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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남 11회, 엄태웅의 압박 속 '멘붕' 이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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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수목드라마의 강자로 올라선 '적도의 남자', 그 기세가 보란듯이 만만치 않다. 극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복수극 양상을 띄는 전조를 수시로 알리며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어제(25일) 방영된 '적남'의 11회도 그러했으니, 이에 간단하게 내용을 정리해 본다. 바로 미국 땅에서 눈을 떠 광명 찾아 돌아온 선우와 그런 선우에게 한방을 제대로 먹으며 소위 '멘붕'에 빠진 장일의 상황이 그려지며 눈길을 끈 것이다.



먼저, 자원개발 비리 사건을 쫓던 장일은 전문가로 알려진 데이빗 김에게 감정인으로서 자문을 구하게 된다. 그래서 맞이하게 된 선우 아니, 조사실에 데이빗 김 등장에 놀라는 장일이였다. "반갑습니다. 데이빗 킴입니다." "이장일입니다." 그렇게 둘은 다시 만났다. (바로 위의 장면) 장일은 속으로 '넌 도대체 누구냐? 결국 눈을 떴던 것이냐? 무서운 넘..' 이랬을거다. 이어 사무실로 자리를 옮긴 두 사람은 일적으로 대면을 하게 됐는데.. 서로의 눈을 계속 응시하며 기싸움을 벌이는 두 친구였다. 옆에 조사차 직원들이 있다보니, 서로 존칭을 써가며 감정인 자격으로서 조사에 착수한다.

그때마다 선우를 예리하게 응시하는 장일이.. 4B연필을 톡톡치며 내심 불안을 보이더니 선우 아니, 데이빗 김의 여유로운 모습에 장일은 한방 먹은 기분이 역력했다. 결국 검찰청을 빠져나간 선우를 쫓아가 가장 궁금한 걸 물으며 상황 파악에 나섰다. "네 눈 어떻게 된 거야" "수술 성공했어" "그럼 며칠 전에 나 만나서 쇼한 건 뭐야?" "놀래키고 싶었는데, 네가 기회를 안 줬어. 바쁘다고 가버렸잖아" "성공한 사업가 데이빗 킴이 그런 유치한 생각을 했단 말이야" "나, 원래 유치하고 무식했어" ... "여튼 섭섭했어" "나도 섭섭하다. 기뻐할 타이밍이 애매해졌잖아" "다시 봐서 반갑다. 조만간 술 한잔 하자"

이렇게 둘의 역사적인(?) 조우는 그렇게 마무리되며, 장일은 앞으로 선우를 어떻게 대할지 골머리를 쌓게 된다. 그런데 선우가 나중에 전화까지 주더니 사건 조사에 떡밥을 던지며 속을 긁어놓는다. '녀석, 미쿡 가더니 완전 새사람이 되었군. 아놔..' 그렇다. 데이빗 김은 장일에게 제대로 한방을 먹이며 본격적으로 전면에 나섰다. 첫사랑 지원에게도 속내는 그게 아니면서도 계속 까칠하게 구는 등, 자기 인생의 반이었다는 이 여자에게 선뜻 다가가질 못한다. 데이빗 김이 아닌 선우로써 말이다.

한편 장일은 집에 들어와 아버지 용배에게 우릴 놀랠킬려고 쇼를 한 거라며 선우가 눈을 떴다는 사실을 말한다. 그러면서 진회장에겐 선우 얘기는 할 필요가 없다며 이대로 우선 가자고 한다. 부자간에 이미 한배를 탄 지 오래된 공범들.. 하지만 그대로 가기엔 데이빗 김의 압박은 계속 된다. 선우는 자기 사무실로 장일을 불러 술 한잔 하면서 그간의 얘기를 하며 회포를 푼다. 과연 좋은 자리였을까?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선우의 임팩트한 중의적 말문이 포문을 연다. "장일아, 왜 그랬니?" "뭘?" "나한테 왜 그랬어?" 장일은 그만 깜놀하는데.. 내가 자신의 뒷통수를 후려친 그 얘기였나 싶었던 장일이었다. 하지만 선우는 "우리 아버지 내가 어릴 때 돌아가신 게 아니었잖아." "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가신 지 기억이 났어" "한참 후에 떠올랐거든".. "장일아, 약속해줘. 우리 아버지 사건 제대로 조사해 주기로" "그래" "우리 아버지는 자살하지 않았어. 내가 아버지를 발견했던 것까지 기억나. 그때 너랑 같이 있었고.. 네가 옆에 있어서 많이 의지가 됐다." "선우야, 미안하다. 내가 그 조사를 하기엔.." "그래, 어쨌든 고맙다".. 그렇게 장일은 선우에게 또 한방을 먹고 진이 빠져버린다. 정처없이 길을 나서며 몸에 오한까지 들어 집에서 앓아눕는다. 이런 둘의 살떨리는 심리전은 11회 최고의 씬스틸이었다. 

'선우, 내가 너를 죽이려 했다는 걸 알고 있는 거지? 그치.. 그런거지.. 으...'

한편, 선우 아니 데이빗 김은 자신의 사무실로 면접 온 한지원에게 예의 또 까칠하게 굴면서, 그녀를 일적으로 대하며 조금은 당황스럽게 만든다. '제가 아는 사람과 너무 닮았다'는 지원의 말에도 그냥 흘려보내며 그녀를 자꾸 멀리하는데.. 이에 지원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훈훈한 미소를 띄는 선우.. '그래요, 이 모든 게 정리되는 대로 그때 당신에게 모습을 드러낼께요' 선우의 마음은 지금 그럴지다. 급하게 다가가기에 지금 선우는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과거 아버지 자살건에 대해서 재조사에 착수해 진정서까지 낸 상태로, 진회장을 그렇게 압박하고 있다. 급기야 처제 같은 딸이 자리를 마련한 곳에서 데이빗 김 아니 선우를 만나면서 놀란 진노식 회장.. 그렇게 선우는 진회장에게 접근해 과거사를 끄집어내며 사업 얘기 등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다.

"데이빗 김한텐 누가 골리앗입니까" "저에게 도전하는 모든 것들이겠죠" "모든 것이라.."

그렇게 이들 싸움은 시작됐다. 데이빗의 다윗과 진노식이라는 골리앗.. 선우 아니 데이빗 김은 가면을 씐 채 이들에게 접근하며 자신의 정체를 서서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친구 장일에게도 계속 한방을 먹이며 목을 조르는 형국으로 분위기를 조성하고, 진회장에게는 사업차 만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즉 한배를 탄 진회장과 장일이 그리고 용배까지.. 이들 세 명의 골리앗을 상대로 다윗인 데이빗 김은 들고 일어선 것이다. 바로 1:3의 대결이라 봐야 할까?



그런데 이들 골리앗 중 가장 궁지로 몰리고 있는 사람은 바로 장일이다. 한 여자 때문인데.. 극사실주의 인기 미술작가가 된 수미에게 아직도 냉대하게 굴며 모욕감까지 준 장일이였다. 이에 집으로 돌아온 수미는 그동안 숨겨뒀던 그림을 갑자기 꺼내서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 그림을 바라본다. 그리고 와인향에 취한 듯 씁쓸한 썩소를 날리며 "이장일, 나 그날 거기 있었어" 독백하며..그녀는 장일의 그 과거를 알고 있었으니.. 바로 그때 그 그림은 직접 목격하며 그린 것이었던 거. 정말 수토커 수미는 결정적인 키를 쥐며 장일을 파멸로 몰 것인지.. 역시 여자를 분노케 하면 무섭다. 영화 제목이 그대로 생각나는 구절이다.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되시겠다.



적남 11회, 선우의 압박 등 주위가 온통 적으로 둘러싸인 '멘붕남' 이준혁..

여기에 진회장까지 장일을 압박해 들어온다. 둘의 대화 중에 진회장이 마지막 한 말.. "아, 만약에 말이요. 용배씨가 김경필을 산으로 데리고 갔을 때, 그때 그 사람이 살아 있었다면 어찌데노"하며 장일을 깜놀케 한다. 아, 이 사람마저도 하늘이시여.. 이렇게 장일은 제대로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셈이다. 눈 뜬 친구 선우는 국제적인 사업가 데이빗 김으로 나서며, 아버지 자살사건 재조사를 의뢰 아니 그것을 빌미로 자신의 과오를 아는 듯 목을 조르고 있고, 극사실주의 작가 선미는 나름 성공하며 욕망적인 대쉬를 하지만 그녀는 이미 장일이가 선우를 그렇게 만든 걸 알고 있는 상태. 또 진회장마저 아버지 용배가 숨이 붙은 경필을 죽인 것까지 알면서 압박해오고 있다.

이 모든 게 장일에게는 감내하기 힘든 막판 궁지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결국 그는 불균질한 혼란 상태에 이른바 '멘탈붕괴' 사태까지 오고 말았다. 즉 어디를 빠져나갈 구멍이 없을 정도로, 장일은 지금 매우 위태롭다. 복수를 꿈꾸는 선우의 전방위적 압박을 필두로 아비 용배를 빌미로 쥐고 흔들려는 진회장과 그의 약점을 잡아 사랑을 쟁취하려는 수미의 행보까지.. 소위 3단 콤보로 압박해오니 장일에겐 '누가 나 좀 살려줘..' 모드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측은지심까지 든다. 하지만 죄 값은 치러야 할 판이다. 선우가 변매니저에게 말했듯이 '누가 내 친구냐고..'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로 분한 이준혁의 '멘붕' 고생담은 앞으로 계속 될 듯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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