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랬다. 형은 동생을 어떻게든 구하려 했다. 13년 전 만주벌판에서 마적단에게 죽을 위기에 처했던 동생 강토를 구했던 형 이강산이였다. 둘의 목숨을 지켜낸 형제애는 바로 그런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형제애에 위기가 닥쳤다. 1대 각시탈로 맹활약중인 이강산을 옥죄오는 동생 이강토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일본 앞잡이가 된 동생이 혈안이 돼서 자기를 잡을려고 하니 곤경에 빠지며 궁지로 몰렸다. 급기야 다리에 총상까지 입었고, 그 탈바가지까지 벗기는 수모를 겪는 찰나.. 독립운동으로 목숨을 잃은 아버지를 보필했던 호위무사 백건(전현)의 도움으로 다행히도 동생 앞에서 정체를 드러내진 않았다. 3회 말미와 어제(7일) 4회가 연결되는 바로 그 그림이다. (그렇지.. 벌써 밝혀지면 재미없지..ㅎ)

이강산 각시탈은 백건과 어느 움막같은 아지트에서 상처를 치료하고 과거사를 털어놓으며 나름의 고뇌를 곱씹는다. 내가 왜 이짓을 하고 하는지, 내가 왜 벽에 똥칠을 하면서까지 살아남으려 했는지.. 이강산의 과거지사는 눈물없이 볼 수 없는 그런 일제강점기 때 독립투사의 모습 그 자체였다. 아버지 이선(이일재)의 대를 이어 독립운동을 하다 모 사건에 연류돼 일본에 잡혀 모진 고문을 당했으며, 이를 견디지 못하고 바보 행세로 풀려나 괴로워하던 중, 아버지의 수하였던 백건의 도움으로 아비의 원수를 알게 되고 그 원수를 응징하고 독립을 도모하기 위해 각시탈이 되었다는 사연. 캬.. 독립운동사의 전형적인 플롯이며, 우리네 고생하셨던 할아버지 세대들의 슬프고 고난했던 항일사다.

그래서 이강산은 분연히 일어나 탈바가지를 쓰고 이공의 장례행렬을 그렇게 훼방놓고, 아버지 이선의 목숨을 빼앗은 최명섭까지 죽이며 응징자 각시탈로 중심에 섰다. 아직도 죽여야 할 인물은 위치럼 이시용과 우병준 등 많다. (김규철은 한 번 된통 당했고, 안석환은 좀 긴장하거레이.. ㅎ) 말 그대로 전형적인 친일파 인사들로 각시탈은 그렇게 처단자로 나섰다. 물론 아버지 이선의 계속된 복수와 함께..

한편 4화에서 못 보던 여인네의 등장으로 눈길을 끌었으니 그 이름은 한채영 아니 '한채아'다. 물론 2화에서 일본 기모노 복장으로 출연해 양부로부터 조선으로 급파하라는 명령을 받던 장면이 나오긴 했지만.. 이렇게 깔끔하고 단아한 사복차림으로 나타난 그녀의 정체는 바로 첩보스파이.. 한마디로 각시탈을 제거하기 위해서 조선땅을 밟은 이 처자의 정체는 보시다시피 위와 같다. 조선의 양반지주 딸이었지만 독립운동과 웬수를 지면서 일본인으로 살아가야 했던 비운의 처자 채홍주.. 그녀가 정말 각시탈을 제거할 수 있을까.. 이강토와 경찰서에서 스치듯 지나가며 이들의 운명을 나름 예고했다. 그녀는 아마도 사랑에 빠지면 모를까 이강토를 죽이진 못할 것이다.
그나저나 개인적으로 '한채아'는 이번에 처음보는 여배우다. 나름 섹시한 매력이 있는 게 앞으로 기대된다. 뭘?! ㅎ 개봉예정 영화 <아부의 왕>에서 송새벽의 첫사랑으로 스크린 첫데뷔를 한다니 주목된다. 비주얼은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에 나오는 '윤지민'과 꽤 닮아 보인다. 아닌가?!

아무튼 이렇게 각시탈을 제거하려는 움직임들은 저런 섹시한 첩보원까지 나서며 두 형제는 위기에 처했다. 동생 강토가 혈안이 돼서 잡을 듯 말듯 하면서도 형 강산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동생에게 정체를 들키진 않았지만, 피묻은 바지를 들고 있던 형을 보고서 강토는 "형이야? 형이었어?"하며 눈치를 챌려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순간 바보 기봉이로 변신해 옷을 감싸안고 방바닥에 누워서 목매어 울던 이강산이었다. 급히 달려 들어온 어머니의 만류로 그렇게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동생 강토는 형에게 속내를 털어놓는다. 내가 왜 일본 앞잡이가 됐는지.. 나도 이렇게 살고 싶지 않지만 왜놈들에게 충성해야 살 수 있는 세상이라며 울분을 토로한다. 이것 말고는 더 좋은 방법을 모르겠다며 형을 그렇게 끌어안고 고통의 심경을 밝혔다. 이에 이런 동생의 마음을 안다는 듯 돌아누운 채 형은 흐르는 눈물을 집어삼켰다. 시대가 변절자를 만들고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 했던가.. 그렇게 강토와 강산은 극단에서 형제애를 다시 재확인했다. 하지만 그런 눈물겨운 형제애는 해피가 아닌 비극적 예고로써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두 형제에게 닥친 운명을 암시하고 있다. 결국엔 동생에게 강산이 죽고 강토가 그 죄스러움을 갚고자 형에 이어서 각시탈로 활약하게 된다는 수순의 전조인 셈이다. 신현준의 각시탈은 그렇게 동생에게 자리를 물려주며 쓸쓸히 퇴장하니.. 아마도 다음 주 6회 말미에 나올 그림들이다.

그나저나 이런 이강토에게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으니.. 어릴적 첫사랑 목단이의 죽음 아니 그녀에게 총을 쐈던 것이다. 가는 곳마다 훼방을 놓는 이 대바라진 말쑥한 처녀를 인질로 각시탈을 잡아들이려는 강토였다. 처자에게 가혹한 고문까지 하는 등, 강토는 목단이를 그렇게 모질게 대했다. 그런데 그녀가 소지한 칼을 보고 놀랐다. 그것은 13년 전, 만주벌판에서 마적단에게 쫓기며 헤어질 때 꼭 살라며 건네준 일종의 목숨같은 애정의 증표같은 거였다. 그것을 그녀가 애장품처럼 아직도 가지고 있었으니 강토는 '아차' 싶었다. '니가 정녕 단이라 말인가' 그녀가 몸담고 있던 서커스단이 탈춤을 추며 시내를 행사판으로 만들 때, 강토을 처단코자 달려든 목단이는 그가 쏜 총에 맞고 쓰러지고 만 것이다. '오 지저스 크라이슬러..' 안돼.. 목단아.. 죽지마..... ㅎ
강토는 이렇게 첫사랑마저 잃어버리고 말 것인가.. 아닐지다. 짧게 나올 분량의 여주인공 '진세연'이 아니다. 할 일도 많고 앞으로 주원과의 갈등 해결로 사랑앓이도 해야한다. 여기에 자신을 몇 번이나 구해준 신현준 각시탈에 대해서도 어떤 언급이 있어야 한다. 또 섹시한 스파이로 나온 한채아와 함께 묘한 삼각관계를 그려야 하고, 조선인을 돋는 순수 일본청년 박기웅과도 관계를 어떻게든 진척시켜야 한다. 여주는 원래 이렇게 바쁜 법이다. 어쨌든 이강토 주원에게 닥친 시련들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첫사랑 목단이에게 목숨까지 위협할 위해를 가했고, 가까운 종국엔 형의 각시탈 정체를 알게 될 '멘붕의 이강토'를 주목해 본다.
이게 다 맨발의 기봉이 아니 신현준의 각시탈이 불러온 파국인 셈이다. 별들에게 물어봐..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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