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좋게 조선시대 판타지 로맨스 활극을 표방한 <아랑사또전>이 어제(15일) 첫 방송됐다. 그간에 스페셜 방송을 통해서 홍보를 해오던터라 개인적으로도 나름 주목된 드라마였다. 현대물이 아닌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로맨스 활극.. 뭐, 한마디로 '귀신 이야기'다. 마치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그 <전설의 고향>을 오마주하듯, 하나의 장편 미니 시리즈로 '귀신'을 전면에 내세우며 나온 게 아랑사또전이다. 그리고 여기엔 민담이 있다. 경남 밀양에서 전해지는 아랑 전설(억울하게 죽은 원혼과 그의 한을 풀어주는 관료의 이야기)을 바탕으로,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알고 싶어 하는 처녀귀신 아랑(신민아)과 촉이 남달라 귀신 보는 능력을 가진 사또 은오(이준기)의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이자 귀신 판타지다. 이런 판타지의 중심은 바로 처녀귀신 역에 '신민아'가 있다.
역시 기대했던대로 신민아는 잘 어울렸다. 아니 통했다고 보는 게 더 맞지 싶다. 전작 <내 여친은 구미호>와 거의 흡사한 스타일면서도 현대물과 다르게 신민아만이 가진 스타일과 매력이 '아랑사또전'에서 그대로 묻어났다. 한복도 잘 어울리는 게, 이런 예쁘고 새침떼기 같은 처녀귀신이라면 없던 소원까지 만들어서 들어주고 싶은 판이다. ㅋ
1회 시작부터 저승사자에게 쫓기며 위기에 처했던 아랑이었다. 어둑한 숲길을 지나다가 그런 아랑을 보게 된 은오는 관심없는 척 자기 일이 아닌 귀신 일이기에 그냥 지나쳤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자신 켵에 와서는 사연을 털어놓고 찰거머리처럼 달라 붙는다. 그렇게 안 듣겠다고 마음 속으로 외쳤는데도.. 아랑은 은오를 통해 자신의 정체를 알아보기 위해 끊임없이 은오를 쫓아다니고 사또 자리에 앉히기 위해 이방을 시켜 보쌈을 해오는 등 갖은 술수를 부렸다. 하지만 원귀와 얽히고 싶지 않은 은오는 한사코 아랑을 밀어내고 쫓아냈다. 그래도 은오는 아랑이 자꾸 마음에 거슬렸다. 급기야 저승사자에게 또 쫓기는 아랑을 말에 태워서 구하는 은오.. 움막에서 동침까지 하더니 벌써부터 러브라인 형성인가.. ㅎ
어쨌는 첫회부터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그림들이었다. 다만 중반에 좀 어리숙한 이방 이하 셋이 나올 땐 좀 지루한 게 있었어도, 두 주인공 아랑과 은오가 어떻게 만나고 티격태격하다가 서로의 사정을 알게 된 과정들이 군더더더기 없이 전개됐다. 귀신을 보는 촉을 가졌음에도 냉철함과 까칠한 성정을 유지, 엄마 찾아 삼만리로 밀양에 내려온 꽃도령 은오는 처녀귀신 때문에 사또 자리에 앉을 판이었다. 아랑 때문에 단단히 꼬인 것이지만, 그리 꼬인 것도 아니다. 이제부터 처녀귀신 아랑과 좌충우돌하는 로맨스가 기다리고 있으니.. 뭐, 부임하는 사또마다 비명횡사하는 통에 제대로 자신의 원혼을 풀지 못한 아랑으로선 귀신을 볼 줄 아는 은오가 귀인(貴人)인 셈이다. 그런 귀인을 아랑은 제대로 구슬린 것이다.
처녀귀신으로서 몰래 부리는 깜짝 액션은 물론 이곳 저곳에서 툭툭 튀어나오면서 삐죽거리는 표정, 또 은오를 구슬리기 위해 뻔뻔스러운 애교를 부리거나 때론 징징대는 귀요미 모습은 신민아 특유의 매력을 발산시키며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 한마디로 천방지축 '신민아 스타일'의 귀신 판타지는 이번에도 통한 셈인데.. 캐릭터적으로 맞춤 옷을 입은 듯 딱이었다. 물론 이준기 또한 군 제대 후 첫 복귀작으로 발성도 더 좋아져 까칠한 꽃도령의 모습으로도 잘 어울렸다. 통통튀는 신민아를 잘 잡아준다랄까.. 이외 돌쇠 역 권오중과 무당 방울 역 황보라는 이준기와 신민아 옆에서 시종일관 유쾌함을 유지해 조연급도 좋은 편..
아랑사또전, 천방지축 러블리한 '신민아 스타일' 녹아든 한국형 귀신 판타지
아무튼 첫 방송의 느낌은 요일대가 다른 SBS <신의>와 비교하는 건 좀 그렇지만, 장르적으로 비슷하면서도 판타지적 측면에선 CG 등의 때깔은 여기 <아랑사또전>이 심플하니 좋은 편이다. 이젠 흔해진 소재 '타임슬립'이 아닌, 우리나라의 민담의 전설과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미했다는 점이 색다르면서도 친근하게 다가온다. 억울한 원혼 때문에 이승을 떠도는 귀신, 그런 귀신이 보이는 인간과 귀신을 잡으러 다니는 저승사자들, 그리고 염라대왕과 옥황상제까지 한국적인 귀신 판타지를 그려내며 비주얼적 재미까지 선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저승사자들이 귀신을 잡으러 다닐때 일어나는 과정들에서 판타지적인 요소가 돋보여, 이것은 마치 '조선판 고스터바스터즈'를 보는 듯 하다.
그런 역에 <추노>에서 말을 갈을 탄 '추귀' 무영 역에 한정수가 제대로다. 정말 저승사자 같아.. ㅎ
아무튼 '아랑사또전'이 우리에게 익숙한 원혼이 담긴 처녀귀신을 소재로 한국형 귀신 판타지 드라마로서 첫 포문을 열었다. 누차 언급했듯이 '전설의 고향'에서 봐왔던 모양새에 천방치축 새침떼기 '신민아 스타일'의 연속된 타입이라 식상해 보일지라도, 이준기 조합의 앙상블 속에 판타지하게 비주얼을 살리면서도 이야기적으로 색다른 타입의 분위기를 풍긴다면 인기를 끌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옆동네 <각시탈>이 워낙 수성중에다 막바지로 향해가며 항일적 요소가 거듭 나오는 마당에 시청률 경쟁은 힘들지 않을까..
그럼에도 '아랑사또전'은 한국형 귀신 판타지에 새장을 열며, 재미 보장은 물론 천방지축 처녀귀신 아랑 역 '신민아' 보는 맛에 기본은 할 터. 이래서 여배우의 존재감이 중요한 게 아니겠는가.. 역시 캐릭터가 살아야 제맛이다. 사심이긴 해도, 이런 처자는 정말 '러블리'하다. 안 그런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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