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도, 되고 싶은 꿈도 없는 빵셔틀 ‘우기명’(주원). 서울로 전학온 후 야심차게 새로운 시작을 해보려 하지만 그의 미약한 존재를 알아주는 이는 미모를 버린 전교 1등 ‘은진’(설리)뿐, 핫하다고 해서 사입은 패딩은 짝퉁일 뿐이다. 하지만, 좌절한 기명 앞에 한 줄기의 빛이 비추니 우연히 전설의 패션왕 ‘남정’(김성오)을 접신, 기명은 비로소 간지에 눈 뜨게 된다! 기안고 여신 ‘혜진’(박세영)을 비롯 모두에게 주목받게 되는 기명. 하지만, 모든 게 완벽한 기안고 황태자 ‘원호’(안재현)는 우습게 생각했던 기명이 존재감을 넓혀가자 점점 그가 거슬린다. 오직 한 사람에게만 허락된 절대간지의 패션왕! 역대급 인생반전을 꿈꾸는 우기명과 날 때부터 타고난 황태자 원호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시작되는데…!
멋있어지고 싶은 그들의 불꽃 튀는 런웨이 배틀이 시작된다!
멋…!이라는 것이 폭발했다!!
영화 '패션왕'은 제목에서 풍기듯 '패션'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낸 본격 코믹 학원물이다. 학원 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교우 관계와 갈등을 담아내지만 중심은 아니다. 한낱 존재감 제로에 늘 괴롭힘을 당하는 '빵셔틀' 기명의 성장담이 주된 요소다. 도망치듯 시골에서 서울로 전학온 기명은 여전히 존재감이 없지만, 우연히 전설의 패션왕 남정을 만나고 그의 쇼핑몰에서 일을 하면서 소위 '간지'에 눈을 떠간다. 같은 학교 내 퀸카 혜진이 그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황태자로 불리는 원호가 새롭게 부상한 기명의 과거를 들춰내며 괴롭힌다. 그럴수록 기명은 위축이 되지만, 최고의 패셔니스타를 뽑는 '패션왕' 대회에 출전하면서 자아를 찾으려 한다. 원호의 해방에도 불구하고. 과연 진정한 패션왕 누가 될 것인가.
기안84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제작 단계부터 큰 관심을 모으며 주원과 설리, 안재현과 박세영 등 쟁쟁한 신예 스타들을 캐스팅해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원작을 안봐서 어떤지 모르겠으나, 대충 짐작이 가는 코드임은 알 수 있다. 학원물 비틀기로, 유치찬란한 코믹적 요소의 버무리기로 소위 '병맛'의 항연이 아니었을까. 영화 또한 이런 자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초중반은 학원물에 패션 코드를 색다르게 풀어내며 코믹함과 키치가 어우려져 재미를 선사한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에 개연성이 없어, 원호가 왜 기명을 그렇게 디스해야만 했는지 의미적으로 표출이 잘 안돼 갈등 구도가 급작스럽다.
결국 이들의 대결로 압축된 후반부 패션왕 대회에 나서고 도전하는 과정은 성장통에 의한 감동을 작위적으로 짜내며 진부해진다. 그 묘사 또한 단선적으로 흐르며 '무기명'이 아닌 '우기명'이란 성장담에 방점을 찍지만 어떤 희열을 안기는 건 아니다. 물론 촌스럽고 찌질했던 주인공이 멋지게 변화하는 모습에 일부 어린 관객들은 동화될지 모르겠으나, 어른들의 눈에 그저 '유치찬란뽕짝'일 뿐이다. 그나마 각각의 색깔을 입은 주연 배우들의 모습과 연기는 캐릭터 재미를 선사하는데, 특히 기명의 친구 창주 역의 신주환과 없는 것도 있는 것으로 만드는 '절대 간지' 선도자 남정 역 김성오의 존재감이 눈에 띈다. 물론 주원도 제 역할을 다했지만, 왠지 모르게 드라마 '굿닥터'의 자폐의사의 이미지가 보이더라는... 여하튼 이래저래 아쉬운 코믹 학원물에 그친 것이다.
한줄 평 : 소심한 성격으로 늘 괴롭힘을 당한 존재감 제로의 무기명이 자신의 진짜 이름 '우기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패션'의 코드가 이식된다. 소위 병맛과 허세 작렬! 개연없는 단선적인 묘사들과 후반부 강요된 성장통의 어이상실 코믹 학원물. 이들에게 절대 간지란 무엇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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