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악역 전문 조연배우들 리스트를 나름 뽑아봤다.
순위와는 상관없이 개인적인 기준이 들어간 것으로 그 면면들은 이러하다.
<의형제>에서 그림자로 활약한 이후, 숱한 사장 역을 맡으면서 <기황후>에선 연철 역 전국환. 가히 톱이라 할 만하다. <친절한 금자씨>에서 보여준 그로테스크한 표정의 김병옥은 아직도 레전드다. <파이란>의 손병호는 레알 조직 보스였다. 기주봉은 단신임에도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을 넘나들고 있으며, 최일화는 숨은 사장 악역에 제격이었다. 과거 김정일이기도 했던 김병기는 이젠 악역에서 멀어진 느낌.
<구타유발자들> 한 편으로 변태로 찍힌 이병준은 게이 역할까지 넘나든 스펙트럼을 보였으며, 김명국은 한때 악역에서 지금은 선한 역으로 많이 나오며, 정호빈은 아직도 비열한 악역에 깔맞춤이다. 구마적 이원종은 악역 보다는 친근한 쪽에 무게를 둔 악역이며, 이재용은 두뇌 회전이 빠른 악역의 이미지, 김규철은 비리와 배신의 악역 전문이다.
<똥파리>에서 찰진 호흡을 자랑했던 양익준과 정만식은 이후로도 악연 전문으로 내달렸다. <감격시대>에서 주인공을 돕는 도비파 수장으로, 정만식은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도 사채업자로 나왔다. 마동석은 악역 전문에서 살인마이거나 그 놈을 잡아패는 역까지 불끈이로 계속 활약 중이며, 윤용현은 과거 악역의 이미지를 씻기 위해서 기황후에선 왕유파에 붙었다. '비열한 거리'와 '우아한 세계'에서 윤제문은 조폭 그 자체였는데, 서서히 일상적인 캐릭터로 변모를 시도 중이다. 신정근은 악역의 기운이 있지만, 최근들어 형사 반장 역을 주로 맡으며 이미지를 변신? 중이다.
위 5명의 트로이카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악역으로 충무로의 대세가 된 조연배우이다.
김정태와 김성오, 김성균과 곽도원, 그리고 조진웅까지. 영화판에서 존재감을 여전히 과시 중이다.
위 리스트는 조연급이지만 단역의 이미지가 많은 배우들인데 이름이 생소한 배우들도 있을 테다.
먼저, 이대연은 다소 비열한 중년의 악역을 도맡다가 최근에 선한 역을 가끔 선보였다. 조달환은 루저의 전형에 빠진 삼류건달로 최근 <감격시대>에선 의리파 건달 역으로 나온다. <내가 살인범이다>에서 광기를 보인 진짜 살인마 ‘정해균’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에서 서영희를 무참히 짓밟은 두 남자 박정학과 배성우. 특히 배성우는 <캐치미>와 <집으로 가는 길>에도 출연했고, SBS 배성진 아나운서의 친형이기도 하다.
엄효섭은 <히트>에서 악역의 사이코패스 모습으로 각인된 후, 소리 없는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선하면서도 정의로운 역에도 나와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조상기는 얼굴 때문에 예전부터 동네 양아치 컨셉이 다분했는데, <미스코리아>에서 권력을 가진 실장 역으로 나오고 있다. 이철민은 큰 두각 없이 조직의 행동대장 격으로 많이 나온 바 있고, <감격시대>에서 불곰파 보스로 최후를 맞이하기도 했다. <악마를 보았다>에서 최민식의 절친(?)으로 사람고기 푸주간 업장으로 나오면서 알려진 뒤, 최무성은 그 얼굴 만큼이나 껄끄러운 악역을 도맡아 왔다. <무정도시>에서 사라피 역은 그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반면, <기황후>에선 하지원을 돕는 환관 내시로 활약 중이다.
신승환은 전형적인 학원물에서 동급생을 괴롭히는 이미지로 출발해, <이태원 살인사건>에서도 장근석과 그렇게 호흡을 맞추더니 악역으로 나왔다가 언제부터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로 활약한다. <감격시대> 김현중의 절친으로 나오는 중이다. 대세남 김우빈의 아류버전 같은 느낌의 엄태구는 살벌한 기운의 페이스 소유자다. <감격시대>에서 도꾸 역은 그에게 제격일 정도다.
<집으로 가는 길>에서 고수 가족을 위기로 내몬 최민철은 잘 알려지지 않은 조연배우인데, 얼굴만 봐도 윤제문과로 향후 많이 나와야 알 듯 싶다. 김준배는 얼굴이 익숙한 악역으로 대머리에 선 굵은 목소리의 소유자. 단독주연 영화 <악인은 너무 많다>를 통해서 악인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허준석과 김원해 두 배우는, 분량이 많지 않은 단역에 가까운 조연배우로 악역인데 다소 억울한 배역에 나오는 경우가 있다. 앞으로 활용 가치가 높은 배우들이다.
김현균은 <비밀>에서 지성의 친구 검사로 나와 황정음을 괴롭히는 역할로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정승길은 낯설지만 <미스코리아>에서 이성민을 갈구는 조직보스 황사장으로 나와 존재감을 과시. 박혁권은 잘 알려진 조연배우로, 악역은 물론 어떤 역할에도 잘 맞는 타입이다.
중국의 환관 조고 같은 타입의 장원영은 B급 정서의 악역이나 코믹한 배역에 잘 맞는데, <미스코리아>에서 이연희를 괴롭히는 직장상사로 눈총을 제대로 받기도 했다. 얼굴은 익숙하지만 이름은 몰랐던 박효준은 꾸준히 스크린에서 악역의 이미지로 나온바 있는데 신승환과 비슷해 보이는 게 함정. 최근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에서 최정윤의 남동생으로 나오고 있다.
두 번째 줄 김정학은 낯이 상당히 익숙한 배우로, 주로 배신을 때리는 악역 이미지로 나온다. 최근작 <네 이웃의 아내>에서 김유석과 대치되는 조닥터 역을 맡은 바 있다. <무신>에서 흥왕사 승려로 나온 박동빈은 의리파지만, 때론 악역이 어울리는 페이스다. 김명곤을 닮은 이재구는 숨은 조력자 역할 등을 해왔고, 큰 덩치 만큼이나 악역 아니면 그들을 잡는 형사 역할을 주로 한 최원석. <풍산개>에서 한기중은 인상 깊은 악역의 과장 요원으로 나왔고, ‘변호인’에선 이흥기 역을 맡았었다.
이렇게 48명을 간단히 정리해 봤는데, 그럼 남은 악역 전문 2인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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