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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뿌리깊은 나무', 드라마와 다른 점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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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부터 장안의 화제로 떠오르며 수목의 '뿌요일'을 책임지는 사극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제대로 캐릭터화한 이른바 '석규세종' 대 밀본의 '정기준'과의 대결 양상으로 압축되는 가운데 이 이야기는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렇다면 많이들 알려지고 궁금해 하는 원작 소설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소위 '뿌나' 팬이라면 당연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책이 드라마화 되고 인기 드라마가 책으로 나오거나 혹은 영화로 만들어지는 등, 인기있는 작품들은 여러 방식으로 우리네 이야기의 살을 찌우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정명 작가의 동명의 원작소설 '뿌리깊은 나무'는 드라마와는 일견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개인적으로 드라마에 맞춰서 이번에 원작의 1권에 이어서 2권 초반까지 읽게 됐는데, 그래서 나름 정리해봤다. 원작소설과 드라마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또 책의 내용은 어떻게 전개되는지 등 그것을 간단히 추스려서 5가지로 정리하면 이렇다. 물론 아래의 내용은 드라마 '뿌나'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가정하에 쓴 것이고, 여기에 원작까지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많이 공감가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




1. 책은 온리 '강채윤'이 주인공이다.

그렇다. 원작소설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바로 겸사복 강채윤이다. 그런데 알다시피 드라마는 그렇지 않다. 한석규가 분한 세종 이도가 극의 중심을 잡고 이른바 '석규세종'에 의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지만 책에서 이야기의 중심이자 전개되는 과정에는 항상 강채윤이 있다. 하급말단 관리지만, 그는 고군분투하며 여러 난관에 부딪히는 등 궐내에 일어난 집현전 학자들 살인사건을 조사해 나간다. 드라마가 '허담-윤필-장성수' 순으로 죽어나갔다면 책에선 역순이다. '장성수-윤필-허담' 그리고 '정초'라는 판서까지 죽음을 당하면서 전개된다. 이 모든 것이 며칠 사이에 벌어진다. 그러면서 이들 죽음에 마방진 숫자놀음의 의문과 음양오행설과 같은 것이 관련돼 있어 주목을 끄는 방식이다. 즉 살인이 예견된다고 해야되나.. 어쨌든 책에선 강채윤이 8할을 맡고 있을 정도로 비중이 높다. 드라마와는 다르게..

2. 밀본의 정기준 같은 건, 책에서는 아예 나오질 않는다.

이것이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 아닐까 싶다. 원작을 따와서 만든 드라마에서 극화시킨 인물 바로 밀본의 수장 '정기준'.. 드라마는 역사 속 임팩트했던 실존 인물 '삼봉 정도전' 선생의 유지였던 '재상총재제'를 받든 사대부의 비밀 결사조직 '밀본'을 만들어냈다. 그러면서 그 밀본이 세종 이도와 대립각을 세우며 집현적 학사들을 죽이고 심지어는 글자 반포에 생사를 걸어 반대하는 등, 드라마를 이끄는 중심 축이기도 하다. 하지만 책은 그런 밀본이라든지 정기준 같은 인물의 언급은 전혀 없다. 연이은 학자들 죽음이 이야기의 기본 축으로 전개되면서 그 배후 세력을 밝혀 나가지만, 정기준 같은 허구적 인물은 없다. 과거 이야기로 돌아가 정도전 선생의 언급은 간혹 있어도 '밀본'같은 건 없다는 거. 드라마 '뿌나'가 만든 최대의 픽션인 셈이다.

3. 역사적 인물에 대한 묘사가 좋다. 이순지, 최만리 등..

이 부분은 책만이 가지는 묘한 매력이다. 드라마는 다소 평면적으로 캐릭터화 하면서 그 인물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만, 책 속에서 나오는 인물은 그 사람들의 모습은 물론 학식과 스타일을 제대로 소개한다. 그래서 꽤 끌리는 인물 이야기로 빠져들게 만든다. 특히 집현전 학자들 중에서 많이 나오는 인물은 바로 산학과 역학에 도가 튼 서운관 '이순지'다. 집안도 좋았고 출세가도를 달렸지만, 그는 산학과 천문 등에 빠져 사는 등 인간과 우주 만물에 대해선 공자 저리가라다. 그래서 강채윤에게 이번 살인사건의 연결고리가 되는 지점을 언질해 주기도 한다.

한편 집현전 초기 학사를 지내며 말년에 대제학까지 오른 '최만리'.. 두말하면 잔소리요, 그는 역사의 기록처럼 세종 이도에게 글자 반포에 대해서 상소문까지 올려 극구 반대했던 인물이다. 여기 책에서도 그는 보수적인 정통 경학파의 수장으로 동료이기도 한 부제작 정인지의 실용경세파와 맞서는 인물로 나온다. 그러면서 같은 라인의 직제학 '심종수'도 엮어서 그려내며, 문종의 세자시절 스승으로써 10여 년을 가르친 내막까지 최만리 이야기 등이 소상하다. 대신에 드라마에서 최만리는 간혹 비추긴 했어도, 책에서는 그 살인사건의 배후처럼 알게 모르게 묘사되는 등, 아주 임팩트하게 나온다.



4. 전형적인 범인을 쫓는 추리소설 양상을 뛴다.

드라마 '뿌나'도 그랬다. 초기에 집현전 학사들 '허담-윤필-장성수'가 연이어 죽어 나가면서 겸사복 강채윤이 그 사건을 파혜쳐 나가는 양상.. 하지만 중반부터는 밀본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급기야 3대 본원 정기준이 실체를 드러내며 석규세종과 대립구도 양상으로 치닫는 게 현재 드라마의 구도다. 그런데 여기 책에서는 밀본 자체가 없다보니, 온리 강채윤이 살인사건의 주범과 배후를 쫓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전형적이고 고전적인 추리소설 기법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에 역사 속 이야기다 보니, 현세와는 다른 색다른 증거 자료, 특히 비서고에 얽힌 책 이야기와 관련된 배경 묘사 등이 눈에 띄게 묘한 매력을 준다. 다만 이것을 탐문 과정에서 전해들은 채윤의 시각과 생각에서만 펼쳐지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주인공 강채윤의 활약상을 중심으로 잘 펼쳐내고 있다.

5. 세종 이도 보다는 세종시대의 치세가 언급된다.

이건 드라마의 '승'이라고 봐야할까.. 지금 드라마 '뿌나'에서 '석규세종'은 완벽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겸사복 강채윤이 아니라.. 그가 그려내는 감정선은 분노와 절제, 그리고 고뇌와 번민 등이 복합적으로 상충돼며 다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른바 '한석규'의 힘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에 자신이 만든 글자를 가지고 연이은 반대에 부딪치며 궁지에 몰리는 등, 세종 이도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가 극의 중심으로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거. 하지만 책은 이런 이도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 1권 중반 이후 잠깐 나오는 등, 이도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는 없다. 대신에 이도가 이끌었던 그 세종시대에 대한 치세가 언급된다. 이른바 문치력 이전에 여러가지 책이 나오고 이른바 산학, 역학, 천문, 농사, 화폐, 그리고 상업 얘기까지.. 당시 세종시대에 관련된 역사적 기록들을 책 하단에 각주 식으로 담아 지식의 보고처럼 전달해준다. 이 부분은 드라마와 다르게 꽤 유용한 정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원작소설과 드라마의 차이점을 5가지로 추스려 봤다. 물론 이게 정확한 답이 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드라마를 봤다면 또 원작소설까지 읽어봤다면 이런 차이점은 어느 정도 공감은 갈 것이다. 사실 이것 이외에도 몇 가지가 더 있긴 하지만, 큰 틀은 이게 아닐까 싶다. 아무튼 책은 분명 드라마와는 다르게 전개된다. 연이은 집현전 학사들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그와 관련된 범인과 배후 세력을 밝히는 데 주인공 강채윤을 중심으로 펼쳐진다는 게 주요 골자다. 그래서 지금 '석규세종'의 활약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드라마와는 꽤 큰 차이가 있다. 하지만 책이 주는 색다른 묘미는 바로 그 글속에서 펼쳐내는 또 다른 상상적 이야기의 세계다. 그렇기에 이번 원작소설 '뿌나'는 드라마와 다른 재미를 선사함이 명료해진다.

과연 범인은 누구였을까.. 2권 초반 이후를 틈틈히 달려야겠다. ~


뿌리깊은 나무 1 - 8점
이정명 지음/밀리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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