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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의 남자, '복수의 괴물'이 되버린 엄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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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맞은 놈은 억울해서 급기야 각목을 들고 때린 놈을 치기에 이른다. 맞았으니 때린다. 진즉에 했을 가장 기초적이고 근원적인 복수다. 그렇다. 선우는 드디어 칼 아니, 각목을 들고 장일을 내리친다. 대신 머리는 아니고 등짝을.. 어떻게 속이 후련하신가? 오래된 앙금이 좀 풀리셨나 선우야.. 어제(16일) '적도남' 17회 말미에서 복수심에 불타 괴물이 되버린, 과거 그 사고를 재연한 퍼포먼스를 임팩트하게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그러니 이장일은 또 다시 벼랑 끝으로 몰렸다. 기실 '적도의 남자'는 이미 '멘탈붕괴의 남자'로 바뀐지 오래다. 본 드라마를 통해서 소위 '멘붕'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이준혁은 엄태웅 때문에 매회 사색이 되는 얼굴을 하면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쓰고 있다. 멘붕의 끝은 어디인지 모를 정도로, 김선우의 괴물같은 복수는 계속 조여왔다.

급기야 지난 주 16회 말미에 "저를 죽일려고 했던 그 친구는.. 그 친구는 이..장.. (님)" 이라는 전화찬스 공격으로 대멘붕에 빠진 이장일이였다. 전국적으로 자신의 범죄가 까발려지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던 거. 결국 자포자기 심정인지, 선우가 건넨 악마적 거래의 모토 '진회장을 치자'는 제의에 자의반타의반 수락하며 알수 없는 블랙홀에 빠져들었다. 아버지 용배가 2차 살인에 관련돼 있는 이상, 아비를 위해서라도, 아니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한배를 탄 진회장은 더이상 아군이 아닌 적군일 뿐이다. 한마디로 빠져나갈 묘책이나 구멍이 없다.



드라마의 두가지 핵심사건인 김경필씨 자살위조 살해사건, 자신의 살인미수 사건이 계속된 테크 크리로 물러날 공간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 진회장을 사업적 수사로 압박해 들어가며,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 궁지로 몬다. 과거 경필과 태주, 함께 찍은 사진을 꺼내면서 단도직입적으로 "회장님이 살해하신 거 아닙니까?" 묻는다. 이어서 그날 회장님이 다투신 걸 본 사람이 이용배씨라며 대질심문까지 한다. 조사실에 모인 한배를 탔던 세 사람.. 한때 서로가 입을 맞춘 적이 있던 그들, 이제는 서로가 빠져나고자 말을 바꾼다. 한마디로 그 죄를 떠넘기는 거. 특히 장일의 아비 용배가 그렇다. 진회장은 속으로 그 이름처럼 진노하는데.. (니들이 나를 엿먹여.. 그래, 어디 두고 보자.)

한편, 장일과 선우 사이에 중재를 자처하며 민폐녀로 갑툭튀한 헤밍씨 한지원은 연실 선우에게 자중하라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오지랖 넓은 진회장네 두 모녀가 제안하고 그 살인미수 사건 현장 그림들을 건 '어느 눈부신 날에' 전시회가 열린다. 이것을 알게된 수미는 소위 빡이 돌았다. 그림이 없어진 것도 열받는데 허락도 없이 전시회를 하니 더욱 그렇다. 그래서 전시회로 찾아가 어디 허락도 없이 그림을 거냐며 박씨에게 대든다. 그때 선우가 나타나 "그러면 안되지. 저 그림 내가 살꺼고, 얼마면 되겠니?"로 무마시켜 수미를 난처하게 만든다. 한마디로 수미까지 끌어들여 궁지로 모는데.. 그림을 내리면 그림의 실체를 모두 까발리겠다고 수미를 협박하는 선우. 무서운 넘.. ㅎ



그동안 감춰둔 속내를 모두 쏟아낸다. 수미가 변명 아닌 변명을 해대자 선우는 무섭게 말한다. "한마디로 더하면 니 팔뚝을 분질러 그림을 못 그리게, 니 눈알을 파버려 그림을 못 보게 할꺼야" "내가 저렇게 쓰려저 죽는데도 가만이 있었어. 왜그랬니.. 장일이를 위해서.. 그렇다고 장일이가 널 거들떠 봐주기나 해" "내가 눈 멀었을 때 날 도운 건 뭐야.. 미안해서, 재밌었어.." "난 니가 장일이를 망가뜨리든 상관없어" "장일인 바닥까지 망가져도 널 받아주지 않을꺼야 " "넌 그 비밀을 가지고 결국 저울질을 한 거야" "최수미, 넌 미쳤어" 이렇게 폐부를 찌르는 말들로 압박하자 수미 또한 장일처럼 멘붕에 빠졌다. 결국 전시회에 나타나 공식 석상에서 그림 설명을 하는 선우.. 이번에 저 그림과 반대되는 퍼포먼스를 해보겠다며 사람들 앞에서 공언한다. 즉 옥상에서 내가 장일이를 치겠다는 거지.. ㅎ

이렇게 수미에게 제대로 멘붕을 안기고, 그녀의 아비 광춘과 진회장을 일면식시킨다. 제대로 지들끼리 협의점을 찾으라는 건데.. 그러면서 선우는 용배를 만나 그 사건의 실체를 다시 따져 묻든다. 정말 '살아있는 우리 아버지를 죽인 거냐'고 묻자, 용배는 아니라고 하면서 모든 건 진회장이 한 짓이고, 자신은 오로지 시키는대로 시체만 옮겼을 뿐이라고 말한다. 분명 숨이 붙어 있었는데도.. 그렇게 리얼하게 본 광춘에게 덮어 씌우는 등, 죽은 시점의 논점을 선우의 시선으로 재점화시켰다. 시청자들은 다 알고 있거늘.. 암, 인정하기 싫겠지. 그 아비에 그 아들로 부전자전인 셈이다. 선우의 압박 수위가 이건 뭐.. 조여드는 차원이 아니라, 대놓고 목숨까지 위협하니 거짓말은 기본이다.



결국 두 부자는 서로가 멘붕에 빠지며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모의하지만 머리는 오리무중 미궁 속이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요, 거짓말로 번복된 말에 지친 부자지간이었다. 급기야 장일은 자기 인생을 망쳤다고 아비에게 원망을 쏟아내자, 용배는 악에 받치듯 "내가 자살이라도 할까.. 모든 게 내 잘못이다"로 묘한 여운을 남긴다. 그러자 장일은 냉소적으로 "그러세요.. 그럼.." 천하의 못된 넘 같으니라고.. ;; (그러다 진짜 자살할지 모른다. 이 넘아..) 

다음날, 장일은 전시회에 찾아와 수미한테 열리게 될 그림 이벤트에 대해서 고심하면서.. 그 미친짓을 꼭 해야겠냐고 묻는다. 이에 수미는 '어쩔 수 없다.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하면 된다' 하지만 장일은 그딴 그림으로 평생 내 발목을 잡나며 채근한다. '넌 나랑 같이 잘 될 수 없다'고 말하며, 수미에게 한움큼의 울분을 사게 만든다. 이미 둘은 씻지못할 강을 건너 버렸고, 함께 같이 할 연인으로는 서로에게 상처를 너무나 남겨버렸다.

한편 진회장은 한지원을 불러서 부경화학을 다시 살려줄테니 선우가 망둥이처럼 날뛰지 못하게 막아달라고 제안한다. 소위 가진 자들의 치졸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지원이 대꾸도 안하며 일어나자, 진회장은 그깟 남자가 중요하냐며 걸고 넘어진다. 이때 열받은 지원이 컵에 담긴 물을 진회장 얼굴에 들이부으며 말한다. "내 가족도 내 남자도 모욕하지마" 오호.. 지원 처자 나이스샷..ㅋ 그렇게 진회장에게 빅엿을 먹이고 돌아와서는 선우와 담소를 나누며, 서로가 힘들게 지내온 과거를 통해서 가슴 시린 절절한 독백들을 쏟아낸다. 누가 문학커플 아니랄까봐.. ㅎ



자, 17회 하이라이트 마지막 부분이다. 결국 선우가 주최한 건물 옥상에서 그 사고를 재연한 퍼포먼스 이벤트가 벌어지는데.. 과거 그 사건을 모티브로 선우와 장일이가 서로 마주보고 당시 사건 현장을 재연하기에 이른다. 참, 대단한 퍼포먼스가 아닐 수 없다. 사진을 찍는 마성의 수미와 마주 본 친구 앞에서 천천히 뒤를 돌아선 장일.. 이젠 선우가 가져온 각목으로 썩소를 날리며 장일이를 후려칠 차례가 왔다. 그전에 과거 어린 장일이가 했던 말.. "내가 너희 아버지를 죽였다. 경찰서에 가지 마라.." 며 운을 띄우고, 선우는 바닥에 있는 각목을 집어들고 장일이게 천천히 다가가, 있는 힘껏 내리칠려는 순간.. 수미가 "거기서 스톱"하며 일단락.. 아놔.. ㅎ

과거 그 사고를 재연한 '복수의 괴물' 김선우, 두 친구의 파국은 어떻게 되나?

현장공개 재연 퍼포먼스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맞는 순간에 수미가 장일이를 구했으니 십년감수인가.. 하지만 모두가 내려가고 난 후 선우는 다시 기회를 잡는다. 조금 전 그 대사로 운을 떼고 장일의 등짝을 급기야 후려친다. 또 다시 내리치더니 이젠 목 뒷덜미를 잡고 건물 옥상 난간에 그를 밀치며 분노하며 말한다. "니가 눈이 멀고 내 앞에 나타나는거야.. 그래, 한 번 니가 떨어질래" 그런데 모든 걸 체념하듯 아니면 마지막 도발인지 장일은 이렇게 말했다. "선우야, 그때 널 더 세게 쳐서 죽여 버렸어야 했는데.." 이에 선우는 광분의 눈빛으로 장일이를 난간 밖으로 밀쳐버리며 급마무리.. 캬.. (안돼... 그렇게 죽이면... ㅎ)


(그래, 날 죽여라 선우야. 이젠 둘 중에 하나가 정말 죽어야지..)

이렇게 17회는 복수심에 불타서 발현된 과거의 사고 재연을 그리며 임팩트하게 마무리됐다. 아니 이건 마무리가 아닌 계속되는 연장선이다. 이젠 '복수의 괴물'이 되버린 선우의 전방위적 압박은 이장일을 끌어들여 진회장을 옥죄는 수순에다, 자신의 그런 사고 현장을 극사실주의로 그린 수미마저 미쳤다고 겁박했다. 여기에 이들의 아버지까지 조여들면서 그에게는 더이상의 동지나 친구는 없는 셈이다. 연인 지원마저도.. 경필 사건의 중심인물인 진회장과 용배의 대질심문이 이루어지고, 갈수록 치솟는 복수심으로 장일을 지옥문으로 밀어 넣으려는 선우의 치밀한 복수가 계속 이어지며 주목을 끌고 있는 거. 여기에 선우가 놓은 덫에 걸린 수미, 용배, 광춘의 진실도 수면 위로 드러나며 '적남'은 나름의 파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종국엔 그런 김선우를 보고 있자니, 마치 야차처럼 변모한 '복수의 괴물'이 따로 없을 정도로 커졌다. 특히 사고 재연 퍼포먼스에서 장일의 목을 조르며 죽일려는 모습은 그동안 쌓여있던 복수의 근원적 앙금을 끄집어내며 제대로 보여주었다. 이에 장일도 지지않고 '널 제대로 죽였어야 했다'면서 두 친구의 위험한 갈등은 도를 넘어서 점입가경이다. 과연 이들의 파국이 어떻게 될지 남은 3회를 주목해 본다. 당장, 저 옥상씬에서 어떻게 할지.. 문은 닫혔고, 수미 일행이 어떻게 들어와서 말릴지 모를 일이다. 누가 장일이 좀 구해주소. 안 그러면 정말 떨어져 죽을지도.. 선우야 살살 하거레이..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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