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에 있어서 흔하디 흔한 장르로서 낯설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 이 로코물은 갈마들듯 청춘남녀의 연애사를 넘나들며 보는 이들을 즐겁고 재밌게 때로는 감동까지 선사한다. 그런 점에서 '로코'는 부담없이 보기에 좋다. 그냥 생각없이 그들의 연애질을 재밌게 보면 그만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론칭된 KBS2 월화드라마 '빅'의 경우가 그러하다. 이견이 있을 수 있겠으나, 국민여신이라는 찬사부터 맨들의 로망이요, 영화 <시라노 : 연애조작단>의 히로인 '이민정'의 출연만으로 화제가 된 드라마였다. 여기에 그만의 색깔을 견지한 매력적인 남자 '공유'의 조합만으로도 본 로코물은 기본은 먹고 들어갔다. 차승원과 공효진 주연의 <최고의 사랑>을 통해 독고진 열풍을 몰고온 '홍자매'의 극본빨이라 더욱 기대가 됐던 것도 사실. 그렇게 드라마 '빅'은 벌써부터 화제가 됐다.

공식적으로 소개된 위의 드라마 정보를 보더라도, 내용이나 방송시간대 그리고 출연진까지 나름 꽤 블링블링하다. 두 주인공 이민정과 공유는 물론 차세대 아이돌 스타를 꿈꾸는 신예 '신원호'와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단박에 삼촌팬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수지'양.. 이외 독기를 품은 차도녀 스타일의 '장희진'은 물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동생같은 배우 '백성현' 군이 이민정 남동생으로 나와 눈길을 끈다. JTBC <인수대비>에서 도원군에 이어서 젊은 성종 역을 얼마나 잘 하던지.. 개인적으로 그를 알게 된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도 인상적이었다.
아무튼 이런 젊은 배우들 틈새에 낯설지 않은 중년 장현성과 무서운 아줌씨 고수희 출연도 볼만하다. 물론 이민정의 아버지 역 안석환의 능청스런 연기와 함께 오랜만에 출연한 그의 젊은 부인 역에 윤혜영도 반갑다. 이렇게 라인업은 꽤 좋은 편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청률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거. MBC '빛과 그림자'가 끝물 타임이라 채널고정권으로 시청률을 사수 중이고, 이미 시작된 SBS '추적자'는 정통 복수극 사회물로서 중장년층을 포섭한지라, '사랑비'에 이은 후속작 '빅'은 그 여세를 몰기엔 부족해 보인다. 월화극 경쟁에서 출발은 안 좋은 편인데.. 앞으로 치고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어쨌든 이리보고 저리봐도 '빅'은 로코물이다. 요즈음 말로 샤방샤방하니 블링블링한 게 제대로 코믹한 '로코물'을 지향한다. 그러면서 여주인공 이민정이 제대로 망가졌다. 기존에 보여주었던 여신의 포스를 버리고 허당끼 만발에 천하숙맥처럼 조신한 듯 맹하게 나오는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분했다. 좌충우돌하기에도 바쁘다. 때론 과도하게 귀여운 척을 떠는 모습에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드는 1회였다. 하지만 그건 캐릭터의 설정일 뿐, 소위 발연기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민정 처자의 연기력 논란이라니.. 웬말인가.. ㅎ

위처럼 보시다시피, 1회에서 이민정은 다채로운 팔색조 매력의 표정들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영화 '시라노..'와 '원더풀 라디오'에서 설정된 캐릭터 이미지 샷으로 그대로 갔다면.. 여기선 허당과 쑥맥 그리고 순수까지 오가며 남심을 끌어당겼다. 평생 배필이 될 소아청소년과 의사 남친에겐 조신하게 굴면서도, 학생 앞에선 "뿌잉뿌잉" 할때는 다들 뒤집어졌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로, 그녀 '길다란'은 그렇게 '빅'에서 모든 걸 던졌다. 한마디로 '러블리'한 게, 여배우의 이런 로코다운 변신이 반갑고 재밌어지는 근원적 이유다.

그렇게 1회(위 사진)는 이민정의 원맨쇼로 내달리며 말미에 본 드라마의 플롯인 '영혼 체인지'를 그렸다. 내용 소개처럼 30살 공유 몸에 18살 고딩 정신을 집어넣은 판타지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포석을 깐 거. 물론 현실을 떠나 있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이미 드라마 팬들은 대히티를 쳤던 <시크릿 가든>을 통해서 길라임과 주원의 제대로 된 연애사를 봤었고, '빅'도 그와 유사한 설정으로 주목을 끌었던 첫 회였다. 교통사고로 죽은 줄 알았던 남친 윤재 때문에 폭풍오열하던 다란 처자는 다시 살아난 그의 모습에 감사했지만.. 제자 경준의 영혼이 들어갔다는 걸 알고 '오 지저스'를 외쳤다. 그래도 어떻게 하랴.. 몸이라도 살았으니 다행이지 않겠는가.. ㅎ
2회(아래 사진)는 그래서 '공유'의 원맨쇼로 달린 한 회였다. 이른바 '고딩공유'가 돼 코믹을 넘나들었다. 정신은 고딩이요, 몸은 30살 매력남이지만, 내뱉는 말투와 모습은 영락없는 싸가지 고딩으로 윤재는 주목을 끌었다.1회에서 다소 밋밋하고 차분해 보였던 소아청소년과 훈남 윤재의 망가진 모습이 다채롭게 나오며, 1회 이민정에 이어서 공유가 제대로 빙의된 연기를 선보였다. 이러니 여자들이 '공유앓이'를 하는 게 아니겠는가.. 어쨌든 고딩이 되버린 공유의 좌충우돌하는 모습과 그렇게 영혼이 바뀐 애인을 돌보면서도, 앞으로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길다란 처자 이민정의 활약이 주목된다.

그래서 월화극 '빅'이 나름 기대가 되는 가운데, 뭐.. 시청률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라지만.. 아쉬움은 있을 수 있다. 강자로 나서기엔 '추적자' 분위기가 좋기 때문이다. 어쨌든 기존 로코물이 가지는 한계 중 하나, 그 흔한 '밀당'을 뛰어넘는 연인들 사랑의 세레나데가 어떤 위기로 다가오며 다시 재결합할 수 있을지, 뻔하면서도 지켜보게 만드는 '빅'이 되길 바란다. 착하고 순수하게 맹하면서도 러블리한 매력의 이민정과 고딩공유가 된 매력남의 찰진 조합이 어떤 시너지로 다가올지 계속 주목해 본다. 그나저나 삼촌팬들의 격한 사랑을 받는 수지양이 다음 주 3회부터 나온단다. 다란의 남동생 충식과 연결될 것 같은데..
수지는 고딩공유에게 말한다. "난, 너랑 꼭 결혼할꺼야.. " 이민정 앞에 강자가 나타났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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