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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로봇 사이의 2014 '로보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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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 무질서로 혼란에 빠진 도시. 좋은 아빠이자 실력 있는 경찰로 평범하게 살아가던 ‘알렉스 머피’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온 몸에 치명적 부상을 입는다. 로봇 테크놀로지의 기술을 가진 다국적 기업 ‘옴니코프’ 사(社)는 아내 ‘클라라’에게 ‘머피’의 몸에 최첨단 하이테크 수트를 장착할 것을 제안하고, 그녀는 목숨을 잃을 위기에 놓인 남편을 살리기 위해 제안을 받아들인다. 모두가 기다려온 완벽한 히어로 ‘로보캅’으로 재탄생한 ‘머피’는 ‘옴니코프’사의 체계적 훈련을 받으며 더욱 강력해지고, ‘클라라’는 기계처럼 변해버린 남편의 모습에 혼란스러워 한다. 한 치의 오차 없는 수트의 통제를 받으며 명령을 따라야 하는 ‘로보캅’. 하지만 그는 점차 스스로 수트를 지배하기 시작하고 그와 동시에 자신을 새롭게 태어나게 한 수트와 도시 이면에 거대한 음모가 숨겨져 있음을 깨닫게 되는데...!

그는 인간인가? 로봇인가? 새로운 히어로가 세상을 심판한다!



- 20여 년만에 부활한 로보캅, 액션 보다 감독의 의중이 들어간 '연기파' 로보캅을 만나다.

1987년 폴 베호벤 감독의 로보캅이 정확히 27년 만에 부활했다. 시리즈로 90년대 초반 2, 3편이 나왔지만, 80년대에 하이테크를 장착한 로봇경찰은 나름의 센세이션이었다. 세월이 한참 흘러 이번엔 더 강력해진 로보캅으로 부활했으니 리메이크된 리부트라 할 만하다. 하지만 할리우드식 특수효과가 난무하는 액션 일변도를 기대했다면 번지수가 다른 영화다. 러닝타임의 반 이상은 로보캅이 된 '알렉스 머피'의 고뇌에 시종일관 초점을 맞춘다. 자동차 폭발사고로 신체 대부분을 잃은 경찰 머피가 최첨단 과학 기술을 통해 로보캅으로 재탄생해 도시의 악당만을 물리치는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란 얘기다. (그래서 호불호가 갈린 건가) 액션 블록버스터로 포장했지만, 이 속에 철학적 질문을 가능케 한 로보캅에 대한 고뇌가 숨어 있다.

실화가 바탕인 영화 <엘리드 스쿼드>(2007)로 베를린국제영화제 금곰상을 받았던 '호세 파디야' 감독이 '로보캅'의 리메이크를 맡는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극히 사실적이고 사회적인 영화로 명성을 쌓은 이 브라질 출신 감독이 과연 할리우드 SF 액션을 어떻게 소화할지 쉽게 그림을 그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가, 파디아표 로보캅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사회 비판적인 동시에 철학적이다. 그 물음은 인간과 로봇의 관계, 정치권의 이권 챙기기와 기업의 탐욕스런 상술, 인간성이 배제된 로봇을 공권력에 이용하는 문제를 제시한다. 시스템에 의해 조종을 당하면서 로봇이 된 머피가 정체성 혼란을 겪는 인정과 부정 사이를 오가고, 자유의지와 감정이 차례로 거세된 상황 속에서 인간로봇으로 살 수가 있는 건지, 일종의 로보캅 '심리극' 인상마저 드리운다. 이게 다 파디야 감독의 의중이 들어간 연출력 때문일 테다. 킬링타임용이 아닌 이유다. (두 번은 봐야 이해할 듯..)

로보캅을 만든 박사 노턴 역에 '게리 올드만'이 나왔는데, 비중이 높게 극의 무게감을 잡아준다. 머피의 멘토처럼(?) 활약하며 기업주 사이에서 로보캅의 조력자인 동시에 자신의 과학적 야심이 들어간 사람이기도 하다. 배트맨의 원조 '마이클 키튼'은 전형적인 기업의 탐욕을 보였고, '샤무엘 잭슨'은 우익TV쇼를 통해 전투로봇을 옹호하며 독설을 내뱉는다. 여기에 머피의 아내마저 로보캅 고뇌에 참여해 남편와 아빠를 돌려달라 외친다. 액션을 보러 갔다가 로보캅 주위의 인물들 참여로 로보캅은 단순히 경찰로봇로 기능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테스트를 위한 미션 클리어식 액션과 자신을 죽이려 들었던 갱단을 처단하고, 마지막엔 기업주를 향해 총을 겨누는 등의 액션도 볼만하게 펼쳐진다. 그럼에도 리메이크된 2014 '로보캅'은 단순히 액션으로만 볼 수 없는 '고뇌하는 로보캅'으로 놓고 봐야 할 것이다. 로보캅 수트 속에 들어간 머피의 눈물은 그래서 더 의미가 깊다.

메인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66026&mid=22063#tab



미드 '더 킬링'을 통해 현지에서 눈도장을 찍었을지 몰라도, 우리에겐 다소 낯선 외국배우 조엘 킨너먼(35). 원래는 스웨덴 출신으로 이제 갓 할리우드에 입성한 늦깍이 신예로 이번 2014 로보캅에 낙점됐다. 연기 때마다 엄청난 무게를 자랑하는 로보캅 수트를 견뎌낸 건 물론, 강도 높은 액션부터 복잡미묘한 감정 연기까지 자유자재로 오가며 '연기파' 로보캅이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원작을 25번이나 볼 정도로 광팬이었다는 조엘은, 어찌보면 로보캅을 제대로 이해하고 연기할 수 있는 최적의 배우가 아니었을까. 극 초반에 과거 은색 로보캅을 오마주하고, 세련된 블랙수트로 업그레이될 땐 간지가 좔좔.. 누군 '저지드레드'라 할지 몰라도, 이 정도면 21세기다운 로보캅의 부활인 셈이다. 그의 활약은 지금부터 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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