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대축구의 자웅을 다루며 최고봉을 뽑는 유로컵 승자는 '스페인'으로 돌아갔다. 역시 이변은 없었다. 언제부터인가 스페인 국대를 대표하는 칼라, 특유의 기교와 정교를 앞세운 점유율로 압박하는 축구는 이번에도 통했다. 특히 선수들간의 유기적인 호흡이 좋은 패스웍은 역시 발군이었다. 스페인 축구를 보는 맛이 이런 게 아니겠는가.. 독고다이 개인기가 아닌 반박자 빠르게 적진을 뚫는 정확한 패스 연결, 이른바 '킬패스'로 이어진 두 방으로 전반전을 2:0으로 리드한 결승전이었다. 의외의 큰 스코어가 아닐 수 없었는데.. 파브레가스가 골라인 근처에서 어렵게 올린 공을 실바가 빠르게 헤딩골로 성공했고, 사비의 이선 침투를 뚫어버린 패스를 받은 알바의 땅볼 슛까지 부폰을 제치고 들어갔다. 이탈리아 최종방어선 철벽을 자랑하던 부폰이 전반에만 2골을 먹은 나름의 충격적인(?)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앙돼..
이렇게 전반전은 완벽한 스페인의 승이었다. 그리고 이런 건 후반전에도 그대로 통했다. 4강전에서 전차군단 독일을 악동 발로텔리의 임팩트한 두 골로 이기며 나름 파란을 일으킨 이탈리아는 이상하게 무기력해 보였다. 전반전은 말할 것도 없고, 조별리그에서 1:1 무승부를 펼쳤던 그런 모습과는 달리, 전반적으로 경기가 안 풀리는 형국으로 흘렀다. 파울을 유도할려는 무리한 보디체크에 스스로 나가 떨어지며, 선수들간의 패스웍도 자주 끊기고 슈팅은 정확하게 골대가 아닌 불꽃슟처럼 허공을 향해 날아가기 일쑤였다. 한마디로 이탈리아는 제대로 죽쑤고 있었다. 최전방 조커 마리오 발로텔리에게도 기회는 별로 없어, 독일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힘을 다 써버렸나..
아무튼 후반전은 그렇게 스페인의 조근조근한 패스웍과 점유률로 경기를 지배해 중반까지 소강상태로 흘러갔다. 2:0 리드를 그대로 지키기만 하면 우승을 눈 앞에 둔 가운데, 이탈리아의 첫 골은 여전히 터지지 않았고, 스페인도 후반전 추가골 없이 경기는 마무리되나 싶었는데 역시 팬 서비스를 확실하게 했다. 후반 30분에 파브레가스 대신 교체된 토레스가 들어오면서 스코어는 더 벌어진 것이다. 경기가 다소 침체된 상황에서 후반 38분에 역시 킬패스를 받은 토레스가 골대 모서리쪽으로 가볍게 차넣으며 성공.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토레스가 후반 막판에 골대 앞에서 첼시 동료 마타에게 패스로 건네준 골까지 가볍게 들어가며 4:0.. 이건 뭐, 대단한 스코어가 아닐 수 없다.
해당 기사 : http://sports.news.nate.com/view/20120702n02386?mid=s0408
철벽수문장 부폰이 전 후반 보기좋게 2골씩 완벽한 필드골을 허용하며 그의 자존심은 그렇게 무너졌고, 이탈리아 팀마저 여지없이 침몰했다. 정말로 이번 결승전에서 4:0을 예상한 이들이 있었을까.. 전세계 도박사들로 점치기 힘든 스코어가 아닐 수 없다. 사실 박빙의 승부는 아니어도 나름 혈투를 예상했지만, 역시 공은 둥글게 제대로 굴러가더니 스페인에게 완벽한 승리를 안기며 끝났다. 패싱게임의 위용 앞에서 이태리 선수들은 부상에 이은 잦은 교체로 경기 조율에 실패, 스페인 진영을 뚫기위한 전력이 경기내내 미진한 가운데, 이탈리아 경기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나름의 굴욕 결승전으로 끝났다. 개인적으로 응원한 게 때꾼해질 정도로 뭥미..
아무튼 이렇게 해서 스페인은 2008년 유로컵 이후 2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우승까지 포함해 사상 첫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명실공히 축구사를 새롭게 쓴 스페인 국대의 위용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2년 뒤 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우승하면 정말 완벽한 역대 1위 국대팀으로 역사에 남을지도 모르겠다. 역시 축구는 혼자서 하는 경기가 아니다. 패스를 통해서 골을 제대로 넣어야 이길 수 있다는 걸 스페인 축구를 통해서 재확인하며 유로 2012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진정한 축구의 진수를 보여주는 유럽판 월드컵이라 불리며, 국내에선 다소 전반적으로 예전만 못한 인기 속에 진행되었지만.. 그래도 축구팬들에게 한 여름밤의 축구열기를 선사한 유로컵 축제는 이젠 끝났다. 스페인 축하한다.
아래는 결승전 주요 화보들..
이번 대회 3골 1어시스트로 득점왕에 오른 토레스.. 출전대비 니가 역시 짱이다. ㅎ
마리오 발로텔리.. 울지마라.. 독일전 2골이면 충분했다. 사고치지 말고 맨시티에서 열심히 뛰거레이..
유익하셨다면 위 아래 추천 버튼은 '비로그인'도 가능합니다.
[#ALLBLET|1163#]
tag : 이글루스투데이, 유럽월드컵, 유로2012, 스페인, 이탈리아, 결승전, 스페인4대0대승, 이탈리아졸전, 부폰, 카시야스, 마리오발로텔리, 사비, 토레스, 파브레가스, 유로2연속, 메이저3연속, 패싱게임의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