했던 남자에 대한 애증까지 뒤섞이며 강마루를 이상하게 옥죈다. 10억을 가로챈 넘으로 만들어 버리고, 자신의 앞길에 방해가 되는 이 남자에 대해서 거침없는 채찍과 당근을 쓰며 그녀만의 욕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 영화 '간기남'의 젊은 사모님 '김수진' 역처럼 여기 드라마 속 '한재희'도 욕망의 팜므파탈로 무한 변신중이다. 하지만 그런 변신은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는 게 흠.. 좀더 지켜봐야할 듯 싶다.
그런데 이런 욕망은 도리어 당장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올 판이다. 안 변호사(김태훈)와 급감정에 빠져서 저지른 집앞에서 키스 장면을 알게 된 서회장 때문에 궁지로 몰리게 생겼다. 서회장이 말 그대로 두 연놈을 30년 이상 깜방에서 썩게 하겠다며 발끈한 것. 젊은 아내를 데리고 살면 항상 이런 게 문제긴 문제. 자신은 이미 늙어 버리고, 어느 젊은 놈팽이랑 그렇게 놀아나면 늙은 회장님은 열받기 마련이다. 물론 진부한 설정이긴 해도, 그래도 남편으로써는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아무튼 회장님의 충견이자 몰래 사모님을 연정했던 안변도 궁지로 몰렸다. 그리고 보니, 다들 궁지로 몰리는 중이구만.. ㅎ
서은기는 지금 강마루에 푹 빠졌다. 강마루가 어떤 인물인지 서서히 알아가며 아니 이젠 다 알았다. 젊은 엄마 한재희랑 과거에 놀아났음에도, 제대로 똥 밟았다며 나 그렇고 그런 놈이라고 마루가 밝혔어도, 애써 외면한 척, 마약같은 이 사내에 빠져든 서은기였다. 회사에서 입지가 좁아진 상태에서 기댈 언덕을 찾은건지, 이 시크하고 독한 여자의 애정전선의 모양새는 다소 전투적이다. 이 남자가 자신에게 왜 접근했고, 정말 날 사랑했는지가 중요하지 않게, 계산된 접근에 개 엿같은 격정이라며 잠시 휘둘렸다고 마루에게 자책했던 그녀였다. 그렇게 그녀는 마루를 잠시 잊기로 했다. 하지만 이건 현재의 모습이자 세거나 쿨한 척 하는 포지션이다. 전작 '공남'의 문채원을 잊어달라면서 제대로 마성이 느껴진다며 빨아대는 호평들이 쏟아지는 지점들이다.
아무튼 이런 예쁘장한 처자 입에서 걸한 입담은 쉬지않고 강마루에 쏟아내며 급기야 쓰러지고 마는데.. 지병을 앓던 이 여자의 연일 계속된 술 퍼마시기가 병을 악화시킨건지 피곤함에 지친 서은기는 제대로 쓰러졌다. 그렇다면 그녀는 이젠 뇌손상을 입으면서 기억상실 크리로.. 하지만 이런 현장에서 만난 한재희 사모님께서 은기를 차에 싣고 가고, 용역 깡패를 시켜서 죽곤죽이 되도록 강마루를 훌씬 패주고서 공갈협박에 다시는 서은기를 만나지 말라고 요청하는 한재희 사모님. 이 여자가 진정 미스터 강을 사랑했던 여자라 할 수 있을까.. 서회장의 지시라 했어도, 이 정도로 강마루를 제대로 열받게 만드는 한재희의 포지션은 악녀 그 자체다. 나중에 얼마나 당할려고.. 그전에 앞서서 언급했듯이, 서회장이 제대로 물고 늘어지면서 궁지로 몰린 재희였기에 앞으로가 더욱 주목된다.
이렇게 어제(3일) '착한남자' 속 남녀 주인공들은 나름 궁지로 몰리며 주목을 끈 한 회였다. 지난 주부터 드라마 자체가 탄력을 받으며 수목극 1위로 올라서더니, 이번 주부터는 눈길을 끌만한 요소들이 충분했다. 젊은 사모님 한재희는 강마루를 삼류스럽게 깡패를 들여서 겁박했지만, 안변과 나눈 키스 한방이 서회장에게 들킨 상황에다, 돈 뜯어내려 나타난 다소 설익은 막장 오빠 한재식의 등장으로 궁지에 몰리고 있다. 특히 당분간 마루를 잊고자 쉴 타임으로 집안에 갇혀버린 서은기가 주목. 결국 '공남' 속 박시후를 만나로 가는 기세로 집을 탈출해 빗속을 뚫고 강마루를 향해 달려간 그녀였다. 그 넘의 미친 사랑의 감정이 무엇인지.. 여자가 체신머리도 없이 말이야. 하지만 대사가 와닿게 눈물고백에 순애보가 느껴지는 주목된 7회 엔딩씬이었다.
'착한남자' 속 주인공들 각각 궁지로 몰리며 그 사랑 앞에서 파고를 예상..
"일본에서 그쪽하고 했던거 첫키스였다.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마음껏 말해본 것도 처음이었다.. 내 29 인생 전부 합쳐서... '사랑해요 서은기씨' 나 그렇게 가슴떨리는 고백도 처음 들어봤다. 그쪽 덕분에. 강마루란 남자 때문에 일어나고 숨쉬고 살아있는 일이 처음으로 좋아졌다. 그래서 지금 내 유일한 소원은 그쪽하고 매일 마주 보면서 매일 사랑한다 말하고 매일 사랑한단 고백을 듣고 매일 같은 꿈을 꾸면서 아이도 낳고 아이도 키우고 그렇게 함께 늙어가는거다. 가능하냐?" <- 이건 기사용 대사, 아래는 실시간으로 보면서 적은 대사인데 큰 차이는 없다.
"나, 그거 첫 키스였어요. 그쪽하고 일본에서 했던 거.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말해본 것도 처음이었어요. 내 29살 전부 인생을 합쳐서.. '사랑해요 서은기씨' 그렇게 가슴 떨리는 고백도 처음 들어봤고, 강마루 남자 때문에 일어나고 숨쉬고.. 처음으로 좋아졌어요. 그래서 지금 내 유일한 소원은 그쪽하고 매일 마주보면서 매일 사랑한다 말하고 사랑한다는 고백을 듣고, 매일 같은 꿈을 꾸면서 아이도 낳고 키우면서 그렇게 함께 늙어가는 거예요." 캬.. 이 여자 제대로 강마루 홀릭중이다.
이 남자에게 모든 걸 걸었다. 이런 진심어린 고백 앞에 강마루는 아무런 말없이 서은기를 끌어안으며 보듬었다. 그리고 이걸 빗속에서 지켜보는 한재희 사모님. 어쩔끼여.. 멜로 드라마의 정석이자 제대로 몰입감이 쩌는 엔딩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정말 '착한남자'가 제대로 필을 받고 있는건지, 오래만에 몰입하며 제대로 지켜본 한회였다. 여기에 갈수록 세 명의 주인공들 모습이 적응 되가는 그림들이라 더욱 그렇다. 사랑과 야망 그리고 배신과 복수.. 이 쏠라닥질의 사각편대는 어떻게 흥미롭게 전개될지 수목극 1위로 올라선 '착한남자'는 그렇게 진행중에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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