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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 연장 불발, 차라리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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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와 국밥으로 서민 코스프레까지 하던 강동윤은 결국 대통령 선거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자신은 분명 이발소집 서민의 아들로 태어나 그렇게 자랐지만, 서회장네 일가로 들어가 장인의 전폭적인 지지와 뒷배로 정치인으로 승승장구했던 강동윤은 더이상 서민이 아니었다. 권력의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피도눈물도 없는 냉혈한으로 변모해 포스좋게 나선 그는 사람을 죽인 범죄자였다. 중범죄인 살인교사, 일국의 대통령 될 사람이 범법자라니.. 말이 안 될 소리다. 드라마 '추적자'는 여기서 비꼬는 거 없이 그냥 그대로 결과를 산출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연장이 될만한 그림이 나올 수가 없다. 그렇다. 더이상의 반전은 없게 된 셈이다.


해당 기사 :  http://news.nate.com/view/20120716n15188

사실 추적자는 막판에 옆동네 '빛과 그림자'의 종영과 겹치면서 드라마가 더욱더 주목을 받았다. 10% 중반대 시청률이 20%까지 치솟으며 월화극에서 1위로 올라섰다. 강직하게 한길을 걸어왔던 형사가 딸과 아내를 잃은 복수극으로 치닫으며 눈길을 끌었고, 그 와중에 서씨네 재벌가를 비추며 장인과 사위에서 벌어지는 권력과 알력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이 주를 이루며, 우리 사회의 정치적인 단면들을 근사하면서도 정밀하게 묘사하며 매회 알토란 같은 대사를 쏟아냈다. 이른바 "욕보거레이"로 대표되는 서회장의 어록들이 그것들이다. 어제 15회(16일)에서도 강동윤이 낙마한 후, "내 자식이 싼 똥은 내가 치울끼마.."하면서 발빠른 뒷처리 행보를 보이기도 했는데..



어쨌든 추적자는 위 기사의 내용처럼 애초에 기획된 16부작으로 끝나게 됐다. 막판에 인기에 편승하려던 1회 연장은 불발됐다. 이에 대해서 SBS 관계자는 "지난 주 15회 대본을 쓰던 박경수 작가가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간 일이 있었다"며 "박 작가의 현 건강상태로는 17회까지의 대본 집필이 어렵다고 판단, 회의 끝에 16회로 마무리 짓기로 했다"고 설명했다는 전언처럼.. 그대로 가게 됐다. 1회 연장에서 어떤 반전을 그려낼지 몰라도, 차라리 기획대로 가는 게 더 낫다. 그래서 드라마는 인과응보와 권선징악형의 소위 말하는 착한 드라마의 원형대로 갔다.

카리스마 넘치게 '서민들에게 친구가 되달라던' 인기영합의 정치인 강동윤은 꿈에 그리던 대통령 자리, 아니 그 자리를 지나쳐 설사 장인 서회장의 자리까지 탐냈던 그 모색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살인교사를 증명하는 동영상이 발견돼 전국적으로 전파를 타면서 막판 투표율이 급상승해 국민들은 강동윤을 버렸다. 더이상 그가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긴급체포 되기에 이르고, 그를 따르던 수족같은 비서실장 혜라도 구속되는 등, '추적자'는 그렇게 결말을 짓고 있었다. 물론 법정살인과 탈옥 등으로 강동윤을 치고자 고생을 자처했던 백홍석도 스스로 죄의 심판대 앞에 나섰다. 어차피 이렇게 될 거, 어찌보면 빙둘러서 온 셈이다.



15회는 그렇게 두 주인공을 구속시키는 그림으로 마무리 직전까지 갔다. 정의파 최정우 검사가 백홍석의 인간적인 면모를 내세우며 심신상실과 미약 상태로 죄지른 우발적인 범죄라 변호를 하며 눈길을 끌었다. "모범경찰 표창을 6번이나 받은 형사가 있다. 바로 백홍석씨다. 남편은 형사로 아내는 식당에서 일을 하며 20평짜리 아파트를 분양받은 평범한 우리 이웃이있다. 바로 백홍석씨다. 외동딸의 생일선물로 콘서트티켓을 사주기 위해 몇 달동안 담배를 끊고 돈을 모은 아버지가 있다. 바로 백홍석씨다”고 변론을 시작하며 법의 선처를 호소했던 것.

기획된 16부로 끝나는 추적자, 백홍석과 강동윤의 대결은 우리 사회의 자화상..

하지만 최종발언을 시작한 백홍석은 의외의 발언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나는 변호사님과 생각이 다르다”며 “총을 가지고 법정으로 올 때 정상적인 상태였다. 심신미약이 아니다”고 말해 재판장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그러나 곧 백홍석은 “심신 미약인 상태로 총을 쏜 거면 법과 이 세상은 문제가 없는데 내가 이상한 게 아니냐”고 일침하며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고, “내 죄가 있다면 벌 받겠다. 대신 수정이 사건 재심도 같이 해달라. 재판 기록에 원조 교제, 마약 같은 것을 다 지워주고 싶다”며 절절한 부성애를 드러내고 말았으니.. 국민아빠의 애끊는 이런 담담한 호소에 시청자들의 눈물샘과 코끝을 자극했다. 흑흑..

이렇게 해서 추적자 속 백홍석은 법의 심판을 기다리며 강동윤을 향했던 복수는 결국 법치주의에 입각해 재판정의 판결을 기다리게 됐다. 그리고 16회 마무리에서는 강동윤의 처벌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 카리스마 넘치는 정치인 강동윤이 양복을 벗고 수의를 입은 채 어떤 변론과 마무리 법정 멘트를 날릴지, 이른바 참회의 모드로 모든 걸 포기하고 당당하게 맞설지, 그러면서 장인 서회장을 옥죄는 물귀신 작전을 마지막까지 펼칠지 나름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추적자는 기획대로 오늘 밤 16부로 끝나게 됐다.

뭐,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드라마가 우리네 삶과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결국엔 판타지라지만, '추적자'만큼 요근래 보기 드물게 '리얼리티'한 드라마도 없었다. 백홍석의 복수는 판타지였지만, 그런 복수의 과정 속에서 펼쳐낸 그림들의 대결은 절대 판타지하지 않았다는 거. 정치인 강동윤, 그의 말이 현실이다. "정치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게 아니다.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거다." 우리는 지금도 그렇게 삶을 영위하며 살고 있다. 오늘 밤 마지막 16회를 지켜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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