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보면 아주 적절한 타이밍이라 할 수 있을까.. 의도된 포석이었나? 팟캐스트 부문 부동의 1위를 굳치며 MB시대 정치사회에 대한 날선 비판과 독설로 무장한-(물론 싫어하는 반대파들에게 그냥 싸지르는 방송이겠지만서도)- '나는 꼼수다'가 지금 고사 직전에 있다. 알다시피, 그 4인방 중 한 명인 서울 노원구를 지역 기반으로 대표한다는 정봉주 전 의원이 하차하게 된 것이다. 가카를 욕보인 죄, 어디서 감히, 과거사를 끄집어 내며 BBK를 수면 위로 다시 끌어올린 죄, 이른바 '괘씸죄' 밑장 깔고, 허위사실 유포로 명예훼손을 입혔다며 봉도사 정의원은 전격 구속되고 만다. 징역 1년, 말 그대로 깜방 1년을 갔다와야 할 신세가 된 거.
합리적인 의심? 마저도, 입 막으려는 이런 가열한 처사에 지금 우리사회는 뜨겁게 반응했다. 이른바 달려라 '정봉주를 구하라!!' 모드 아니면 '닥치고 깔대기짓 하다가 제대로 걸려들었다' 등, 사실 호응은 갈렸다. 뭐.. 여기서 난도질?하며 양분되게 키배질 하고 싶지는 않고, 어쨌든 강력한 법치주의를 기반으로 한 MB정부의 공언대로, 그는 1년간 빼도박도 못하게 감옥에 있어야 한다. 여기에다 10년간 피선거권 박탈.. 이것이 봉도사에게 치명타가 되겠지만서도, 또 기실 정치권이라는 게 '사면'이라는 '이현령비현령'이 있지 않겠는가.. '정치는 생물'이기에 말이다.
어쨌든 그렇다면, 기존 4인방 체제에서 운영하던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사실상 나꼼수의 재미는 정봉주와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의 말발이 중심인 시사 토크쇼다. 여기세 서슴치 않는 욕설과 독설.. 보수세력에선 이건 아이들 특히 청소년들이 들을까봐 두렵다며 이건 사악한 방송이라 매도질을 했단다. '어르신들.. 요즈음 애들 욕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거든요..' 아무튼 정봉주가 빠진 자리를 누가 채울까 싶었는데.. 그냥 그대로 간단다. 어찌보면 좀 아쉬운 대목이기도 한데.. 워낙 정봉주의 아우라가 대단했던지라, 그를 대신할 재목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3인 체제로 운영하게 됐다. 연예계의 독설가 '김구라'라면 어떨까.. ㅎ
그러면서 최근 '나꼼수'는 정규 방송 대신 계속 '호외' 발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안이 사안인만큼, 집안에 사람이 잡혀갔으니, 또 마냥 앉아서 히히덕? 거릴 수도 없는 노릇.. 그러면서 최근 정봉주 구속 되는 시점에서 짧은 공지성 3분 짜리가 올라오고, 27일 밤 늦은 시각에 그와 관련된 이들의 입장을 표명한 방송이 올라왔다. 이른바 '정봉주 징역 1년 확정 기념'이다. 이번에 이런 사태를 '기념'이라 말하는 거 보면 역시 '나꼼수'의 패기?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사실 '나꼼수' 골수팬은 아니지만, 10월에 도올 김용옥 선생 출연 이후로 매주 챙겨 들어본 강호에게 있어, 이 또한 기대가 되는 방송이다. 또 얼마나 까며, 지롤들을 떨지, 안봐도 비디오다. ㅎ
곧바로 챙겨들으실 분들은 자신의 스맛폰으로 접속해 보시길.. ~
아무튼 '나꼼수'는 지금 안꼬 빠진 찐빵처럼 당분간 운영이 되면서, 사실 '김빠진 맥주' 같이 톡 쏘는 맛을 잃어갈지 모른다. 정봉주가 워낙 대놓고 깔대기짓으로 난리를 치며 인기를 끌었던 방송인지라, 그 빈자리를 누가 적절하게 대신하는 게 아니라면, 3인 체제로 당분간 예전의 인기를 얻고 자리 굳히기는 힘들어 보이는 것도 사실. 하지만 이것 또한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될 터..
정봉주 구속으로 '나꼼수' 위기, 패러디 '나하수'가 그 인기를 대변할지도..
그러면서 눈에 띄는 방송이 하나 나와 이런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물론 '나꼼수'의 아류로 보수 쪽 '박사모'에서 '너는 꼼수다'가 나오면서 반짝 눈길을 끌었지만 나오자마자 좌초됐고, 다른 루트로 '나는 꼽사리다' 등이 나왔지만 그 인기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안다. 역시 각종 언론 매체를 휩쓸며 100분은 물론 끝장토론 주제로까지 나온 '나꼼수'가 본좌인 건 인정해야겠다. 그런데 지난 주부터 마봉춘의 '웃고 또 웃어'라는 개그 프로그램의 한 코너가 화제가 되며서 단박에 인기를 끌었다. 이른바 '나는 하수다'..
저 사진처럼 포맷이나 구성을 보더라도, 이건 완벽한 '나꼼수'를 패러디한 코너인 걸 알수 있듯이 이름도 '나하수'다. 꼼수에 버금가는 그 꼼수만을 부리다가 '나는 하수다'를 자처란 이들의 개그가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거. 첫 방영 때 코미디언실 디도스 공격을 소재로 다룬 것처럼, 누가 봐도 이것은 전형적인 시사토크 개그인 셈이다. 누가 그러던가, 개그의 생명은 성대모사에 있다고.. 그런 점에서 '나하수'가 보여주는 개그는 근원적인 생명력이 있다. 기존 정치인 모사를 뛰어넘어, 우리시대 날선 비판과 독설의 대명사로 떠오른 가카헌정방송 '나꼼수'를 패러디한 거 자체가, 이들의 모험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험은 적중했고, 단박에 인기를 끌었다. 패러디한 모습도 싱크가 아주 잘 들어맞는 게, 제대로다. 특히 김어준과 주진우 대박.. ㅎ
아무튼 작금의 연말을 장식한 사회면 일면 탑기사, BBK를 허위사실 유포로 욕보인 정봉주는 구속돼 '나꼼수'가 나름 위기로 빠지면서 지금 숨고르기로 진영을 가다듬을 때, 이런 '나하수'의 등장은 꽤 절묘하면서도, 이런 것에 갈증을 느끼는 이들에게 하나의 청량제 같은 매개체로 눈길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나꼼수가 비판과 독설로 견지하며, 주야장천 '쫄지마 씨바'를 외치고 있을 때, '나하수'는 그런 쫄지마를 웃습게 보듯이, 아니 그런 것에 상관없이 자기네 마음대로 꼭 찝어서 패러디해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말 그대로 '나꼼수의 개그 버전인 '나하수'.. 이들이 그 인기를 대변하며 계속 이어나갈 모양새다. '나꼼수로 듣고, 나하수를 본다.'
그리고 '나하수' 두 번째 이야기로 '박그네느님'이 나오신단다. 엄청 기대가 된다. 정성호.. 아놔..ㅋㅋ
[#ALLBLET|1163#]
tag : 나는꼼수다, 나꼼수, 김어준, 정봉주, 정봉주구속, 주진우, 김용민, 웃고또웃어, 개그코너, 너는꼼수다, 나는꼽사리다, 정치사회비판과독설, 나하수, 인기끌까, 박그네편,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