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 드라마에서 '패션왕'과 '사랑비'를 보면 닮은 듯 싶으면서 묘한 이질감이 있다. 하지만 그건 색다른 발현체가 아닌 흔한 클리셰와 기시감으로 가득찬 이야기로 내달리며 주목을 끌지 못한다. 그래서 그런가, 두 드라마의 시청률은 가히 좋지 못하다. 오르기는커녕 내려가거나 답보 상태다. 한참 전에 시작하며 인기를 구가 중인 MBC '빛과 그림자'의 선점효과라 하기엔, 두 드라마의 치고 올라섬은 그렇게 임팩트하지 못하다는 데 있겠다. 이에 최근 두 드라마의 단평을 간단히 언급해 본다. 물론 강호만의 생각일지니.. 이 드라마의 팬들은 곡해하지 마시길.. ~
먼저, 패션왕을 보자. 그래 좋다. 젊은 친구들의 일과 사랑, 그속에서 도전과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욕망까지 다루며 일종의 군상극 스타일로 내달린다. 하지만 여기서 군상은 조족지혈 수준이다. 이른바 쪽수가 많다고 되는 건 아니지만, 여기 4명의 때깔좋은 젊은 남녀를 데려다 그려내는 드라마의 소명의식은 허울일 뿐, 제자리 걸음마 수준이다. 무엇이 '패션왕'이란 말인가? 말 그대로 '패션'에 대한 드라마라면 맛이라도 보여주어야 할텐데.. 역시나 매일 사랑 타령이다. 신세경을 두고 두 남자 유아인과 이제훈은 지들끼리 밀당을 즐긴다. 한쪽은 재벌 패션사업가, 한쪽은 동대문 쪽방 스타일의 패션 사업가, 이들의 매치업은 한 여자를 두고 벌이는 사랑 다툼으로 치닫는다. 여기에 중간에 끼어든 소녀시대 유리는 그냥 병풍일 뿐, 그녀가 이 드라마에서 하는 역이 무엇인지 도대체 모르겠다. ;;
그러니 패션왕은 패션은 고사하고, 결국엔 사랑 싸움에 박이 터질 두 남자의 악이 받친 앙갚음(?) 패션 사업 성공기로 전개되는 구도다. 이래서 되겠는가? 그러면서 오버로코의 달인처럼 나오는 신세경 처자는 둘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채이는 형국이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드라마상에서 도대체 그녀가 정말로 패션에 소질이 있는 설정인지, 그걸 잘 모르겠다. 미싱질 몇 번, 디자인 스케치 몇 번, 그냥 그 골방에서 숙식이나 해결하는 가녀린 캔디처럼만 나올 뿐이다. (그러면서 사장님과는 아무런 일도 없다.) 도대체 여주인공 이가영이 패션에 일가견이 있어 정말로 대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기까지 하다. 청순글래머의 슴세경이니, 그녀의 몸매가 아니라면 이걸 볼 여지가 없을 정도로, 드라마 어느 것 하나 와닿지 않는다. 그건 바로 본 드라마가 판타지로 치닫기 때문이다. 설정이나 이야기 전개 어느 것 하나 현실성에서 많이 떨어진다. 그래서 제목도 판타지하게 '패션왕'이라 지었는가..
패션은 판타지가 아닌 우리가 입고 사는 리얼리티의 산물이거늘.. '패션왕'은 제목부터 시망인 셈이다. ;;
나름 챙겨보는 드라마 '사랑비'지만 여기에도 허점은 있다. 제목의 느낌처럼 본 드라마는 오로지 온리 '사랑'을 테마로 그려내는 이야기다. 그러니 우리시대 사랑법에 대한 이야기적 향수가 진하게 풍긴다. 부모세대와 자식세대, 이런 세대간을 뛰어넘는 사랑의 테마주를 적정보합선으로 이끌며 눈길을 끈다. 70년대 아날로그적 감성의 러브는 현시대로 이어져오며 중년의 애틋한 사랑으로 전개되고, 그들 자식들은 '로맨틱 코미디'와 같은 그림들과 풍경으로 상큼발랄한 러브로 귀여움을 수시로 떤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재미까지 가끔씩 준다) 두 세대가 달달하면서도 애틋하니 '사랑비'의 증감은 뭇세대를 아우르고 있다. 하지만 사랑비는 예고된 일기예보처럼 정형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바로 내일과 모레 날씨예보처럼, 그렇게 흘러가는 사랑의 정형성이다.
누군가는 사랑을 완성하고, 미완성되는 그림들이 전개되는 지점에서 네 사람의 운명은 이미 결정된다. 누구에겐 슬픔과 좌절이 누구에겐 환희와 기쁨이 찾아온다고 하기엔.. 이들 사랑은 세대간의 얽힌 그 사랑법으로 인해 자유롭지 못하다. 즉 그 틀안에 갖혀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고, 그래서 사랑비는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가 아닌, 정해지듯 서서히 서로의 가슴을 적시며 내릴 뿐이다. 누구 아니, 어느 커플에게 진정한 사랑비가 내릴 것인가가 관건이긴 하지만.. 적어도 사랑비에서 진행되는 사랑의 탄착점은 쉽게 잡혀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그 지점에서 그것이 정형화된 구도로 가더라도.. 그럼에도 '사랑비'의 사랑 이야기는 '패션왕'의 사랑과는 다름을 본다. 패션왕은 말 그대로 판타지고, 사랑비의 사랑은 그나마 현실적이다. 물론 시간이 한참 흐르고 세대를 뛰어넘는 그런 드라마적 요소가 있지만.. 그래도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사랑법이기에 더욱 그렇다. 밀당하며 고백하고 갈구하는 등, 때론 정형화된 게 나름 와 닿는 법이 아닐까 싶다. ~
[#ALLBLET|1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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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패션왕을 보자. 그래 좋다. 젊은 친구들의 일과 사랑, 그속에서 도전과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욕망까지 다루며 일종의 군상극 스타일로 내달린다. 하지만 여기서 군상은 조족지혈 수준이다. 이른바 쪽수가 많다고 되는 건 아니지만, 여기 4명의 때깔좋은 젊은 남녀를 데려다 그려내는 드라마의 소명의식은 허울일 뿐, 제자리 걸음마 수준이다. 무엇이 '패션왕'이란 말인가? 말 그대로 '패션'에 대한 드라마라면 맛이라도 보여주어야 할텐데.. 역시나 매일 사랑 타령이다. 신세경을 두고 두 남자 유아인과 이제훈은 지들끼리 밀당을 즐긴다. 한쪽은 재벌 패션사업가, 한쪽은 동대문 쪽방 스타일의 패션 사업가, 이들의 매치업은 한 여자를 두고 벌이는 사랑 다툼으로 치닫는다. 여기에 중간에 끼어든 소녀시대 유리는 그냥 병풍일 뿐, 그녀가 이 드라마에서 하는 역이 무엇인지 도대체 모르겠다. ;;
그러니 패션왕은 패션은 고사하고, 결국엔 사랑 싸움에 박이 터질 두 남자의 악이 받친 앙갚음(?) 패션 사업 성공기로 전개되는 구도다. 이래서 되겠는가? 그러면서 오버로코의 달인처럼 나오는 신세경 처자는 둘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채이는 형국이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드라마상에서 도대체 그녀가 정말로 패션에 소질이 있는 설정인지, 그걸 잘 모르겠다. 미싱질 몇 번, 디자인 스케치 몇 번, 그냥 그 골방에서 숙식이나 해결하는 가녀린 캔디처럼만 나올 뿐이다. (그러면서 사장님과는 아무런 일도 없다.) 도대체 여주인공 이가영이 패션에 일가견이 있어 정말로 대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기까지 하다. 청순글래머의 슴세경이니, 그녀의 몸매가 아니라면 이걸 볼 여지가 없을 정도로, 드라마 어느 것 하나 와닿지 않는다. 그건 바로 본 드라마가 판타지로 치닫기 때문이다. 설정이나 이야기 전개 어느 것 하나 현실성에서 많이 떨어진다. 그래서 제목도 판타지하게 '패션왕'이라 지었는가..
패션은 판타지가 아닌 우리가 입고 사는 리얼리티의 산물이거늘.. '패션왕'은 제목부터 시망인 셈이다. ;;
나름 챙겨보는 드라마 '사랑비'지만 여기에도 허점은 있다. 제목의 느낌처럼 본 드라마는 오로지 온리 '사랑'을 테마로 그려내는 이야기다. 그러니 우리시대 사랑법에 대한 이야기적 향수가 진하게 풍긴다. 부모세대와 자식세대, 이런 세대간을 뛰어넘는 사랑의 테마주를 적정보합선으로 이끌며 눈길을 끈다. 70년대 아날로그적 감성의 러브는 현시대로 이어져오며 중년의 애틋한 사랑으로 전개되고, 그들 자식들은 '로맨틱 코미디'와 같은 그림들과 풍경으로 상큼발랄한 러브로 귀여움을 수시로 떤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재미까지 가끔씩 준다) 두 세대가 달달하면서도 애틋하니 '사랑비'의 증감은 뭇세대를 아우르고 있다. 하지만 사랑비는 예고된 일기예보처럼 정형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바로 내일과 모레 날씨예보처럼, 그렇게 흘러가는 사랑의 정형성이다.
누군가는 사랑을 완성하고, 미완성되는 그림들이 전개되는 지점에서 네 사람의 운명은 이미 결정된다. 누구에겐 슬픔과 좌절이 누구에겐 환희와 기쁨이 찾아온다고 하기엔.. 이들 사랑은 세대간의 얽힌 그 사랑법으로 인해 자유롭지 못하다. 즉 그 틀안에 갖혀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고, 그래서 사랑비는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가 아닌, 정해지듯 서서히 서로의 가슴을 적시며 내릴 뿐이다. 누구 아니, 어느 커플에게 진정한 사랑비가 내릴 것인가가 관건이긴 하지만.. 적어도 사랑비에서 진행되는 사랑의 탄착점은 쉽게 잡혀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그 지점에서 그것이 정형화된 구도로 가더라도.. 그럼에도 '사랑비'의 사랑 이야기는 '패션왕'의 사랑과는 다름을 본다. 패션왕은 말 그대로 판타지고, 사랑비의 사랑은 그나마 현실적이다. 물론 시간이 한참 흐르고 세대를 뛰어넘는 그런 드라마적 요소가 있지만.. 그래도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사랑법이기에 더욱 그렇다. 밀당하며 고백하고 갈구하는 등, 때론 정형화된 게 나름 와 닿는 법이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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