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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픽션, 연애의 시작과 끝을 달리는 공감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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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편의 블링블링한 아니, 방울방울하면서도 리얼리티를 살리는 연애담으로 내달리는 로맨스 영화가 있으니 바로 '러브픽션'이다. 사실 로맨스 장르라는 게, 새로움 대신에 우려놓은 사골국 마냥 같은 설정과 전개로 치닫는 스타일이다 보니, 별반 다를 게 없는 다소 뻔한 이야기라 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른바 제작은 쉽게 내용은 진부하게 공감대는 끌어내기 힘든 현실적 괴리감까지 주는 그런 판타지한 로맨스들이 영화판에 수없이 걸린 것도 사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러브픽션'도 그런 게 아닌가 싶은 일종의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굳히 이런 걸 시간 뺏기며 찾아가서 볼 필요가 있을까.. 하정우와 공효진 두 배우의 조합만으로도 끌렸지만.. 아, 별거 없는 로맨스일꺼야.. 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개봉한 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100만 관객 돌파라는 위엄을 보고선 생각이 바꼈다.

오호, 이게 무언가 끄는 맛이 있는 로맨스구만.. 그럼, 챙겨서 한 번 봐야지.. 해서 보게 된 '러브픽션'이다. 역시 그 소문은 적중했고, 역시나 판타지한 것보다는 현실감을 살리는 쪽으로 시종일관 블랙 코믹하게 재주를 부리며 이들의 연애담을 솔직담백하게 그려냈다. 물론 백프로 공감하긴 힘들어도, 연애경험 5년에 이젠 유부 10년차가 된 강호가 봤을 때도 이 정도면 나름의 레알이다. ㅎ 특히나 영화 '러브픽션'은 여자의 시각 보다는 지극히 남성적인 입장과 시각에서 풀어나가며, 묘한 재미와 발칙하면서도 다소 병맛으로 이끄는 게 컬트적 요소까지 담아내 시종일관 이들의 연애담을 주목하게 만든다. '그래 저게 정석이지, 그렇게 싸우고 헤어지다가 또 만나는 게 다 그런거지' 등.. 뭐, 별거 있어..

하지만 이 영화는 그 별거에 색다른 연애소설적 기법까지 중첩시켜 블랙 코미디한 재미까지 선사했으니.. 한마디로 연애의 시작과 끝을 달리며 다시 끝에서 시작으로 되달리는 무한반복의 리얼 버라이어티 공감 로맨스 '러브픽션'..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러하다.



위처럼 다소 시놉시스가 길어보이는 게, 웬지 이것만 보더라도 이들의 연애담이 우여곡절이 있고 사연도 많을 것 같은 이야기다. 뭐,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요지는 하나다. 간단히 줄이자면 '여자에 굶주린(?) 한 남자의 리얼 연애스토리'라 보면 될 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래서 웬지 진부하기도 하고, 색다른 게 없어 보이는 그런 로맨스로 치부되기 쉬워 보인다. 하지만 '러브픽션'은 그런 뻔한 설정과 전개에 있어 소설가 '구주월'이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방울방울하게 재밌는 언변으로 시종일관 극을 이끈다. 그러면서 구주월이 필명 '양방울'로 활동하는 '소문과 실토'라는 황색잡지에 연재된 B급 연재소설 속으로 이들의 연애담을 중첩시키며 저울질을 한다. 무엇이 현실이고 픽션인가의 대척점에서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고 할 수 있는 거. 그것이 이 영화의 묘한 재미다. 그 부분이 다소 늘어지는 맛이 있어도, 색다르고 독특한 로맨스의 기발한 발상 쯤으로 본다면 문제될 건 없다.


(구구절절히 써내려간 구주월의 재밌고 돋는 연애편지.. 작가의 필력이 참 좋구나야.. ㅎ)

어쨌든 자신의 연애소설은 잘 쓰면서 언변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 쩌는 구주월에게 불현듯 찾아든 매력적인 처자 '이희진'.. 첫 눈에 뽕간 이 여자에게 구주월은 자신만의 휘횡찬란한 연애편지 글빨로 연애 시작의 포문을 연다.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고, 매사가 웃음꽃이 만발하는 구주월에게도 이런 날이 올 줄이야.. 정말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녀를 사귈수록 무언가 묘한 감정(?)을 느낀다. 당최 이 여자의 까칠한 스타일과 정체성에 의문을 가지면서도 그녀만의 매력이라 자부하며 연애담은 계속된다. 그러다 갖게 된 이들만의 몸거사.. 그 거사 앞에서 무너지고 만 구주월.. 희진낭자 겨드랑이에 수북히 쌓인 그 털을 보고서 놀란다. 오 지저스 크라이슬러.. 하지만 거사를 치르기 위해서 그는 그 켜털마저 사랑하기로 한다. 이때부터 영화는 켜털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이른바 겨털녀와의 시크하면서도 솔직담백한 모드로 연애가 전개된다. 이미 밑장까고 못 볼 거 없이 다 봤으니, 숨김없이 이들의 연애담을 리얼로 담아낸다. 그러면서 구주월이 연재하기 시작한 B급 연재소설 속 그림을 중첩시키며 이들 연애담을 빗대어 그려낸다. 그 모양의 재주가 구렁이 담 넘어가듯 매끈하다. 그런 가운데 갈수록 이들 연애도 결국 시들해지고, 급기야 희진 낭자가 과거에 '스쿨버스'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보통의 남자들처럼 고민의 구렁텅이로 빠진 구주월의 고뇌가 그려진다. '정녕, 네가 그런 여자였단 말인가.. 아.. 신이시여.. 어찌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내 이 여자를 계속 사귀어야 하겠습니까..' 하지만 메아리쳐 오는 희진의 답변도 마찬가지. '내 이런 쫌스런 남자랑 계속 연애를 해야되겠습니까.. 그래도 이 남자 무언가 사랑스런 매력덩어리였는데.. 아쉽구나야..' 이렇게 그들의 연애는 위기로 치닫으며 그 끝을 향해 달려간다. 하지만 그 끝은 또 다른 시작을 알렸으니.. '러브픽션'은 그렇게 마무리된다.


(연애중 둘의 잠자리는 그렇게 많지는 않다. 한 번의 임팩트한 켜털 베드씬으로 모든 게 정리.. ㅎ)

연애의 시작과 끝을 리얼하게 담아낸 블랙코믹한 '러브픽션', 의외로 재밌다.

이렇게 영화는 말 그대로 남녀간의 연애담을 담아낸 그런 류의 흔한 로맨스다. 하지만 그 흔한 구석에서 리얼리티를 살리고 솔직담백하게 그려내며 공감을 샀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줘야 할 듯 싶다. 물론 작금의 로맨스들이 그런 현실감에 무게감을 준다지만, 여기 '러브픽션'이 주는 현실감은 꽤 사실적이다. 반복되는 데이트 코스들, 요즘 유행어로 '밥먹고 차마시고 영화보기, 차마시고 밥먹고 영화보기'처럼 무한 반복되는 일상의 연애들이라지만, 여기서 그려내는 연애는 시작점에서 끝을 달려가는 모양새에 덧칠을 하지 않는다. 주로 덧칠하는 건 바로 영화 속에서 그려낸 B급 연애소설로 치장돼 전개된 장면들인데, 이것이 블랙 코믹하게 그려져 쏠쏠한 재미를 준다. 물론 이런 것 이외에도 이들 연애담 속 데이트와 주고 받는 대사 또한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웬지 무미건조해지고, 정녕 우리가 사랑한 사이가 맞나는 대척점에서 캐릭터는 내지르듯 발산한다.

한마디로 쿨하지 못한 연애의 하수 '구주월'과 연애는 해볼만큼 해본 쿨한 여자 '이희진'의 캐릭터가 제대로 살아 꿈틀댄다. 이것은 웬지 이런 역에는 안 어울리는 전작 '추격자'와 '황해', 최근에 '범죄와의 전쟁' 같은 영화에서나 어울릴법한 '하정우'가 제대로 소화하며 완벽한 뿔테남 연애소설 작가로 변신에 성공했다. 그와 함께 소위 '공블리'라 불리며 이런 연애담에 도가 튼 배우 '공효진'.. 마치 작년 한 해 MBC 최고의 드라마로 등극한 '최고의 사랑'보다 더 블링블링하고 시크한 면을 부각시킨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며 역시 공효진임을 입증했다. 그리고 여기에 조연배우의 협연도 좋다. 하정우의 전 애인으로 나왔던 '유인나'와 정말 그런 잡지사에 어울릴법한 사장 '조희봉', 그리고 하정우에게 끊임없이 연애의 정석과 코치를 일러준 판타지 속 스승 '이병준'과 그의 형으로 나온 쩌리 '지진희'까지.. 캐릭터들이 적시적소에 배치돼 재미를 한껏 선사하다. 한마디로 둘이 하는 장사에 다른 장사치까지 가담하며 한껏 열을 올리는 구조다.

아무튼, 이 영화 재밌게 잘 봤다. 역시 소문대로 일주일 만에 백만을 넘어선 이유가 있어 보인다. 장르적으로 흔한 로맨스물은 확실한데, 여기에 리얼리티를 살리면서도 다소 진부한 설정과 전개가 있지만, 깨알같이 쏟아내는 구주월의 언변은 연애소설적 대사가 전달하는 영화의 색다른 재미요, '양방울, 방울방울, 켜털녀, 스쿨버스'등 영화 상에서 쏟아낸 그런 캐릭터와 이름은 촌철살인으로 치닫는 그 어떤 현실감이다. 특히 개인적으로 구주월이 연애 초반, 고딩 시절 포경수술 얘기한 'X까' 부분에서 빵 터지는 등, 영화는 꽤 남성적인 시작에서 연애의 시작과 끝을 달리며 마구 살포하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여자들이 불편해 할 연애담은 아니다. 그것은 어찌보면 남녀의 조합과 조화가 불러오는 연애의 일반사라 본다면 공감되는 부분이자, 생생히 담가오는 나름 방울방울한 이야기일 것이다. 비록 현실은 힘들고 괴팍해도 어차피 사랑을 주고 받고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이런 연애의 시작과 끝은 무한 반복되는 우리의 일상일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러브픽션'은 픽션이 아니라 팩트가 아닐까 싶다. 사랑은 현실일 게다. 그렇지 않는가.. ㅎ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68435&mid=17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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