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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이븐, '에드가 앨런 포'를 담기엔 벅찬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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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역사적 위인을 한 편의 영화에 담기란 쉬운 게 아니다. 나름의 업적을 세운 공을 차치하더라도 오롯이 그만의 생애를 조망한다는 게 어디 쉽겠는가.. 전기 형식의 다큐로 혹은 드라마 타입의 시리즈로 가도 부족할 판이다. 특히 한 편의 영화에서 담아내는 경우라면 이건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래서 위인의 한 지점을 노리고 파고든다. 그래야 승산이 있다. 즉 그 인물의 특성과 생애 중에서 가장 임팩트한 부분을 건드려줘야 그림이 나온다. 영화 <더 레이븐>은 바로 그 부분을 건드리며 주목을 끌었다. 추리소설의 창시자로 불리며 우울과 몽상가로 대표되는 다크스런 남자, 알코중독에 빠져 살며 마흔 살에 젊은 생애를 마친 위대한 천재소설가자 시인 '에드가 앨런 포'(Edgar Allan Poe, 1809년 1월 19일 ~ 1849년 10월 7일)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포가 실제로 죽기 전 행방이 묘연하게 '레이놀즈'라고 중얼거리며 빈사했던 그 비밀스런 부분을 스크린으로 옮겨놓으며 팩션적으로 결말을 그린다. 나름의 헌사라 봐야할까.. 그런 포 역엔 '존 쿠삭'이 완벽하게(?) 변신해 생의 마지막을 그렸다. <콘 에어>, <1408>, <2012> 등 친근한 이웃집 중년 아저씨의 포스를 보여준 '존 쿠삭'이 10kg 감량에 도전해 완벽하게 '에드가 앨런 포'로 변신하며 열연을 펼쳤다는 후문이다. 어떻게 닮아 보이는가..

아무튼 포는 스크린으로 부활했다. 40년의 짧은 생애 동안 불우한 환경 속에서 알코중독에 빠지며, 우울과 몽상으로 가득했던 그의 생애는 한마디로 어둡고 드라마틱하다. 영화는 그 지점을 제대로 파고들었다. 19세기 미국의 암울했던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내 전체적으로 다크스럽고 그로테스크한 맛까지 풍기며 고딕스럽게 그리고 있다. 여기에 헐리웃 자본과 시스템이 들어간 '미스터리 스릴러'의 흥미로운 장르적 연출과 잔혹스런 고어까지 담아내 눈길을 끌었다. 한마디로 '미스터리 잔혹스릴러'라는 점.. 



그렇다면 그전에 영화제목 '더 레이븐'(The Raven)의 뜻은 무엇일까? 포가 쓴 가장 유명한 시의 제목으로 '갈까마귀'를 뜻한다. 즉 그를 대표할만한 어떤 상징성으로 볼 수가 있는데.. 얼핏 죽음을 의미하듯 검은 옷을 즐겨입은 포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가 아니였나 싶다. 어쨌든 영화는 실제 죽기 전 5일간 행적이 묘연했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와 함께, 그가 썼던 작품들을 모티브로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고 해결하는 범죄 스릴러로써 천착된다. 즉 포의 주요 소설들을 모티브로 '모르그가의 살인사건', '함정과 진자', '붉은 죽음의 가면'에 나왔던 내용들이 연쇄 살인범의 살인 도구가 된다는 독특한 설정에서 출발하는 영화다.

최초의 추리소설가 에드가 앨런 포, 천재소설가의 상상을 훔친 거대한 연쇄살인이 시작된다!

최초의 천재추리소설가 에드가 앨런 포(존 쿠삭), 어느날 그의 소설을 그대로 모방한 기괴한 연쇄살인이 일어나게 되고, 베테랑 살인전문 수사관 필즈(루크 에반스)는 포와 함께 살인범을 찾아 나선다. 그러던 중 살인마는 포의 연인인 ‘에밀리’를 납치하고 그에게 메시지를 남긴다. “너와의 게임을 요청한다! 연인을 살리고 싶거든 내가 주는 단서를 인용한 소설을 내일 아침 신문 실어야 한다”는 것. 살인마는 포의 소설 속 살인을 그대로 인용한 시체들을 단서로 도심 곳곳에 숨겨두게 되는데,,,  과연 포는 연인을 살릴 소설을 쓰고 연쇄살인범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위 장면을 보면 창작열에 불파는 포를 만날 수 있을 거라 예견할 수 있지만.. 이건 연쇄살인범에 쫓겨서 어쩔 수 없이 그가 주문한대로 소설을 쓰고 있는 장면 중 하나다. 영화의 지점은 그걸 노렸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그의 소설이 살인을 부르고 그 단서들을 조각모음식으로 정리하며 연이은 사건을 추적하는 식이다. 사이코패스인지 몰라도, 범인은 포에 대한 일종의 숭배가 들어가 있다. 여기에 포의 연인 에밀리까지 납치해 가뜩이나 불안한 성정의 포를 흔들어 놓는다. 혼자서 사건을 해결하기엔 벅차다. 그래서 살인전문 베테랑 수사관 필즈(루크 에반스)가 가담해 중심적으로 활약한다. 어떨땐 포 보다 필즈가 주인공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필즈 역은 어디서 봤나 싶었는데, 최근작 <신들의 전쟁>에선 '제우스' 역, <삼총사 3D>에선 '아라미스' 역으로 나온 '루크 에반스'.. 나름 포스가 있는 게 매력적이다.



'더 레이븐', 우울과 몽상가 '에드가 앨런 포'를 오롯이 담기엔 부족한 스릴러..

어쨌든 포의 소설이 연쇄 살인범의 범행으로 재현되고 이런 모방범죄가 미궁 속에 빠지며 포의 연인을 구하기 위한 노력이 펼쳐지는 전형적인 추리극 형태의 스릴러로 내달린다. 하지만 그런 스릴러도 그렇게 임팩트하지도 심지어 중반엔 루즈함까지 있어 흥미를 떨어뜨린다. 연쇄살인에 죽어나간 사체의 모습과 널판지 위에 누워서 배가 두동강이 나버린 '쏘우'스런 장면을 빼고는 살인극의 묘사도 대단치는 않다. 납치된 애인은 영화 '베리드'를 오마주하듯 관속에서 나름 고생을 했지만 연인의 존재감은 미흡했다. 나중에 범인이 밝혀지는 것도 뜬금없이 툭 던져 버리는 식이라 이래저래 긴장감이 오르질 않는다. 분명 미스터리 스릴러를 표방했음에도 잔혹했던 몇 장면 빼곤 '에드가 앨런 포'를 전면에 내세웠음에도 그의 작품이 살인도구로 사용했던 흔적은 곧바로 휘발돼 버린다. 그의 소설을 모르는 관객을 위한 배려도 없이 포라는 위명 앞에서 작아진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영화는 포가 견지해온 스타일과 흡사하게 진중하면서도 그런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하듯 고딕스런 자태를 뽐냈다. 비슷한 시대적 추리극으로 기존에 모양 빠지듯 재밌게 동분서주한 '로다주'의 <셜록홈즈> 같은 추리활극 시리즈와는 느낌이 확 다르다. '더 레이븐'은 나름 심각하다. <닌자 어쌔씬>과 <인베이젼> 특히 <브이 포 벤데타>를 연출한 '제임스 맥티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며 그런 비주얼적 분위기를 한층 살리며 고딕스런 스릴러를 지향했다. 하지만 우울과 몽상의 대표적 문인 '애드가 엘런 포'라는 존재감은 '존 쿠삭'이 열연 했음에도 낯선 연기스런(?) 모습에 찰지진 못했다. 필즈 수사관 역에 루크 에반스가 더 각인될 정도로 어울려 보인다.

결국 영화가 연쇄살인범을 쫓는 추격의 스릴러 양상을 띄었지만, 포의 마지막 생애에 미스터리한 부분까지 연결시킨 고리는 그의 죽음을 그럴 듯하게 포장하기엔 웬지 아쉬움이 남는다. 이른바 '팩션'스릴러를 지향했지만 '에드가 앨런 포'를 오롯이 담기엔 무언가 벅차고 힘들어 보이는 느낌이 서려있다. '더 레이븐'은 그저 '애드가 앨런 포'를 전면에 내세워 언급한 수준에 그쳤다. 형식은 '미스터리 잔혹스릴러'로써 포는 그렇게 극에서 던져놓듯 그려진 것이다. 그럼에도 위대한 작가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는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82487&mid=17898#tab

그나저나 2년 전 컬렉했던 <우울과 몽상>을 다시 끄집어서 몇 개의 에피소드를 읽어봐야겠다. 

책 소개 : http://mlkangho.egloos.com/105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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