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 세계에서 입에 담기도 민망하다는 '폰섹스' 혹은 근사하게 '폰스캔들' 소재를 가지고 화끈하게 삼류 저질 에로 비디오로 만드느냐, 그게 아니면 그것은 거들 뿐, 달달하고 로맨틱한 로맨스물로 만드냐의 지점에서 이 영화 <나의 PS 파트너>는 다소 뻔해진다. 훈남가이 '지성'과 <미녀는 괴로워>의 히로인 '김아중'의 조합이 말해주듯, 이름값하는 배우들을 데려다가 어떻게 저질스럽게 화끈하게 찍을 수 있겠는가.. 역시나 안전빵으로 유쾌하고 달달한 로맨스로 귀결시켜 뻔한 로맨틱 코미디로 포장해 버렸다. 내심 김아중이 제대로 올노출을 감행해 마치 <방자전>과 <후궁>의 조여정처럼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였다면 모를까.. 은근히 조여정같은 모습을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물론 김아중의 몸매가 드러나는 순간이 몇 번 있으나, 그건 성인용이 아니다. 극중 팬티 가게를 빙자해서 보여주는 팬 서비스 차원이지, 탑여배우는 노출을 거의 하지 않았다.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그녀의 신음소리가 남심을 흔들었을 뿐..
옛 사랑에 허덕이며 망가져 버린 가여운 연애 하수, 현승(지성)
전여친에게 멋진 새 남자가 생겼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열등감 폭발, 외로움 증폭에 잠 못 이루고 뒤척이던 그에게 어느 날 밤, 야릇한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무결점 외모로도 극복 못한 남친 애정 결핍 증후군, 윤정(김아중)
그의 관심을 되돌릴 비장의 이벤트를 준비한다. 앙큼한 목소리, 발칙한 스킬로 뜨거운 순간을 유발하지만, 수화기 너머의 남자, 남친이 아니다?! 거침없이 솔직하게! 내숭없이 짜릿하게! 이보다 더 궁금할 수 없는 ‘19금 연애’가 찾아 온다!
이 영화 초반부터 나름 화끈하다. 제목에 걸맞은 폰섹스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남자라면 공감이 갈, 여자라면 '즈질이야' 할만한 지성의 자위가 스크린을 수놓는다. (공공의 적 이성재의 그것하곤 차원이 다르다) 그것도 아주 재밌게 묘사하면서.. 전여친과 헤어진 새벽날 술이 떡이 돼 잠결에 받게 된 한통의 전화로 현승과 윤정은 그렇게 '폰섹스' 파트너가 됐다. 그렇다고 허구헌날 그짓만 하는 건 아니다. 서로가 임자들이 있었고 누군 헤어지고 누군 진행중, 동병상련의 기분으로 고민을 들어주며 서로에게 호감 모드. 급기야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서 바로 모텔행. 그렇게 그들은 서로의 몸을 탐했지만, 윤정이는 쉽게 열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어디 여자가 헤프게시리.. 결국 이들의 달달한 로맨틱은 이때부터 시작되고, 그 과정에 갈등으로 대립돼 헤어지기에 이르는데.. 하지만 이대로 신음소리의 달인을 놓칠 수 없는 현승은 결혼식장에 달려가 윤정을 향해 외친다. "사랑해! 사랑한다고.."
영화는 중반 이후만 보면 사실 뻔한 로맨스물이다. 그런데 앞부분에 할애가 색다르게 참신하고 좋다. 뻔한 로코의 정석을 깨듯, 폰섹스 소재를 초반부터 가열하게 열며 눈길을 끈다. 특히 극 초반에 지성의 여친으로 나온 '신소율' 처자의 상반신 노출과 섹스씬은 깜놀할만큼 압권(?)이다. 갑자기 훌러덩 벗는데 보는 여자 관객들의 탄성이.. ㅎ 영화 <방자전>에서 류승범에게 '딜리셔스'를 외친 '류현경'이 오마주되듯.. 제대로 살신성인을 보여주었다. 이름이 덜 알려진 신인여배우의 고충이 드러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어디서 봤나 했더니, 한창 방영중인 SBS 주말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에서 시계토끼 장띠엘샤 박시후를 찾아 헤매는 문근영의 친구로 나오는 그 처자였다는 거. 앞으로 잘 기억해야지.. ;;
조연급 여자 배우에서 '신소율'이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였다면 남자 배우중엔 '김성오'가 단연 압권이다. 이 분은 몸으로 보여주는 게 아닌, 입으로만 하는 섹스의 향연이 제대로다. 왜, 동네마다 저런 친구나 형들이 있지 않는가. 입만 열었다하면 음담패설의 색을 무지 밝히고 'X까나 X새' 같은 욕을 달고 살면서 '여자는 따먹는 X멍이다' 등 여성들이 불편해할 거친 섹스 입담이 펼쳐진다. 꿈에서 자기가 여자랑 거시기를 하다가 얼굴을 보니 바로 지성이었고, 결국엔 그를 따먹었다는 얘기에선 엄청 뿜었다는.. ㅋ 그 옆에 친구 문지윤도 걸쭉하니 호흡을 잘 맞추었다. 이 연기자는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에서 찰진 사투리 연기로 한지혜의 이복오빠로 나오지라..
나의 PS 파트너, 폰스캔들은 초반에만 거들 뿐 로코물로 기본 이상은 했다.
아무튼 개봉한지 2주차에 접어들면서 뒤늦게 챙겨본 영화 <나의 PS 파트너>. 입소문을 타면서 로코물답게 재밌고 볼만하다는 평가가 있던터라, 기대가 있었고 그건 나름 적중했다. 뻔한 로코물의 정석대로 중반 이후 펼쳐지는 게 흠이긴 해도, 초반에 보여준 발칙하고 야릇하면서도 코믹한 폰섹스 소재를 참신하게 그렸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두 주인공의 통화 장면 등의 연출이 돋보이게 잘 표출되었고, 동병상련의 모티브로 두 남녀가 만나고 연애하는 과정은 신섬함이 떨어진 러블리함으로 대표되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재밌는 로맨틱 코미디임은 확실하다. 영화 제목으로 뽑아낸 '폰섹스' 혹은 '폰스캔들'은 이들 로맨스를 치장하기 위한 용도에 그치고 거들었을 뿐, 그것이 이 영화의 중점이 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소위 떡밥으로써 날려주고 19금을 완벽히 지향한 영화라고 할 순 없다. 톱스타 지성과 김아중의 캐릭터적 앙상블은 좋게 이 둘의 조합에서 감히 가열찬 섹스를 바라고 자행할 수 있겠는가.. 그건 관객의 상상에 맡기는 거다. 진정한(?) 섹스는 이미 전화 통화로 한 사이였고, 이들에겐 유쾌하면서도 달달한 로맨스만 남았을 뿐, 어른 남녀의 은밀한 섹스 라이프는 관류하듯 그렇게 훑고 지나갔다. 그런데 우리시대 연애를 하는 모든 남녀들이 다들 그렇게들 하고 지내지 않는가? (강호의 연애시절을 뒤돌아보더라도..) 영화는 그런 연인들에게 바치는 일종의 고해성사로써 구원의 메시지가 아니였을까. 이들이 펼치는 발칙한 연애담을 현실적이면서도 때론 판타지하게 꿈꿔보는 PS.. 올해 연말을 마무리하는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로 이 영화를 감히 추천한다.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90885&mid=19112#t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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