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드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장르가 공포물이다. 하지만 단순한 공포가 아니다. 스토리를 품고 있는 잔혹한 호러를 지향한다. 여기에 '섹시' 코드까지 내세워 완전 19금 성인용 미드이기도 하다. 시즌1의 경우, 하우스 공포스릴러로 미국의 전형적인 대저택을 배경으로 한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기묘하고도 괴이한 그러면서도 섹슈얼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미드 팬들에게도 많이 안 알려진 작품이지만, 호러물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한번 쯤 볼만한 미드라 단언하고 싶다. 왜? 그만큼 나름 세니까.. ㅎ

정신과 의사인 벤 하먼은 아내 비비엔 하먼에게 자신의 제자와 바람피는 모습을 들킨다. 6개월 뒤 가족은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보스턴에서 LA로 이사를 가고, 그곳에서 1920년대에 지어진 오래된 저택에 살게된다. 어딘가 비밀스러워 보이는 저택의 거실 벽지 뒤에는 잔혹하고 기이한 그림들이 숨겨져 있고, 집을 둘러싼 이상한 사람들이 하먼 가족들 앞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세 명의 가족은 각자 위험한 욕망에 휩싸이기 시작하는데...
시즌1은 여고생 딸을 둔 어느 부부가 남편의 불륜으로 상처를 입고, 새출발을 위해서 LA의 한적한 어느 대저택으로 이사를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전형적인 하우스 공포 스릴러 분위기가 감지되는 구도다. 지하실이 알 수 없는 공포의 근원지다. 1920년대, 외과의사와 부인이 아기를 잃어버리고 실의에 빠진 사연이 근저에 깔려 있다. 이후 그 집을 거쳐간 사람들은 하나 둘 죽어나간다. 일명 귀신들린 집이자, 살인의 집으로 명명된 관광명소(?)까지 뜬 그곳에서 예전에 죽었던 이들이 다시 나타나 이사 온 부부를 위기로 내몬다. 정신과의사인 남편은 늙은 하녀가 커터벨트를 한 섹시한 하녀로 자꾸 보이면서 유혹한다. 큰 딸 여고생은 찌질한 소시오패스 놈과 사랑을 싹틔운다. 그나마 부인이 정상적으로 지내려하지만, 옆집에 사는 엘레강스하고 묘한 기운의 할머니의 출현으로 일이 꼬여만 간다. 급기야 집에 강도가 드는 등 분위기가 안 좋은 걸 알고선 이사를 하려하는데 쉽지가 않다. 부인은 쌍둥이를 임신했고, 그 중 하나는 남편의 씨가 아니다. 갈수록 막장으로 치닫는다. 과연 이들은 그 집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시즌1의 경우, 살인과 시체 훼손 및 유기, 게이와 레즈비언 등, 질퍽한 호러와 섹슈얼이 매회 펼쳐진다. 이른바 죽은자들이 그 집 주위를 맴돌며 이승을 떠나지 못한다는 설정 속에 코드 자체가 센 편이다. 기존에 19금 호러에서 보았던 이미지 샷들이 곳곳에 배어있어 장르적 재미를 충족시킨다. 몰입도도 상당히 좋다. 오프닝 시그널은 이 미드의 성격을 단박에 알려줄 정도다. 어떻게, 궁금하지 않는가. 그럼 함 보시길.

시즌1의 주요 등장인물이 위처럼 소개될 정도로 나름 탄탄한 배역들을 내세운다. 퀼리티는 상당히 좋다. 연출자 '라이언 머피' 또한 내공이 깊으며, 부부로 나온 두 배우의 연기 호흡도 좋다. 둘의 딸로 나온 '타이사 파미가'는 미국의 불온한 10대 청춘을 그대로 투영시켜 보여준다. 특히 옆집 할머니로 나오는 콘스탄스 역에 '제시카 랭'은 드라마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조연이지만, 미친 존재감을 과시. 아카데미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관록의 노장 여배우로서 극중 무게감을 과시한다. 그리고 숨막히는 뒷태를 자랑하는 섹쉬한 하녀 모이라 역까지, 주요 인물들이 매회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또 다른 인물들이 개입하면서 대저택을 공포 스릴러 현장으로 변모시킨다. 지하실과 다락방의 공간에서 주로 벌어지는데, 19금 하우스 공포스릴러 미드의 대표작이라 할 만큼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즌1은 나름 성공적이라 할 만하다. 여러 말이 필요없다. 보면 안다.


시즌2는 1의 연장 선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무대가 바뀌고 새로운 이야기다. 시즌1이 집을 배경으로 했다면, 이번엔 정신병원이 무대다. 이 또한 익숙한 공포적 배경 중 하나다. 대신 현대가 아닌 1960년대가 시대적 배경이다. 제대로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인 음습하고 스산한 브리아클리프 정신병원에서 무섭고도 기이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 (현재 보고 있는 중) 연쇄살인마부터 부모를 잔혹하게 죽인 패륜녀, 취재하러 왔다가 갇혀버린 여기자, 남자의 거시기에 집착하는 성도착증녀 등, 다소 정상이 아닌 인물들이 탈출을 도모한다. 실은 그들은 그렇게 극악한 인물들이 아니라는 설정이 근저에 깔리면서 정신병원을 운영하는 주드 수녀와 그 아래 수녀 두 명이 주인공 격으로 활약한다. 주드 수녀는 시즌1에서 할머니로 나왔던 제시카 랭이, 밑에서 돕는 수녀는 대저택에 오래 전 살았던 그 여자가 맡았다. 시즌2는 이야기는 물론 그림 또한 상당히 센 편이다. 수녀의 감춰진 색기 본능 등의 섹스얼도 그렇고, 오컬트의 엑소시즘은 물론 외계생명체(?) 떡밥도 나오는 등, '호스텔'을 연상시키는 생사람을 죽여서 사지를 절단하고 인육을 먹는 하드고어물에 가까울 정도. 이것을 주관하는 나치 전범의사가 잔혹극 중심에 있는 놈이다. 그만큼 1960년대에 판타지 호러장르라서 가능한, 현재에서 보기 힘든 과거에 있을 법한 이야기가 드라마적으로 표출된 것. 한마디로 억울하게 잡혀왔든, 그 안에서 난리를 치며 하드고어적으로 살육을 하든, 뺑소니 등 불온했던 과거를 가지고 있는 주드 수녀의 멘붕이 계속되는 한, 시즌2에서 보여주는 정신병원은 한마디로 광기의 현장이 될 수밖에 없다. 정신병원 배경으로 19금 갖가지 잔혹호러를 만든다면 이 작품은 나름 회자가 될지도. 여기도 오프닝 시그널이 압도적이다. 혼자 보면 무섭다는..

기대하던 시즌3가 현재 절찬리에(?) 방영 중에 있다. 이번엔 마녀가 등장하는 호러물로, 미국 뉴올리언스의 1830년대와 현대를 오가며, 세일럼 출신의 마녀들과 부두교 흑마술의 여왕, 주로 흑인 노예들을 살해했던 연쇄살인마 델핀 라로리 등이 등장해 소름끼치는 이야기들을 전한다. 여기서도 '제시카 랭'은 또 나온다. 이번에 마녀 역인가. 정말 무서운 할매라는.. 아무튼 시즌3도 기대가 되는 가운데, 19금 잔혹호러의 모든 것이라 할만한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를 만나보자. 인간의 상상력이 얼마나 잔혹하게 펼쳐질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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