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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남자, 킬러 액션 느와르의 익숙한 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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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의 총알 한 발이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진실을 원해?”
낯선 미국 땅에 홀로 남겨져 냉혈한 킬러로 살아온 곤(장동건). 조직의 명령으로 타겟을 제거하던 중 예상치 못한 실수를 저지르고, 그는 자신의 삶에 깊은 회의를 느낀다. 그런 그에게 조직은 또 다른 명령을 내리고, 곤은 마지막 임무가 될 타겟을 찾아 자신을 버린 엄마의 나라, 한국을 찾는다.

“당신 이름이 뭐야?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남편과 딸을 잃고, 치매에 걸린 엄마를 돌보며 하루하루 절망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자, 모경(김민희). 엄청난 사건에 연루된 것도 모른 채 일만 파고들며 술과 약이 없으면 잠을 이루지 못하던 그녀 앞에 딸의 죽음 뒤에 감춰진 진실을 알려주겠다는 한 남자가 다가온다.

잃을 것이 없는 남자와 남은 게 없는 여자, 그들이 절벽의 끝에서 만났다.

아래는 스포일러 포함.



킬러 곤은 외국의 어느 음침한 카페에서 밀거래 뒷거래 현장을 급습해 여러 사람을 총기로 단숨에 제압한다. 피와 살이 튀는 그곳에, 실수로 어린 아이까지 죽이게 되면서 자책감에 빠진다. 수천 억 상당의 비밀계좌 파일이 든 용의자를 찾아 빼앗고 죽이라는 조직의 명령으로, 곤은 아주 오랜만에 고향 땅 한국을 찾아온다. 이미 그를 접대한 조직도 한패거리. 곤이 찾는 인물은 헤지펀드매니저로 유명한 캐리어우먼 최모경이다. 곤이 저지른 사건으로 남편과 딸을 잃은 그녀는 치매에 걸린 노모의 병수발을 하는 안과 밖이 다른 처량한 여자. 곤이 모경을 찾아 죽여야 하는데, 그녀의 실체를 알고선 마음이 흔들린다. 그러는 사이, 조직에선 곤마저 죽이려 달려들고, 이에 곤은 총구를 그들을 향해 겨눈다. 그리고 그녀마저 구하려 든다.

"뭐해 최모경, 그들이 널 죽이려고 그리로 가고 있어."

영화 <우는 남자>는 단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포기하며 살아가던 킬러 곤이 조직의 마지막 명령으로 타깃 모경을 만나고, 임무와 죄책감 사이에서 갈등하며 벌어지는 액션 느와르다. 진작부터 <아저씨>(2010)를 연출한 이정범 감독의 뉴프로젝트라는 명명하에, 대한민국의 꽃미남 대표배우이자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장동건과 <화차> 이후 연기력을 주목받기 시작한 김민희의 출연작으로, 아니 어찌보면 '아저씨2'가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또 다른 액션영화를 지향한 작품이다.

전작의 '아저씨'가 한국 액션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지평을 열며 오마주하듯 액션영화는 크게 발전해 온 게 사실이다. 스타일을 입힌 감각적 액션은 물론 둔탁하면서도 육중한 리얼 육박전은 기본에, 스릴러적 요소까지 가미한 액션 느와르까지, 범죄 스릴러의 양태가 다양하게 추동돼 왔다. 여기 <우는 남자> 또한 그런 장르와 궤를 같이 하는 연장선의 작품이다. '킬러'를 주인공으로 놓고 벌이는 액션으로 감성 느와르 측면을 부각시키며 주목을 끈다. 그런데 색다른 건 없다. 킬러에게 타깃이 정해지고 그를 죽이려 들다가 사정을 알고 나선 오히려 타깃을 보호하게 된다. 그리곤 오히려 조직으로부터 버림을 받고 자신이 타깃이 돼 사지로 몰리는 상황. 이른바 킬러표 느와르 범죄물들이 그러했다. '우는 남자'는 이 전사를 그대로 답습한다.

다만 약간 변주를 꾀한다. 곤이 모경을 살리려고 자신의 목숨까지 버리며 달려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경의 딸까지 죽인 죄책감에 그럴 법도 하지만, 영화는 그런 설정에서 비켜가 먼 발치 떨어진 두 사람의 미묘한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식이다. 그것이 특화된 드라마로 작동하며 눈길을 끈다. 잃을 게 없는 킬러와 모든 것을 잃은 타깃의 조합이 그러했다. 액션의 측면에선 '아저씨' 원빈이 보여주었던 스타일을 강조한 감각적인 액션과 달리, '우는 남자'에서 장동건의 액션은 '총기'로만 일관된 액션이다. 칼과 몸을 쓰는 액션은 한 두번에 그치고 모든 게 총으로 해결된다. 그런 총기액션의 둔탁한 질감과 육중한 총성은 영화의 볼거리와 사운드를 제대로 책임진다. 다만 연출의 이음새가 간혹 끊기고 액션 서사의 디테일이 부족하다. 미국에서 엄마에게 버림받은 유년시절 곤의 트라마우가 주제로써 관통하는 요소로 작동하는데도, 그 감정이입의 선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한 건 그래서 아쉽다. 엔딩에 가서 터질려는 찰나에 끝난다. 엄마에게 "돈 크라이'를 매번 들어왔던 곤은 왜 '우는 남자'가 된 것일까. 제목에 부합되는 드라마적 정서를 끌어올리지 못한 킬러 액션 느와르의 복기에 그칠 뿐이다. 혹여 전작 '아저씨'의 프리퀄이 아닐까 망상이 들면서도, 그 '아저씨'를 넘어서긴 힘들어 보인다. 그럼에도 깊이를 따지지 않는 장르적 쾌감에선 볼만한 액션영화인 건 확실하다.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07961&mid=23633#tab

ps : 그들만의 리그처럼 죽이고 죽이는 총기 싸움판에서 개인적으로 압권인 장면은 허름한 주택 아파트 방에서 벌어지는 곤의 칼부림 맨몸 액션이다. 총이 아닌 여러 명을 제압하고 아킬레스건을 다 끊어내는 액션씬은 곤이 사무라이처럼 보일 정도 ㄷㄷ. 그리곤 다시 람보처럼 총을 든 곤은 그렇게 내달린다. 조연으로 눈에 띄는 건 단연코, '아저씨'에 이어서 또 그런 '놈'으로 나온 김희원은 역시나다. 그외 "뻑큐" 등 찰진 영어대사가 어울리는 김준성과 장동건의 맞수로 나온 '브라이언 티'의 존재감도 좋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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