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무신' 얘기, 이제는 언급할 시점이 온 것 같다. 이 사극도 이젠 끝날 타임이 다가왔기에, 나름 닥본했던 팬의 입장에서 어필이 필요해서다. 기존 인물이 가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는 시점이기도 해서 더욱 그렇다. 그것은 바로 무신정권의 종결자 '김준'을 도와 최씨 무신정권을 종식시키고 김준마저 제거했던 역사 속 인물 '임연'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런 역을 소화한 인물은 소싯적 여러 사극을 통해서 전혀 낯설지 않은 배우 '안재모'가 나오면서 눈길을 끌었다. 그래서 그만의 존재감이 기대가 되는 가운데.. (보다 자세한 얘기는 저 아래에서 하자)
아무튼 각설하고, 그간에 여몽항쟁사 속에서 '무신'은 중후반을 그렇게 전개시켜 왔다. 정작 무신정권 종결자 '김준'의 존재감은 온데간데없이, 귀주성의 영웅 김경손 대장군 등의 활약상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종국엔 김준의 언질로 고려의 강화 천도가 그려진 것. 그런데 그런 난세 속에서 내부의 권력다툼 끝에 두 사람이 세상을 끝나고 말았다. 그 첫번째는 최우의 사위이자 최송이의 부군인 교정별감 김약선이 반란을 모의했다는 대역죄로 처단되고 말았으니, 이건 실체도 없는 무고였다. 그렇다면 누가? 그것은 바로 김준을 지키고자 무리수를 둔 최송이 마님이였다.
잊지 못하고 끝까지 돌쇠를 사랑했던 아씨 마님의 최후는 이렇게 끝나고 말았다. 그렇게 김준을 데리고 훨훨 날고 싶었지만, 정작 혼자만 날아서 저 세상으로 가고 말았다. 다 예견된 결과였다. 부군을 보필하기는커녕 노예놈 하나에 눈이 먼 최송이 마님은 무리수 임에도 남편을 무고하게 역적으로 몰고 갔고, 급기야 죄상이 밝혀지면서 자진하는 쪽으로 생애를 마감했다. 도방내 절대 권력자 아비 최우가 살릴 수도 있었지만, 최우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기강을 바로 세우고자 딸을 버리며 목놓아 울었던 최우였다. 아비의 이런 뜻을 안 딸 송이는 결국 찾아온 김준의 품에서 죽고 말았다. '준아... 내, 너 때문에 죄스럽고 또 잠시나마 행복했도다.. 부디 날 잊지 말고, 너 또한 잘 살기를 바란다..' 그렇게 최송이 마님은 소원을 풀 듯 김준의 품에서 떠났다. 정말로 이제는 훨훨 날아갔을까.. ㅎ
(안심 낭자를 돌려받은 김준이는 세상이 날아갈듯이 좋아라 하는데.. 김별장 그리 좋으시오..ㅎ)
자, 이렇게 해서 김약선 부부는 서로가 물리는 죽음으로 극을 떠났고, 김준은 다시 각잡고 제자리로 돌아왔다. 사실 김준 조차도 어떻게 보면 처단이 될 처지였지만, 최우는 그를 살려주었다. 왜, 이런 난세에 무장을 함부로 죽일 수는 없는 일. 더군다나 가신으로써 충성스럽게 맡아온 책무를 다하지 않았는가.. 결국 그런 김준에게 바람도 쇨 겸 내려간 그곳에서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 주군 최우가 저기 촌구석에서 승려로 입적해 허송세월하며 놀고먹고있는 서자 탕아들 만종과 만전을 불러서 들여오라고 명령한 것. 바로 그들 중 하나를 후계자로 내세우면서 일대 파란을 예고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만전이 바로 '최항'이라는 인물로 최우에 이어서 권력을 이어받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그의 아들 최의, 그런 최의를 죽이고 최씨 무신정권을 종결시킨 '김준'으로 이렇게 이어진다.
무신정권 종결자 '김준' 그는 누구인가: http://mlkangho.egloos.com/10848894
"우선 최씨 일가의 권력 독점이 끝나면서 어쨌든 형식적으로나마 왕권을 어느 정도 되찾는 시기였다. 하지만 80년 이상 지속된 무신정권의 틀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실제 권력자로 나타난 유경, 김준 등이 여전히 무신정권을 이어 갔기 때문이다. 특히 김준은 최항의 집권시절, 장군 바로 아래 벼슬인 '별장'으로 승진까지 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최항이 죽고 그의 아들 최의가 권력을 물려받은 이후에는 찬밥 신세로 전락한다. 이에 불만을 품은 김준은 1258년 최의를 죽이고 정권을 왕에게 넘겨주었다. 이 공로로 '장군' 자리에 오르고 공신의 칭호도 받았다. 하지만 일등 공신은 유경의 몫으로 돌아갔다.
그런데도 권력은 김준에게 집중되었고, 최의를 없애는 일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무장 세력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그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이 힘을 바탕으로 김준은 유경을 밀어내고 일등 공신이 되었으며 이때부터 이름도 과거 김인준에서 '김준'으로 개명하게 된다. 그리고 동생 김승준도 '김충'으로 이름을 바꾸고 권력자의 자리에 올랐다. 김준은 1264년 교정별감이 되어 군권과 감찰권을 손에 넣고, 1265년에는 문하시중에 오르는 동시에 해양후에 책봉되어 최씨 무신정권의 권력을 뛰어넘는 자리에 오르게 된다. 한마디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막판에 누리게 되는데.. 하지만 형식적으로 정사의 결정권은 왕에게 있었기 때문에 그는 곧잘 24대왕 '원종'과 팽팽하게 맞서곤 했다. 특히 몽고의 입김으로 자신의 힘이 사라질 것을 두려워하던 김준은 원종의 친몽 정책에 불만을 품게 된다.
바로 이런 몽고에 대한 입장 차이로 갈등이 생기자, 김준이 먼저 원종을 없애려고 했다. 이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자 원종은 마침내 김준을 없애기로 해 왕과 권신은 그렇게 루비콘 강을 건넜다. 그때 이 일을 해내기 위해 원종이 찾은 인물은 바로 '임연'이었다. 임연은 한때 김준의 양자라고 불릴 만큼 김준을 따랐지만, 김준이 권력을 독차지하고 횡포를 부리자 점점 그를 싫어하게 된다. 임연의 이런 마음을 알아낸 원종은 곧 그에게 김준을 없애라고 명령했고, 임연은 1269년 6월 환관들과 모의해 김준을 궁궐로 끌어들여 곧바로 죽여 버리고 동생 김충도 없애 버렸다. 이로써 고려 무신정권의 권력은 임연에게 넘어갔다. 그런데 그 또한 원종과 마찰을 빚는 등 고민이 너무 지나쳤는지 병으로 죽고 나서, 아들 임유무가 교정별감에 올랐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곧바로 죽임을 당했다. 이로써 무신 정권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된다. "
김미도 오승적도 아닌 '최항' 정권에 맞설 김준과 '임연'의 활약상..
남은 '무신' 후반부의 관전 포인트다.
이미 이와 관련해서 몇 달 전에 '김준'에 대한 역사 속 내용을 정리하며 언급한 게 있는데.. 위 내용이 그 한 대목이다. '최우-최항-최의-김준'까지 그리고 마지막 '임연'이라는 인물이 여기서 언급이 된다. 사실 '임연'은 그렇게 중요한 인물은 아닐 수 있겠으나, 나름 의미가 깊다. 실제 역사 속 임연은 고려시대 최씨 정권 후반에서 김준 정권에 이르기까지 대몽고항쟁의 핵심인물 중 하나로, 김준이 처음으로 얻은 재능 있는 부하이자 양아들로 삼을 만큼 충성심이 가득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바로 김준이 그를 양자로 삼을 정도로 측근에 둔 인물로서 그와 함께 최의를 죽이고 정권을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권을 잡은 뒤에는 둘 사이가 뒤틀리게 되었고, 이를 역이용한 원종에 의해서 임연 손에 김준이 죽게 된다는 게 역사적 기록이다.
물론 드라마 속 '무신'이 여기까지 그릴 줄은 모르겠으나.. 어쨌든 역사 속 임연이 드디어 어제(8일) 42회부터 등장하며 눈길을 끌었다. 지방에서 사형수로 생을 마감할려는 찰나, 김준이 구해주자 넉살좋게 양자로 나선 임연은 의협심 강한 인물로 합류하게 됐다. 이런 캐릭터 연기는 사극에 나름 일가견을 갖고 있는 '안재모'.. 그간에 TV 브라운관에서 잘 보이지 않았는데, 찾아보니 2003년 종영한 ‘남자의 향기’ 이후 MBC 드라마에 약 9년 만에 복귀란다. 그래서 나름 반갑다. 그간에 정통사극 '용의 눈물'과 '왕과 비'를 비롯해서 '야인시대'와 '연개소문' 등까지 함께 해왔던, 이번 무신의 노작가 '이환경'옹의 두터운 신뢰로 출연을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아무튼 최씨 무신정권을 종결시킨 김준의 오른팔로 활약할 '임연' 역의 안재모 등장은 꽤나 반갑다. 워낙 사극 연기를 통해서 선굵은 역을 해왔던지라, 연기력에 대한 논란 문제가 아닌, 무신이 기획한 총 50부작 중 8회만을 남겨둔 시점에서 그의 등장은 극 후반의 활력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간에 김준 역 김주혁이 초반 격구대회를 통해서 임팩트한 면모를 보여주었지만, 이후엔 신분 한계를 넘지 못하고 극적 존재감이 미미했던 것도 사실. 그런 점에서 막판 후반에 김준과 함께 활약할 '임연' 안재모의 등장은 '무신'을 제대로 책임질 캐릭터로써 기대감이 크다. 최우가 권력 끝자락에서 세 수 앞을 내다본 자리에 만전 '최항'을 앉힘으로서, 이런 권력구도에 맞설 김준과 임연의 활약과 후반의 파국이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되고 주목된다. 만전은 김준에게 무릎까지 꿇고 말했다. "형님으로 모실테니, 날 좀 강도로 가게 해달라" 면서.. 막판 권력싸움은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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