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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미트리스, 슈퍼 알약에 지배된 '컨트롤'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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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잠재력을 소재로 그것도 어떤 한계치에 도전하며 상상의 한계를 무너뜨릴 때 우리는 보통 '초능력'을 떠올린다. 그게 또 일상적으로 판타지하게 상상하는 측면이다. 하지만 이런 소재성을 갖춘 영화 <리미트리스>는 그런 흔한 초능력으로 인간의 무한대 능력을 끌어올리지 않는다. 온리 신기한 명약 아니, 신약같은 알약 한 알에 한 남자의 일상을 확 바꿔버린다. "인간의 두뇌 100% 가동!" "상상의 한계가 무너진다!" "삼키는 순간 세상을 지배한다!"며 주목을 끈다. 일명 스마트 드럭(Smart Drug) 'NZT' 알약을 복용만 했다면 '눈이 번쩍 귀가 쫑긋', 멈추던 뇌의 어그로까지 끌어올려 무한대의 지적능력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변모된다. 영화 '리미트리스'는 그런 과정들을 나름 스피드하게 보여주고 있다. 제목 'Limitless'에서 알 수 있듯이, 한계가 없는 그런 능력치 발산에서 한 남자의 일상과 인생을 조망한다. 거렁뱅이 스타일의 무능력한 작가에서 그 알약 복용으로 하루아침에 천재가 돼 세상의 모든 걸 습자지처럼 빨아드는 능력남이 되버린 '브래들리 쿠퍼'.. 그런 그의 인생역전을 그린 '리미트리스'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삼키는 순간 인간의 두뇌 100% 가동! 세상을 지배한다!

에디 모라(브래들리 쿠퍼)는 마감 날짜가 다가오지만 한 글자도 쓰지 못한 무능력한 작가로 애인 린디(애비 코니쉬)에게도 버림 받으며 찌질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우연히 만난 전처의 동생이 준 신약 NZT 한 알을 복용한 그는 순간 뇌의 기능이 100% 가동, 그의 인생은 하루 아침에 바뀌어 버린다. 이제 그의 모든 신경은 잠에서 깨어 활동하기 시작한다. 보고 들은 것은 모두 기억하고 하루에 한 개의 외국어를 습득하며 아무리 복잡한 수학공식이라도 순식간에 풀어버린다. 또한 레슨 하루면 피아노 연주도 수준급이고 소설책 한 권도 후딱 써버리며 무한 체력을 갖게 되고 게다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역시 너무 간단해져 버린 그는 검증되지 않은 이 약을 계속 먹으며 능력을 지속해 가고 곧 주식 투자로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인다.

그의 활약을 지켜보던 거물 칼 밴 룬(로버트 드니로)은 역사상 가장 큰 기업합병을 도와달라고 제의하지만 남아있는 신약을 얻기 위한 사람들이 나타나면서 에디는 위험에 처하게 되고 신약의 치명적인 부작용도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제 에디는 얼마 남지 않은 약이 다 떨어지기 전에 베일에 싸인 스토커와 적들을 물리쳐야 하는데..



영화는 간단하게 정체불명의 '스마트 드럭'을 얻게 되고 그걸 복용하면서 인생이 바뀌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신약인지 특효약인지 몰라도, 어쨌든 여기서 투명해 보이는 알약 'NZT'의 효능은 거의 만능급이다. (순간 '샐러리맨 초한지'에서 '유방'역에 이범수가 생각난다?!ㅎ) 보통 인간의 뇌가 백프로를 다 활용하지 못하고 죽는다고 했을 때, 여기서 알약은 그런 부분까지 끌어올려 지적능력부터 모든 감각을 동원한 예지력까지 갖춘 일종의 초능력으로 다가온다. 그렇다고 축지법을 쓰고 날아다니며 적을 무찌르는 슈퍼히어로가 되는 건 아니지만, 주인공 '에디'는 거지꼴에서 휘황찬란하게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못쓰고 끙끙대던 글빨이 달필에 달변가로 주식시장의 마이더스 손이 돼서 갑부가 된다. 거렁뱅이 스타일에서 보기좋게 간지남으로 변모해 뉴욕 월가를 바쁘게 행보하는 그에게 사람들이 꼬인다.

기업인수 합병의 손길을 뻗는 거물급 재계 인사 '로버트 드니로'옹이 접근하면서 전환점을 맞는다. 물론 그전까지 좋았다. 헤어졌던 애인과도 다시 만나서 잘 되고,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지는 등 세상이 알흠다워졌다. 하지만 약 증세가 약해진건지 소위 약빨이 떨어지면서 심한 환각증세에 몸까지 피폐해지는 증상까지 보인다. 여기에 어느 한 노인네가 자신을 계속 노리며 추적하고, 사채업자 비스무리한 넘까지 스토커처럼 접근해 약을 달라고 목숨까지 위협한다. 자신의 약이 떨어질 위기에 애인 집에 숨겨두었다가 다시 복용해 제자리를 찾지만, 이미 약으로 지배된 자의 몸과 뇌는 급속도록 그렇게 체제화 되고 있었다. 과연 에디는 이 마약같은 알약으로부터 해방해 본연의 몸과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아니면 이대로 평생 약을 복용하며 애인과 함께 떵떵거리며 행복하게 살았을까.. 역시 인생은 한 방 아니 한 약이다. ㅎ



슈퍼 알약에 지배된 남자의 인생역전 '리미트리스', 잠재력 컨트롤 게임인가..

이렇게 영화는 Smart drug을 복용하게 된 한 남자의 인생역전을 그리고 있다. 거렁뱅이 스타일의 무명작가에서 한순간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투자의 귀재로 주식 갑부가 된 이 남자의 인생 성공 스토리는 일종의 판타지다. 드라마틱하다고 하기엔 SF적 공상이 들어가 있다. 신약스런 알약 하나에 어떻게 순식간에 모든 걸 흡수하는 천재가 되겠냐만은..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건 그런 천재스러움으로 변모된 인간의 모습도 모습이지만.. 그 뒤에 감춰진 자본으로 지배된 사회현상을 꼬집기도 한다. 특히 알약을 복용해 일약 주식투자의 귀재가 된 에디의 활약상은 월가의 현재를 반영하듯 그리 낯선 모습이 아니다. 그러면서 영화는 분명 스릴러를 지향하고 있다. 보는 내내 도대체 저 알약의 정체는 무엇이며, 누가 만들었고 배포했는지, 그 노인네는 왜 에디를 계속 쫓는 건지, 로버트 드니로의 역할은 무언가 비밀스럽다 등, 요소는 나름 포진돼 있다.

특히 영화 중반 즈음에 에디가 약의 부작용인지 약빨이 떨어진건지 무의식의 하룻밤을 보내는 몽환적이면서도 스피드한 카메라웍은 보는 이들도 약물복용 상태로 빠지게 만드는 감각적인 영상들의 한 축이다. 전작 <일루셔니스트>로 국내에 각본력과 연출력을 인정받은 '닐 버거' 감독이 본 영화를 한층 스타일리쉬하게 보여주었던 것. 특히 주인공 에디 역에 '브래들리 쿠퍼'는 제대로 역을 소화했다. 헐리웃 대표 섹시남 아이콘으로 꼽힌다지만, 그런 섹시함 보다는 나름 스타일리쉬한 배우가 아닌가 싶다. 아직 30대 후반(75년생)의 간지남으로 <행오버> 시리즈를 통해서 잘 알려지고, 개인적으론 리암니슨과 함께 나온 10년작 <A특공대>에서 멋쟁이 역할로, 08년작 공포 스릴러물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에서 사진작가 역으로 피칠갑 액션을 선보였던 게 인상적으로 남는다.

아무튼 여기선 마치 강지환이 마성의 D라인 몸매에서 패션모델로 변모한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 형사물 <차형사>를 보듯, '브래들리 쿠퍼'가 한 거렁뱅이 하는 모습에서 월가를 주무르는 주식투자의 능력남으로, 때론 약빨이 떨어져 충혈된 피폐한 모습과 또 목숨에 위협을 느끼고 액션까지 벌이는 등, 나름 다채롭게 극과극을 달리며 원맨쇼를 펼쳐보였다. 그럼에도 영화가 전체적으로 스타일리쉬하거나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는 아닌 듯 싶다. 중간에 주식 얘기는 루즈하기도 하는 등.. 드라마적 요소가 많다.

그래서 이것은 어떻게 보면 '인간'에 대한 드라마다. 인간의 능력을 애기할 때 무한대로 펼칠 수 있다는 보편적 잠재력론에 입각해 바라본다지만, 본 영화처럼 슈퍼 알약(약물)에 의해서 잠재적인 능력치가 최대한 발산되고 두뇌가 백프로 풀가동된다는 지점에서 이건 일종의 컨트롤(조정) 게임이 아닌가 싶다. 결국 약에 의해 지배된 몸과 두뇌, 이 남자가 진정 자신의 의지대로 펼치고자 했던 건 어떤 것이었을까.. 정작 의지는 있었는지, 약이 그 의지까지 대신했다면 골똘히 생각해 볼 대목이다. 그럼에도 이런 약이 존재한다면 강호도 복용 좀 해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안 그런가 맨들이여..ㅎ



PS : 쿠퍼 애인 역의 '애비 코니쉬'.. 어째 좀 섹시하나 싶었는데.. <써커펀치>에 나왔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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