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적 SF 상상력의 극치와 궁극을 보여줄 기세로 연일 화제거리에 서 있는 영화
'프로메테우스'.. 단도직입적으로 대단한 영화가 아닐 수 없다. 단순한 호불호를 떠나서 영화 자체는 보기좋게 장엄하고 웅장하다. 아니 어느 순간엔 경이로움까지 비추며 영화를 숙연하고 경배케 만든다. 그래서 일견
'이것은 걸작이다'는 극찬을 쏟아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걸작' 보다는 압도적인 SF적 스케일과 시종일관 비주얼의 장관을 이루는 연출의 힘으로 가공할만한 위력을 발휘한 영화라 평하고 싶다. 그렇다고 단순한 SF 오락영화로 알고 봤다간 영화내내 주요 캐릭터가 던져대는 선문답의 메시지에 철학적 고심까지 끄집어내야 하는 고통이 따른다. 그러다가 졸기라도 해서 대사나 그림이라도 놓치면 큰일이다. 그래서 참으로 얄궂은 영화가 아닐 수 없는데..
어쨌든 무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스펙타클한 액션이 난무하는 영화도 모자랄판에.. 이렇게 머리를 쓰며 미스터리한 존재론의 범우주적인 장엄한 서사까지 좇게 만든 '프로메테우스'는 바로 그런 영화다. 보통의 SF 액션 블록버스터들이 외계인이나 괴생명체와 사투를 벌이며 종국엔 인류
'종말'을 답습하며 막는데 급급했다면..
본 영화는 반대로 인류의 '기원'에 대한 영화다. 국내에 소개된 메인 포스터의 저 문구처럼.. "인류 기원의 충격적 비밀이 밝혀진다"며 꽤 호기스럽게 장엄한 문구로 단박에 주목을 끌었던 것. 거기에 고대석상의 거대한 두상 같은 모습으로 인류의 시초를 말하려는 포스에 홍보부터가 압박적이다. 그러니 영화팬이라면 닥치고 봐야될 의무감이 개봉 전후로 감돌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보고 나선 대학 전공과목 리포트 A+을 받기 위한 노력처럼, 저마다 철저한 리뷰 분석이 줄을 잇는 등, 분위기는 나름 학구적이었다. 아닌가?! (강호는 차라리 C나 D를 맞겠다. ㅎ)
더군다나 이 영화가 끌리는 요소는 한 두개가 아니다. 그중에서 무엇보다도 메가폰을 쥔 총책임자 37년생
'리들리 스콧' 거장 감독의 연출작이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과거 79년
<에이리언>과 82년
<블레이드 러너> 이후론 SF 영화에서 손을 떼며, 다른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
거장의 30년 만의 SF 귀환작이라는 타이틀은 영화 외적으로 더욱 빛나게 했다. 여기에 자신이 포문을 열며 광풍을 몰고온 시리즈, SF 초기 걸작 '에이리언'의 프리퀄 혹은 속편 아니면 리부트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프로메테우스'는 이래저래 주목을 끌었다. 저 위의 감독 말처럼
'우주'를 담아낸 어떤 작품보다도 독창적이고 거대하고 아주 도발적이라는 일종의 신념에 찬 자신감은 스크린 속에서 무한의 나래를 펼쳤으니.. 영화 '프로메테우스'의 시놉시스는 의외로 간단하다.
인류의 기원을 찾는 태초로의 탐사 여행! 지구상의 모든 역사를 뒤엎을 가공할 진실을 목격한다! 2085년. 인간이 외계인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탄생한 생명체라는 증거들이 속속 발견되면서 인류의 기원을 찾기 위해 탐사대가 꾸려진다. 우주선 ‘프로메테우스호’를 타고 외계 행성에 도착한 이들은 곧 미지의 생명체와 맞닥뜨리게 되고, 이는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엄청난 공포가 되는데...
위처럼 의외로 심플하다. 줄거리만 놓고 보면.. 인류의 기원을 찾아 떠난 우주선
'프로메테우스'의 탐험기 정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그렇게 단순한 탐험 이야기는 아니다.
그 속에 인류의 기원이라는 플롯이 자리잡고 있고, 외계인이 인류와 고대문명까지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이 지배적으로 관통하며 탐사 대원들을 위험과 미궁 속으로 빠트린다. 그 지점에서 스케일이 큰 비주얼적 압도감의 액션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기도 하는데..(특히 중간에 정전기 폭풍씬은 압권) 영화 내내 분위기는 진한 진회색 톤으로 우주적 색깔을 그리며 나름 경이와 신비로움까지 전달한다.
어쨌든 불을 훔쳐 인간에게 전해준 죄로 제우스에게 영원한 벌을 받았다는 타이탄족 신
'프로메테우스'는 신화 속 내막처럼, 인간들을 태우고 외계 행성에 도착해 임무에 돌입한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낯설지 않은 에이리언스러운 위험에 봉착하며 목숨까지 위협받는다. 주인공 여자사람 생물학자 '엘리자베스 쇼'를 비롯해 인간로봇 '데이빗', 그리고 섹시한 총책임자 '비커스'까지..
마지막은 SF 액션의 궁극을 보듯 압도적인 장관을 선보이며 눈길을 끈다. 역시 스케일의 연출은 실제 엄청난 세트를 만들었다는 전언처럼 웅장하다. 이렇게 '프로메테우스'는 이런 류의 영화다. 비주얼과 SF 상상력이 지배되는 이야기로 그려낸 우주적 거대한 서사가 지배적으로 깔려 있다는 것이다.
좀더 길고도 자세하게 언급하고 싶지만.. 자세하고 분석적인 리뷰를 쓰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장광설에 빠져서 스포일러까지 노출이 될 수 있어 언급을 피하겠다. (그냥 쓰기 싫을 수도..ㅎ) 개인적으로 눈에 띄는 캐릭터 역할을 봤을때.. 전작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에서 미친 존재감을 선보인 이블퀸의
'샤를리즈 테론'을 다시 볼 수 있어서 반가웠고,
<셜록홈즈 : 그림자 게임>에서 집시여인을 했던 배우
'누미 라파스'가 여주인공 '엘리자베스 쇼'라는 사실에 놀라웠고, (캡슐에서 에이리언 베이비 제왕절개할 때는 정말 압권) 무엇보다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를 통해서 '매그네토'의 청년시절을 연기한
'마이크 패스벤더'의 인간로봇 '데이빗'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그가 어떻게 보면 본 영화를 이끄는 매개체가 아닐까 싶었는데..
장엄과 경이로운 비주얼 쇼크적 무비 '프로메테우스', SF 궁극의 우주적 서사..
어쨌든 영화내내 지배되고 관통하는 분위기는 어떤 거대한 담론이다. 인류의 기원이라는 영원한 아젠다를 존재론의 부정이든 인정 속 재해석이든 아니면 역발상이든, 거기에 외계인을 끌어다 SF 상상력의 궁극으로써 인류의 기원을 설명코자 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조물주와 창조주의 간극까지도..
그렇다고 이런 멜랑꼴리한 철학적인 분위기로 일관된 영화만은 분명 아니다. 그런 깊이 조차도 그렇게 깊지 않아 보이는 건, 확장되지 못한 틀 안에 갇힌 느낌도 없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충격적 도발'이라고 하기엔 표피적 내공은 약해 보인다. 오락적 영화로만 보이기 싫어서인지, 영화는 그
'인류의 기원'이라는 틀에서 고딕스럽고 격조있는 분위기로 내달리다 종국엔 SF적 우주 괴담으로 치닫는 모양새도 보인다.
특히나 각각의 프로페셔널을 자처한 이들의 탐사치고는 조금은 어설픔과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것도 한몫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며 각본의 문제?! 그래도 거장
'리들리 스콧'의 정말 오랜만의 SF 귀환작 치고는 그만의 '엔지니어'답게 스케일 좋게 장엄한 우주적 서사를 선보였다. 여기에 오락적 액션 요소를 담당해온 오래된 전작 '에이리언'과 어떤 연결성을 갖더라도..(프리퀄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인류의 기원을 이렇게 거대한 우주적 담론에서 찾는다는 SF 발상부터가 본 영화의 근원적인 매력이 아닌가 싶다. 아래의 주요 스틸컷처럼 영화는 비주얼부터 남달랐다. 역시 남는 건 그림이다. 이른바
비주얼 쇼크.. 마지막에 대충돌은 정말 눈을 뗄 수가 없었다는 거. 아무튼 돈 값은 제대로 한 영화다. 아니 그러한가.. 그나저나 이거 속편도 나올 수 있을까..ㅎ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85870&mid=17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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