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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나 19회, 석규세종 VS 정기준 입담배틀과 광평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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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예상대로 '뿌요일'을 책임지는 사극드라마 '뿌리깊은 나무'가 어제(7일) 19회에서 제대로 포텐을 터트렸다. 그렇게 애민하며 심혈을 기울여 만든 글자를 두고 '석규세종'을 계속 궁지로 몰며 옭아매던 사대부들의 비밀결사 조직 '밀본'.. 그 수장 정기준이 이도 앞에서 정체를 임팩트하게 드러내며 한껏 주목을 끌었던 지난 주 18회 마무리.. 그리고 이들은 보란듯이 19회가 시작되자마자 그 큰 바위 정륜암에 마주앉아 입담배틀을 시작했다. 드라마 상에서 찾아보기 힘든 한 컷에 20여 분을 할애할 정도로, 이들은 밤새 끝장토론을 작정한 듯 서로의 입장을 견지하고 서로의 정곡을 찌르며 움찔하게 만들었으니, 가히 한석규와 윤제문의 멋진 연기 대결이 펼쳐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이런 '정륜암의 입담배틀'을 뭐라고 정의지어야 할까.. 참으로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는데, 이런 정리가 가장 어렵다는..ㅎ


(니들이 내 글자의 심오한 뜻을 알아, 이 지랄맞은 놈들아.. 이도, 너의 글자는 욕망의 화신이다.. )

한 20여 분 지켜보면서 강호가 느낀 건 바로 '욕망 VS 질서'로 압축된 토론이 아니었나 싶다. 즉 정기준 입장에서는 이도가 파고 들어왔던 논제, 결국 '너희들은 기득권 유지에 이런 글자가 방해된다는 거 아니냐'에 대해서 정기준은 그건 기득권이 아닌 바로 '질서'의 문제다로 압축, 바로 이런 질서 속에 감춰진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사대부는 신분의 이름이 아니라 자질과 수양과 능력의 이름이다"고 밝힌 입장.. 하지만 이도는 "그런 사대부는 부패하게 될 것이며, 그 능력 만큼이나 욕망을 갖게 될 것이고 그런 욕망은 누가 견제하겠느냐. 고로 나는 백성으로 하여금 그 일을 하려한다. 백성이 힘을 갖는 새로운 균형조화를 이루려 한다”고 맞서며 일침을 가한다.

그러자 정기준은 정곡을 찌르고 들어온다. 그 욕망.. 즉 이도가 그 글자를 통해서 욕망을 꿈꾸거나 풀거나 통제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거다. 기준은 이렇게 묻는다. "그럼 백성의 욕망은? 누구라도 권력의 정점에 서면 만나게 된다. 그걸 만나면 공포에 질리게 된다. 그 욕망들이 모두 한꺼번에 풀어지면 세상은 지옥이 될 거다”며 동서고금을 막론한 종교들이 모두 이 욕망을 다스리려는 도구였다고 주장한다. 바로 이도의 글자가 욕망의 통제 체계를 무너뜨리려 한다는 거. 이에 이도는 “그게 왜 지옥이냐. 사람의 도리를 알고 성리학적 이상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맞서며 대변했지만.. 정기준이 허를 찌르는 그 욕망이라는 말에 석규세종은 움찔했다.

그러자 정기준은 또 파고 들어온다. “넌 백성이 이제 귀찮은 것이다”며 “넌 백성을 조금도 사랑하지 않는다. 한 사내가 여인을 사랑하여 집에 바래다주는 것이 아니라 칼을 하나 사서 쥐어주며 니가 지켜라 하는 격이다”고 공격했다.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이도에게 정기준은 “귀찮아하는 것이다. 이러고도 불행하다면 다 니놈들 책임이다, 라는 게 니 본심이다”고 덧붙이며 석규세종을 몰아세우는데, 정기준의 괴변? 비스무리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그 입장에 이도의 글자는 그렇게 '욕망'으로 변질되고 만다.
 
이에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그 현장에서 있던 무휼과 윤평 그리고 급작스럽게 달려온 채윤까지 나서며 칼을 겨눈 일촉즉발의 위기로 몰리던 그때, 협상가 소이가 나서서 중재하면서 셋을 세면 칼을 버리는 걸로 합의?하에 이들은 물러서게 된다. 참, 진중하게 나선 토론 현장에서 갑자기 웃긴 장면이 아닐 수 없는데.. 어쨌든 그렇게 정기준은 물러나면서 이도에게 또 집약적으로 한마디 던진다. "이도, 난 반드시 너의 글자를 막을 것이다." 이에 석규세종은 "막지 못할 것이다"로 응수.. 이렇게 이들의 입담배틀 속 위기로 몰린 군주와 신하는 1차전을 가열하게 끝내고 자신들의 근거지로 돌아갔다.


(밀본에 의해 납치된 광평대군.. 정기준은 이도와는 다르게 예를 갖추고 의미심장한 말을 하는데..)

곧바로 이도 쪽에선 윤허를 받아내 반촌 수색에 들어가고, 모두를 잡아들이며 밀본 정기준을 옥죄려한다. 그러자 정기준은 여기서 무리수를 두고 만다. 역사 속 훈민정음 반포 전에 죽었던-(생선가시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기에)-그 광평대군을 실제 드라마에서 정기준 손에 죽게 한 것이다. 어떻게 죽였는지는 안 나왔지만, 아니면 자결케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도가 만든 글자를 아는 자를 모두 죽이겠다는 그 불타는 결심에 첫 번째 희생양은 바로 광평대군이었다. 아버지 이도 못지않게 글자를 만드는데 옆에서 큰 힘을 기울여 온 광평대군은 글자를 찍어내려는 해례본 완성 전에 밀본에 납치된 거..

그러면서 정기준은 그에게 예를 고한 뒤 "조선의 선비로서 역사에 어떤 파렴치한 자리에 놓인다한들 상관없다. 주상께서 세상 모든 것 위에 글자를 놓았다면 나는 모든 것 위에 글자를 막을 것을 천명으로 삼았다"고 털어놓는다. 그리고 이어 "저의 불충을 용서하라. 또한 저 역시 천명을 마치고 대군마마께로 가겠다"며 자신의 임무를 완수한 후 자결을 하겠다는 뜻을 드러내는데.. 그렇다면 정기준도 죽는다?! 어쨌든 광평대군은 정기준의 말에 "네 놈은 절대 너의 천명을 마칠 수 없을 것이야. 아바마마의 글자를 아는 모두를 죽일 순 있겠지. 그 역병과도 같은 글자의 씨앗, 해례는 찾을 수 없을 것이다"고 가열하게 응수했다. 결국 광평은 마지막으로 글자에 대한 자부심과 아버지 이도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눈물을 드러낸 뒤 밀본에 의해 희생되고 만다.


(서준영이 제대로 보여준 광평대군은 그렇게 밀본이 손에 의해서 가셨다. 나름 연기를 잘 하더라는..)

'뿌나' 19회, 정륜암에서 펼쳐진 가열한 입담배틀과 무리수적인 광평대군의 죽음..

결국 싸늘하게 앉은 채 가마로 돌아온 아들의 주검 앞에서 석규세종은 큰 충격을 받고, 아들의 손을 어깨에 올려보지만 아무런 미동 없이 그냥 미끄러지고 만 죽은 광평.. 이에 미친 듯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웃음과 울음이 섞힌 묘한 분노를 드러내며 지켜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케한 석규세종의 분노.. 세상의 어느 누가 아들의 이런 죽음 앞에서 가만히 있겠는가.. 그것도 왕의 아들을 죽였으니, 정기준은 정말 큰 일을 저질르고 말았다. 이건 무리수 차원을 뛰어넘는 본인 스스로도 자살행위가 아닐 수 없다. 석규세종을 정륜암 입담배틀로 나름 선빵을 날리면서 자신들의 확고한 입장을 견지한 후, 이런 광평대군의 살해는 드라마상으로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 팽팽하던 둘의 긴장감을 한쪽으로 급작스럽게 몰아간 셈인데.. 어쨌든 역사 속 한글 반포 전에 죽었던 광평은 '뿌나'에서도 이렇게 사라지고 말았다.

이제 남은 건 석규세종의 분노에 찬 일갈과 밀본을 잡아서 끝장내기가 아닐 수 없다. 그전에 정륜암 입담배틀 후 이도는 스스로 글자를 만든 것에 대해서 '역사를 놓고 책임지지 못할 실험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를 생각하며 초심이 흔들리고 자아비판?까지 가는 등, 정기준의 말 "이도 괴로운가?, 넌 백성을 사랑하지 않았다"가 계속 머리속을 뇌까리며 혼돈에 빠졌던 섹규세종.. 정말 한석규의 이런 디테일한 연기는 보는 사람을 몰입감 좋게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아들의 이런 죽음 앞에서 미친 듯한 울분이 계속되자, 강채윤이 그곳으로 들어와서 속을 긁는 한마디를 던져놓는다. "저 지랄하는 분이 전하냐"로 감히 대드는데.. 이놈이 미치지 않고서야 감히 군주에게 지랄이라니..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하는 눈물 한방울 흘릴 자격이 없으십니다"로 석규세종을 분노케 하는데....

이렇게 채윤이 감히 군주에게 도발적인 언사를 쏟아내며 19회를 마무리 지었다. 이놈 채윤, 감히 살고자 함인가? 예고편에서 계속 밀본 잡기는 이루어지는 가운데, 조말생이 전사적으로 나서고, 소이까지 누명인지 옥고를 치르게 되는데.. 가면 갈수록 흥미를 더해기는 '뿌나'가 아닐 수 없다. 글자 반포를 앞두고 부딪히는 세종 이도에 대한 반격의 세력들, 집현적 학사들은 물론 그 중심에 '밀본'의 정기준이 정체를 드러내며 서로의 입장과 논리를 견지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파격적인 설정과 무리수적인 광평대군의 죽음.. 19회는 그렇게 두 가지 큰 그림으로 압축됐고, 이것은 앞으로 '뿌나'가 그려나갈 소위 밑장깔기로 큰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어차피 팩션이기에..

아무튼 석규세종과 정기준.. 그리고 강채윤과 소이.. 무휼과 이방지 등..
어느 누가 죽어나갈 것 같은 분위기가 솔솔 풍기고 있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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