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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이브, 친절한 은아씨의 드라마적 복수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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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을 죽일 수만 있다면, 내 심장이라도 뜯어줄게"

살인마로부터 처참히 짓밟히고, 눈 앞에서 사랑하는 가족 마저 잔인하게 잃은 은아(김선아), 몸이 불편한 자신을 대신해 복수를 실행할 다섯 명을 모은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복수!  다섯이 있어야 완성되는 마무리까지 완벽한 계획!  

그녀의 생명과 맞바꾼 핏빛 복수가 시작된다!

행복하게 살던 한 여인의 삶은 송두리째 무너진다. 어느 날 불현듯 찾아든 살인마에게 남편과 딸을 처참하게 잃는다. 자신은 죽다 살아났지만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 신세가 된다. 2년 뒤 고은아는 복수를 꿈꾼다.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장기거래 소스를 생각해 내고, 자신의 신체 장기를 무기로 네 사람을 끌어모은다. 절박함으로 목숨이 경각에 달린 가족을 보유한 네 사람. 은아는 일대일로 접근해서 몸이 불편한 자신을 대신해 그 놈을 잡아들이지만 헛다리를 짚고 만다. 이제는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본격적으로 이들과 거래를 한다. 다섯 브레인이 모여서 그 놈 잡기에 나선다. 놈의 정보와 위치를 추적, 놈의 얼굴과 동선을 확인해 줄 침투, 파악된 놈을 은아 앞에 묶어 놓을 체포, 그리고 계획이 실행되고 나서 장기를 시술할 의사까지, 네 사람은 각자 위치에서 나름 활약한다. 결국 은아는 그 놈을 잡아들이는 데 성공. 그러나 놈은 도리어 은아를 쫓는다. 살인마와 작업실에서 맞닥뜨린 은아. 과연 그녀의 생명과 맞바꾼 핏빛 복수는 완성될 수 있을까. '더 파이브'의 설계자였던 그녀의 목숨은 어떻게 될 것인가. 살아서 그들에게 장기를 주었을까. 안 주었을까.



1. 원작 '웹툰'의 인기에 편승한 작품인가 : 다음 웹툰에 연재된 '더 파이브'(2011년 4월-10월)는 인기 웹툰 중 하나다. 원작자인 정연식 작가는 이 웹툰의 경우, 영화의 시나리오에서 출발해 웹툰으로 그린 다음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전한다. 그리고 정작가는 자신의 오랜 꿈이기도 했던 영화감독으로 현장을 진두진휘하게 됐다. 소위 이름값 하는 감독이 아닌, 입봉감독으로 관객들과 첫 대면을 한 것이다. 작금에 와서 웹툰이 영화로 리메이크 되는 건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자세히 나열하지 않아도, 수 년 전부터 '강풀'의 대다수의 작품들은 물론, 윤태호의 '이끼'를 비롯해 최근 의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 웹툰의 영화화 러쉬는 계속되고 있다. 웹툰 '더 파이브'도 그런 연장 선에 있다. 그러나 인기에 편승한 작품이라 불린다면, 정작가에게 조금은 억울하지도. 자신이 직접 기획하고 쓰고 그리고 만들어 연출한, 한마디로 1인 다역으로 팔색조 매력을 선보인 것. 그러나 이건 호불호 지점으로 다가온다. 원작자의 의도가 고스란히 들어가 버린, 웹툰의 그림과 거의 동일시된 스크린의 시퀀스 등은 영화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사실 결말만 빼면 크게 다르지 않는, 영화적인 매력이 곳곳에 표출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에 매몰된 연출자를 보는 듯 하다. 그 점이 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라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스릴러 이전에 인간에 대한 드라마'라고 말한 아집이 어떻게 보일지를 말이다. 

2. 김선아의 첫 스릴러 스크린 도전은 어떠했나 : 이제는 '로코퀸'으로 불리기도 무색하게 김선아도 이젠 많이 늙었다?! 한때는 잘 나가던 국민삼순이는 이젠 더이상 로코퀸의 자리를 빼앗긴 지 오래. 2005년 삼순이를 기점으로 꾸준히 드라마와 영화에 나왔으나, 대박을 치지 못했다. 김선아는 과거가 화려했던 여배우로 대중은 기억할까. 그런 그녀에게 이번 영화는 생애 열번째 작품이자, 첫 스릴러 도전이란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촬영 내내 살인마에게 남편과 딸을 잃고 복수를 감행하게 된 여자 고은아로 빙의돼, 심적인 고통을 내내 겪는 감정에 중점을 두면서 힘들어 했다는 전언이다. 계속 휠체어에 앉아 있어야 했고, 숏커트에 화장기 없는 황폐하고 무표정한 얼굴, 그녀의 모습은 충분히 고통받는 여인으로 보이는 데 충분하다. 나쁘지 않다. 다만, 임팩트는 부족하다. 과거 삼순이 때문인지, 김선아 특유의 발성은 잔혹하게 가족을 잃은 침참된 여인의 그것이라 하기엔 모자라 보인다. 그럼에도 자신의 기존 색깔을 버리고 이미지 변신을 꾀한 결기 만큼은 녹아든다. "놈을 죽일 수만 있다면, 내 심장이라도 뜯어줄께"라 말하는, 중반 이후 관객을 향해 독백하듯 내지른 "힘도 없이 혼자서, 겁도 없이, 어디 여자가"라는 대사는 이 영화를 관통하는 사회적 시선의 표출일 것이다.

3. 스릴러 외피에 드라마적인 복수극과 마동석 : 분명 '더 파이브'의 장르는 스릴러 영화다. 그것도 연쇄살인마가 나오는 잔혹한 범죄가 중심에 선 스릴러다. 연쇄살인마는 예술적 심미안을 갖춘 사이코패스 아티스트로 위장한 범인이다. 여기서 경찰서 형사는 무능하게 그려진다. 범인을 잡는 데 전혀 활약하지 않고 쫓고 쫓는 건 다른 사람의 몫이다. '친절한 금자씨'처럼 복수를 직·간접적으로 모의하고 이용하는 한 여자를 중심에 세워 드라마적으로 풀어낸다. 금자가 고통받는 가족들을 대신해 복수를 모의해 실행했다면, 은아는 자신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 또 다른 고통을 받는 사람을 끌어들인 복수란 점에서 금자의 '친절'과는 다를 수 있다. 그날 사고로 인해, 혼자서 할 수 없기에 자신의 장기를 주겠다는 미끼로 네 사람을 끌어들여 핏빛 복수를 펼치는 서사는 공감이 사는 스토리로 표출된다. 다만, 스토리 중심에 선 주변 인물들이 어떻게 고은아와 연을 맺고 나중에는 그녀를 이해하며 그 놈 잡기에 매몰되는 과정의 개연과 몰입이 부족하다. 한정된 런닝타임에서 오는 생략의 묘미가 잘 살지 못했다. 은아는 복수로 인해 절박했을지도 몰라도, 가족의 생명을 구해야하는 다른 네 명의 절박함은 크게 표출되지 않는 등, 캐릭터간 연계된 이야기적인 리얼리티의 부재를 체감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은아가 끌어들인 네 명 중 눈에 뜨는 체포담당 대호 역 '마동석' 만큼은 씬스틸러답게 액션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영화 <이웃사람>에서 살인마 김성균과 매사 부딪히자 욕지거리를 퍼부으며 제대로 패주던 모습을 '더 파이브'에서도 후반부에 볼 수 있다는 점. 속이 시원할 정도로 영화의 색다른 재미 중 하나다. 눈눈이이 식으로..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93727&mid=21790#tab



ps : '더 파이브'에서 원작인 웹툰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웹툰은 다 보고서 영화를 봤다. 그래서 내용부터 결말까지 다 알고 본 케이스다. 특히 원작의 그림과 영화 속 캐릭터 싱크로율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닮았다. 이야기적으로 웹툰은 초중반이 좋고,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떨어졌다. 특히 결말에 대해선 말들이 많았다. 영화는 그걸 의식했는지, 전개되는 이야기는 원작과 거의 같았지만 결말만 다르게 그리면서 끝냈다. 나쁘지 않다. 어차피 사람이길 포기한 놈에겐 인과응보로써 죽일 놈은 죽어야 한다. 다만 어떻게 영화적으로 제대로 죽여야 하는지가 문제다. 마무리는 웹툰 보다 영화가 더 나은 이유다. 연쇄살인마로 나온 오재욱 역 온주완은 영화 내내 도드라져 보였다. 예술적 심미안을 갖춘 뛰어난 인형작가의 모습을 스타일리쉬하게(?) 보여주었다. 잘 아는 배우는 아니였고, 내겐 <돈의 맛>에서 그 재벌집 아들 윤철과 드라마 <칼과 꽃>에서 보장왕 역으로 기억되는 배우다. 이번 역을 통해서 색다른 기운을 엿보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파괴된 사나이>(2010)에서 "2억이요."를 간드러지게 말한 엄기준이 생각나는 게 왜일까. 온주완은 내가 창조주니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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