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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 전지현 보는 재미와 김윤석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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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스타군단이 총망라해 질을 떠나 우선 양으로 승부를 건 한국형 범죄극 블록버스터 <도둑들>이 연일 화제다. 개봉한지 일주일이 지나 벌써 400만을 돌파하면서 그 흥행몰이가 파죽지세다. 다소 촌스런 제목의 '도둑들'이 무언가 싶지만서도, 그 도둑들의 면면을 보면 꽤 화려하다. 스타일리쉬한 배우 김혜수와 전지현, 색깔있는 이정재와 김윤석, 신예 '해품달'의 히어로 김수현과 명품조연 오달수와 김해숙, 여기에 홍콩배우 임달화와 이신제 등.. 이런 10명의 배우들이 도둑들로 변모해 한가지 목표로 모여서 세상을 훔칠 기세로 의기투합했으니 한국판 '오션스 일레븐'이라 해도 낯설지 않다. 물론 느낌은 다소 다르긴해도, 한국형이라는 데 주목해 본다면 크게 모 날 것도 없다.

어쨌든 이런 배우들을 데려다 충무로의 이야기꾼 '최동훈' 감독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언급된 이른바 '강탈' 삼부작에 방점을 찍었다. 전작 <범죄의 재구성><타짜>에 이은 범죄물의 오락영화로서 '도둑들'은 무겁지 않게 다소 가벼운 터치로 그려내 즐길만한 요소는 충분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어떤 내용 보다는 이들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으니, 맨의 입장에선 '전지현'의 섹시한 바디와 찰지고 시크한 대사들이 착착 감겼고, 개인적으론 주인공 격인 마카오박 역에 '김윤석'의 매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계기가 된 영화가 아니였나 싶다. 어떻게 보면 둘이 살린 영화?! 일 수도 있겠으나.. <도둑들>은 장르적 '케이퍼 무비'(Caper movie)로서 나름의 책무를 다했으니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러하다.



10인의 도둑, 1개의 다이아몬드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팀으로 활동 중인 한국의 도둑 뽀빠이 예니콜, 씹던껌, 잠파노. 미술관을 터는데 멋지게 성공한 이들은 뽀빠이의 과거 파트너였던 마카오박이 제안한 홍콩에서의 새로운 계획을 듣게 된다. 여기에 마카오박이 초대하지 않은 손님, 감옥에서 막 출소한 금고털이 팹시가 합류하고 5명은 각자 인생 최고의 반전을 꿈꾸며 홍콩으로 향한다. 홍콩에서 한국 도둑들을 기다리고 있는 4인조 중국도둑 첸, 앤드류, 쥴리, 조니. 최고의 전문가들이 세팅된 가운데 서로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 한국과 중국의 도둑들. 팽팽히 흐르는 긴장감 속에 나타난 마카오박은 자신이 계획한 목표물을 밝힌다.

그것은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위험천만한 계획이지만 2천만 달러의 달콤한 제안을 거부할 수 없는 이들은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그러나 진짜 의도를 알 수 없는 비밀스런 마카오박과 그런 마카오박의 뒤통수를 노리는 뽀빠이, 마카오박에게 배신당한 과거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팹시와 팀보다 눈 앞의 현찰을 먼저 챙기는 예니콜, 그리고 한국 도둑들을 믿지 않는 첸과 중국 도둑들까지. 훔치기 위해 모였지만 목적은 서로 다른 10인의 도둑들은 서서히 자신만의 플랜을 세우기 시작하는데…



사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잘 나가는 전문기술을 보유할 10인10색의 도둑들이 모여서 희대의 다이아몬드를 강탈해 뿜빠이해서 해피하게 잘 살았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면 오산.. 아니 강탈까지는 맞다. 하지만 어그러진 그 이후부터가 관전 포인트다. 그전까지는 한국에서 이들이 어떤 잡기술로 살아오며 팀을 꾸려서 도둑질을 해왔는지가 그려진다. 그러면서 한때 동료이자 선생이였던 전설의 마카오박(김윤석)으로부터 오다가 떨어지고, 홍콩으로 직행해 거기서 중국측 도둑 멤버들과도 조우해 작전을 꾸리게 된다. 무엇을? 마카오 카지노에 보관된 희대의 다이마온드 '태양의 눈물'을 강탈하기 위해서 그들은 각자의 장기를 살려 범죄를 모의하고 실행에 옮기게 된다. 하지만 완벽해 보였던 그 작전도, 서로의 동상이몽으로 어긋나면서 중간에 인터셉터된 그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각자 쫓기는 도망자 신세로 전락한다. 그러면서 서로를 찾아가 그 다이아몬드를 빼앗는 나름의 사투가 벌어지는데.. 이 과정이 영화 중후반을 책임지는 관전 포인트다. 앞에 부분이 만나서 모의하는 과정 때문에 좀 밋밋했다면, 후반부는 홍콩영화의 느와르를 보듯이 총질의 액션감도 좋아 눈길을 확 끌었다.



그러면서 강호가 예의주시하며 본 캐릭터가 있었으니, 바로 전지현의 '예니콜'과 김윤석의 '마카오박'이다. 사실 다른 배우들의 캐릭터는 그 배우들의 색깔 그대로 나오면서 기본은 해주었지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느낌 정도다. 전설의 금고털이 팹시 역 김혜수의 미모는 여전했지만 그 색깔은 발현되지 못한 느낌이 들었고, 나름의 카리스마를 갖추며 '하녀' 이후 스크린에 복귀한 이정재 또한 와이어 전문가 뽀빠이 역으로 눈길만 끌었지 사실 임팩트는 없었다. 그외 명품조연 오달수의 개그담당은 여전했고, 김해숙 여사님의 존재감은 사실 미미했으며, 순정파 신참도둑 잠파노 역에 김수현 또한 쩌리의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면 중국측 멤버들 빼고서 남은 건 두 사람 바로 김윤석전지현 뿐.. 먼저 전지현에 대한 언급이다.



캐릭터 포스터 중에서 제일 잘 나온 걸 뽑으라면 단연코 이 포스터다. 맨들 안 그런가.. 인정하자. ㅎ

이젠 30줄의 유부녀가 된 전지현이지만, 아직도 처녀적 몸매를 과시하는 그녀를 보니 역시 여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엄청난 연기력을 보유한 배우가 아님에도, 과거 소싯적 <엽기적인 그녀> 이 한 편의 영화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그녀였기에.. 이번에 색깔은 어떨까 궁금했었다. 그런데 사실 '도둑들' 이 영화에서도 거의 비슷하다. 그럼에도 식상하긴 보다는, 그때의 전지현과 현재의 전지현이 교차하듯 능수능란하게 변모된 캐릭터 속에서 영화적 재미와 비주얼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즉, 그녀를 보는 재미가 정말 쏠쏠했으니 몸매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ㅎ



특히 착 달라붙는 어디 여전사들이 착용하는 그런 쫄쫄이 같은 복장 때문에 눈길이 간 것도 사실. 정말로 영화 내내 줄타기를 하느라 고생이 많았지만서도.. 범죄가 있는 곳이라면 "예~"하고 달려가는 '예니콜'은 영화 막판에 나름의 예상된 반전을 꾀했다. 사실 줄타느라 고생은 자기가 다했기에, 팀웍 보다는 캐쉬를 먼저 챙기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섹시도도시크' 캐릭터 예니콜 전지현을 보는 재미가 '도둑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있었으니 이것만으로 나름의 수확인 셈이다. 마지막엔 풀장에서 허당스런 귀요미까지 선사한다. ㅎ



자, 이 영화의 주인공 격 '마카오박'의 김윤석 얘기다. 개인적으론 영화 내내 그를 보면서 영화 <타짜>에서 '아귀'가 생각났다. 사실 아귀 역은 많이 나오지 않았던 장면임에도 그 임팩트함은 아직도 회자될 정도로 대단했다. 그때 감독도 최동훈이었고, 그 캐릭터를 그대로 살린 것인지 몰라도 '도둑들'에 옮겨온 느낌이다. 대신에 힘은 뺐고 더 사실적으로 진중해졌다. 아귀가 정말 어두운 세계의 그런 모습이라면, 여기 마카오박에겐 나름의 아픔이 서려있다.



10인10색 '도둑들'의 범죄극, 전지현 비주얼과 김윤석의 매력이 돋보인 오락무비

본 작전을 설계하고 진두지휘한 내막 뒤에는 배신에 대한 어떤 복수심도 있고, 그 속엔 한 여자 '팹시' 김혜수에 대한 애증도 들어가 있다. 그렇다면 둘은 사랑했던 사이.. 그렇다. 과거 뽀빠이로 인해서 나름 고생을 하고 나서부터 그는 도박계의 전설이 됐다. 어떻게 보면 이건 개인적 망상일지 몰라도, 타짜의 '아귀' 캐릭터가 나오기 전 '프리퀄'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김윤석의 마카오박은 확실히 아우라가 있었다. 그만의 특색있는 중저음의 목소리는 영화를 너무 가볍지 않게만 그렸고, 많이 나온 후담으론 와이어 액션을 몸소 할 정도로 그런 씬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한국판 주윤발스런 총질과 액션까지 선보이는 등, 나름의 카리스마로 김윤석의 존재감은 그렇게 빛을 내며 매력을 발산했다. 이러니 최동훈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이런 액션씬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중반에 보여준 임달화 배우(형님)의 총질 액션이 압권이다. 캬.. 과거 90년대를 풍미했던 홍콩 느와르를 보듯이 총질이 찰지고 과거의 향수를 그대로 재현했다. 인기작 첩혈가두와 첩혈쌍웅2 등, 한때 주윤발과 함께 가오잡고 나섰던 그 아우라가 제대로 포텐을 터뜨렸으니.. 씹던껌 역 김해숙 여사를 데리고 사투를 벌이면서 나름의 대미를 장식할 땐 강호도 모르게 움찔했었다. 보시면 알 터..

아무튼 '도둑들'은 다소 촌스런(?) 제목과는 달리 꽤 스타일리쉬해 보이면서도 그렇게 세련미를 강조하진 않는다. 어떻게 보면 90년대 풍으로 회귀한 범죄극처럼 질감이 조금은 둔탁해 보인다. 스타일리쉬한 영상미 대신에 캐릭터적 요소를 살리고, 케이퍼무비로써 범죄를 모의하고 실행하는 과정 속에서 서로가 쫓고 쫓기는 범죄극으로 내달렸다. 그런 과정에서 다소 영화적 쾌감이나 임팩트함이 덜 하더라도, 가벼운 터치로 또 오락적 요소를 부각시키며 '도둑들'은 매력을 발산했다. 결국엔 최동훈 감독이 갖가지 도둑들을 끌어다 놓은 그런 모양새와 컨셉은 약간 넘치게 과시적인 남발로 인해서 시너지가 약했어도, 이 정도면 볼만하고 매력적인 도둑들이 아니겠는가.. 특히 줄타기 전문 도둑 예니콜 '전지현'을 보는 재미, 그리고 마카오박이 중심에 섰던 '김윤석'의 재발견 매력까지, 영화 '도둑들'은 재미난 팝콘무비임에는 틀림없다. 최동훈식 영화적 재미는 이번에도 나름 통한 셈이다. 안 그런가.. ㅎ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8726&mid=17945#t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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