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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게임, 쇼와 생존이 걸린 10대들의 '데드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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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판타지 액션 4부작의 서막을 야심하게 연 블록버스터 한 편이 개봉해 나름 화제가 되고 있다. 이름하여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이다. 제목부터가 벌서 판타지한 게, 대충 느낌이 온다. 포스터를 통해서도 저간에 소개된 영상과 시놉시스만 보더라도, 딱 그런 류의 판타지 영화다. 그런데 이번에 '헝거게임'이 주창하는 판타지는 과거 고전이 아닌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고 마법을 펼치거나 로봇과 외계인이 지배하는 SF 보다는 미래관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색다르다. 바로 '조지오웰'의 그 유명한 디스토피아적 소설 <1984>를 오마주하듯, '헝거게임'이 그려내는 세계관은 꽤 음습하게 암울하고 묵시록적이다.

바로 '빅브라더'가 지배했던 소설 속 배경처럼, 여기선 독재국가 '판엠'이 지배하는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리얼리티 생존게임 '헝거게임'을 행하고 즐기며 살고 있다. 왜? 그게 그 나라의 법이자 역사라 말한다. 그러니 이건 닥치고 해야할 의무이자 책무다. 영화는 바로 그 '헝거게임'을 스크린으로 부활시켜 관객들도 그 리얼리티 게임쇼에 동참시킨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사투를 벌이며 누가 죽고 살아남는지 지켜보게 만든다. 오락적으로 치장된 생존게임이라지만, 10대들이 행한 그 게임은 적을 죽여야 내가 사는 잔혹한 리얼게임이다. 마치 B급 슬래셔무비 '데드캠프'에서 미친 3인방 녀석들과 숲속에서 사투를 벌인 그 젊은 친구들처럼.. 여기 10대들도 그런 '데드캠프'에서 버려져 사투를 벌였으니, 영화 '헝거게임'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무기는 단 하나! 모든 과정은 생중계된다!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는 건 오로지 운명뿐! 
세상을 변화시킬 거대한 혁명의 불꽃이 타오른다!

12개의 구역으로 이루어진 독재국가 ‘판엠’이 체재를 유지하기 위해 만든 생존 전쟁 ‘헝거게임’. 일년에 한번 각 구역에서 추첨을 통해 두 명을 선발, 총 24명이 생존을 겨루게 되는 것.  ‘헝거게임’의 추첨식에서 ‘캣니스’(제니퍼 로렌스)는 어린 여동생의 이름이 호명되자 동생을 대신해 참가를 자청하며 주목을 받는다. 과거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줬던 ‘피타’ (조쉬 허처슨)역시 선발되어 미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캣니스’는 금지구역에서 함께 사냥을 했던 ‘게일’에게 가족을 부탁하며 생존을 겨루게 될 판엠의 수도 ‘캐피톨’로 향하는데…


(독재국가 판엠이 주관하는 '헝거게임'에 스스로 지원한 캣니스.. 옆에 아줌씨 참 인상적이었다는.. ㅎ)

영화는 분명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바로 우리의 현실세계를 보듯이 크게 다르지 않다. 차가 날거나 요상하게 생겨 먹은 외계인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부자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꾸밈이 참 총천연색스럽다는 거.(위의 아줌씨처럼) 그러면서 영화 속 독재국가 '판엠'이 그려내는 세계는 지배체제 이념(?)으로 '헝거게임'을 통해서 사람들을 속박하고 다스리고 있다. 12개 각 구역에서 뽑힌 10대 소년과 소년들 한쌍씩 데려다 그 게임판을 벌이는 것이다. 마지막 12구역에선 주인공 '캣니스'가 당첨됐다. 원래는 동생이 당첨됐는데, 언니가 스스로 지원한다. 그 어린 동생을 사지로 몰 수 없기에.. 이때부터 그녀와 함께 뽑힌 남자애 '피타'와 함께 본 게임에 돌입한다. 하지만 영화는 곧바로 본 게임을 보여주질 않는다. 런닝타임이 2시간이 훌쩍 넘는 동안, 앞에 1시간 동안은 썰만 풀어대는 구조다. 그러니 하품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는 강호는 좀 졸었다. ㅎ

헝거게임에 나설 24명을 뽑아놓고, 이들을 어떻게 꾸미고 게임을 치뤄야 하는지, 요상한 헤어스타일의 남자가 진행하는 토크쇼에 나와 게임에 임하는 자세를 말하는 등, 본론에 들어가기 전, 몸풀기가 조금은 지루하게 나온다. 그리고 1시간이 좀 지나서야 드디어 게임이 시작되는데.. 이때부터 정말 어떻게 시간이 흘러간지 모르게 몰입감을 주며 흥미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규칙은 서로가 죽여서 살아남은 오로지 한 사람만이 승리자가 되는 거. 초반에 서로가 달려가 무기 같은 짐을 챙기는 과정에서 죽이는 살육은 나름 임팩트한 장면이었고, 이후 숲속에 뿔뿔히 흩어진 이들은 서로를 죽이기 위해서 팀을 짜며 게임을 치른다. 그리고 주인공 캣니스는 이들로부터 혼자 피해다니며 악전고투를 벌이는데.. 그 와중에 같은 조 '피타'가 배신을 때리면서 위기에 처하는 등, 그녀는 사지로 몰린다. 하지만 주인공이기에 쉽게 죽지는 않았을까.. 도처에 부비트랩에 적이 공격해도 최종병기 활 아니, 최종병기 그녀는 어떻게 됐을까?

그 숲 속 '데드캠프'에서 벌어진 1시간 동안의 '헝거게임'은 룰까지 바꾸며 마지막까지 조여온다. ㅎ


(90년생 '제니퍼 로렌스'.. 헐리웃 라이징 스타답게 이 처자의 영화적 행보가 무척 기대되고 주목된다.)

이렇게 본 영화는 미래의 독재국가 '판엠'이 온 국민을 위한 서비스(?)로 지배 체제를 유지하는 수단이자, 리얼버라이티 쇼와 생존을 동시에 보여주는 '헝거게임'을 중점으로 펼치며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실시간으로 생중계 되면서 숲속에 버려진 10대들의 사투를 다루고 있어 시선의 잔혹함으로 치환된다. 즉 바깥에서는 TV를 보면서 누가 누굴 죽이게 되면, 이른바 희희덕거리며 좋아들 하는데.. 몰가치와 몰이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반대쪽 빈민촌에서는 꽤 심각하게 보는 것과 대조적으로 나와 대비를 이룬다. 이들이 결국 폭동까지 일으키며 반기를 들게 되는데.. 

리얼쇼와 생존을 접목시킨 '헝거게임'.. 이들의 잔혹한 쇼는 계속될 것인가?

어쨌든 이 게임에 참여하게 된 이상, 자신이 살려면 적을 죽여야 하는 생존전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B급 슬래셔무비 '데드갬프' 시리즈처럼 살기 위해서 적을 죽여야하는 10대들의 잔혹게임으로 치닫는다. 그렇다고 '데드캠프'처럼 리얼한 잔혹성은 아니지만.. 볼만한 살육전의 묘미(?)는 있어 영화적 요소가 가미된 측면까지 제공해 나쁘진 않다. 여기에 일견 이 영화는 일본영화 '배틀로얄'과 거의 흡사하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론 이 영화를 보질 않아서 언급은 배제한다. ;;

아무튼 10대들이 저렇게 생존전쟁에 뛰어드는 현장을 생중계하며 관객들도 동참시켜 묘한 감정을 일으키게 만든다. 특히 여주인공 캣니스 역을 맡은 '제니퍼 로렌스'를 보고 있자니, 어린 동생을 살리고자 사지로 몰린 그녀가 참으로 안쓰럽기도 하지만.. 종국엔 고생하며 열연을 선보여 이 영화의 수훈갑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90년생으로 2010년작 '윈터스 본'에서 보여준 소녀가장 역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봤던 이 어린 처자가.. 이제는 명실공히 헐리웃의 라이징 스타로 발돋움하며, 그녀만의 색깔을 보여주고 있으니 계속 기대가 된다. 뛰어난 미모는 아니지만, 조금은 중성적인 면과 함께 무언가 이지적인면까지 다양한 얼굴을 가진 배우가 아닌가 싶다. 몸매도 나름 괜찮은 것 같고.. ㅎ

물론 남자 주인공도 어울려 보였지만, 조금은 찌질하게 나와서 별로.. 여하튼 '헝거게임'은 전세계 1,600만 독자를 열광시킨 동명의 베스트셀러의 원작답게 빌게이츠와 스티븐 킹이 극찬했다는 전언처럼, 화제의 판타지 소설이 스크린으로 부활한 작품이다. 그리고 이것은 연대기식의 4부작으로 이제 첫 포문을 열었을 뿐이다. 그래서 본 게임이 펼쳐지기 전까지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는 게 사실이다. 더군다나 블록버스터라 하기에는 스케일이 작은 편이고, 액션씬도 조금은 미흡하다. 하지만 그냥 판타지 오락물로 치부하기엔 메시지가 근저에 은근히 깔려있다. 작금의 수많은 경연과 오디션 현장이 난무하며 무분별한 TV쇼의 과잉으로 치닫는 현실을 반영하듯.. 영화는 그 현실을 그대로 투영시키며 10대들을 사지로 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것을 즐기고 있다.

죽음의 '데드캠프'에 초대된 그들의 살육전을 쇼와 생존이라는 명분하에.. 어떻게 볼만하겠는가?
결국 쇼는 계속 된다는 거.. 여기 '헝거게임'처럼 말이다.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9312&mid=17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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