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블링블링한 사랑의 출발점에서 여기 젊은 커플은 헤어지기에 이른다. 그렇다면 서로가 소위 '밀당'을 즐기며 허세작렬과 상큼발랄함을 무기로 그들 가슴에 젖어든 사랑비는 결국 '이별비'가 되고 마는 것일까? 그것이 현재 KBS2 월화드라마 '사랑비'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자식세대와 부모세대의 사랑이 그려지며 어느 한쪽이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리며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드라마는 담백하다 못해 참 단순하다. 그 어떤 꼬임도 없는 정형성으로 그려진다. 그래서 뻔하고 답답할 수 있으나, '사랑비'는 그저 바라만 보게 만드는 무언가의 뚝심과 나름의 배려가 있다. 왜? 적절한 타이밍의 애틋한 노래와 영상의 앙상블이 좋기 때문인데..
어쨌든 이런 앙상블은 어느 한쪽이 무너지고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오고 말았다. 사랑을 소재로 그리는 드라마들이 많이 차용하는 과거 부모세대에 얽힌 그 사랑의 역사에 자식들까지 연좌돼(?) 포기하고 아니면 극복해야 하는 수순들.. '사랑비'도 딱 그 짝이다. 70년대의 아날로그적 감성의 사랑비를 현대에서는 '로멘틱 코메디'로 전환시켜 장근석과 윤아는 1인2역을 제대로 선보였다. 극중에서 과거 '서인하와 김윤희'는 그들 부모의 자식인 '서준과 정하나'로 분해 달달하면서도 '로코'의 정석처럼 내달렸다. 거의 결승점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맞닥뜨린 부모세대 서인하와 김윤희로 분한 정진영과 이미숙의 사랑으로 포기하고 만다. 둘만의 애틋한 추억이 담긴 바닷가에서 로맨틱한 이마키스로 중년 사랑은 그렇게 불을 지폈다.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서준은 결국 "그래, 우리 아버지야"로 모든 걸 정리하며 정하나 켵을 떠났다. 그동안 마성의 포토그래퍼로서 활약한 그의 모양새 치고는 힘없이 물너나 때꾼해 보여도, 아버지를 위한 위대한 사랑의 양보인지 아니면 하나를 진정 사랑하는 또다른 방식인지 몰라도, 그는 그렇게 그녀와 헤어지고 말았다. "그냥 쭉 가볼까? 가보자.. 역시 안 되겠지"로 나름 항변해 보지만 부모세대의 사랑비 아우라에 그는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니 포토 작업이 손에 잡힐리 없고, 그것은 정하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하나는 엄마 김윤희를 위해서 애써 모르는 척 위하며 엄마에게 찾아든 그 사랑비를 마음껏 맞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 서인하 아찌에게 "우리 엄마 잘 부탁드려요. 행복하게 해주세요"처럼 딸내미는 진정으로 엄마의 행복을 빌어드렸다.
부모세대 '사랑비'가 자식세대'이별비'로 내리나? 아니면 역전될 것인가?
결국 삼자대면 아니 네 명이 한꺼번에 한자리에 모인 4자대면에서 '사랑비'는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김윤희와 정하나를 서인하가 부르고, 그 모녀를 앞에 두고 아들 서준을 불러 소개시키는 장면에서 젊은 커플은 남처럼 만나야 했다. 어떻게 만들고 블링블링한 사랑인데.. 모른 채 해야한다니 서준과 하나는 미칠 노릇이지만, 서준은 그냥 담담하게 대할 뿐이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게 참 쉬운 일이 아닐텐데.. 낯짝도 꽤 두꺼운 넘이라는.. ㅎ
아무튼 이렇게 해서 '사랑비'는 또다른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것은 본 드라마가 견지하는 두 세대간의 갈등 아니, 사랑의 탄착점에서 하나는 적중하고 하나는 빗겨나갈 그림이 그려지며 주목을 끈 것이다. 그 적중한 사랑비는 중년의 부모세대에게 먼저 찾아왔고, 어긋나며 빗겨간 사랑비는 자식세대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렇다면 장근석과 윤아 커플은 이대로 헤어지며 남남처럼 아니 부모세대가 맺어진 사랑 앞에서 의남매로 지내야 하는 것일까.. 이것이 진정 '이별비'로 찾아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되고 마는 것일까?
바로 그들에게 닥친 위기이자 가슴을 적시다 못해 애리게 하는 이별비가 한없이 내리고 있음이다. 아니면 그 이별비가 비켜가 부모세대에게 내리며 역전이 될 수 있을까? 그것이 앞으로 드라마 '사랑비'를 지켜보게 만드는 가장 주목되는 그림들이다. 누가 이루어지고 포기할 것인가? 그게 문제로다. 양쪽 다 이루어지면 이건 말 그대로 콩가루 집안이 아니겠는가.. 그래도 사랑은 누구에게나 포기하긴 힘든 법이다. ~
[#ALLBLET|1163#]
tag : 이글루스투데이, 사랑비, 사랑비13회, 장근석, 윤아, 정진영, 이미숙, 이별비, 이별비되나, 사랑에대한이야기, 중년의사랑, 젊음세대, 누가이루어지나, 누가포기할까, 그게문제로다, 사랑비의촉촉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