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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 민란의 시대, 정통과 B급 사이의 액션 활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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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 백성을 구하라!
양반과 탐관오리들의 착취가 극에 달했던 조선 철종 13년. 힘 없는 백성의 편이 되어 세상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적떼인 군도(群盜), 지리산 추설이 있었다.

쌍칼 도치 vs 백성의 적 조윤

잦은 자연재해, 기근과 관의 횡포까지 겹쳐 백성들의 삶이 날로 피폐해져 가는 사이, 나주 대부호의 서자로 조선 최고의 무관 출신인 조윤(강동원)은 극악한 수법으로 양민들을 수탈, 삼남지방 최고의 대부호로 성장한다. 한편 소, 돼지를 잡아 근근이 살아가던 천한 백정 돌무치(하정우)는 죽어도 잊지 못할 끔찍한 일을 당한 뒤 군도에 합류. 지리산 추설의 신 거성(新 巨星) 도치로 거듭난다.

뭉치면 백성, 흩어지면 도적!
망할 세상을 뒤집기 위해, 백성이 주인인 새 세상을 향해 도치를 필두로 한 군도는 백성의 적, 조윤과 한판 승부를 시작하는데...



- 웨스턴 무비 기조에 무협의 서사와 B급의 정서를 버무린 액션 활극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는 일찌감치 믿고 보는 충무로 대세 하정우와 여전히 아름다운(?) 강동원의 조합만으로 화제를 모으며, 올해만 사극 블록버스터가 쏟아져 나오는 여러 영화들 중 기대작으로 세간에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개봉 전부터 수차례 홍보가 되면서, 또한 제목만 보더라도 이 영화를 통해 기대하는 건 사극의 모양새에도 다름 아닌 '오락성'에 있다. 위의 사진처럼 국사책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시대적 배경이 깔리지만 그것은 일종의 설정으로 작용한다. 19세기말, 혹세무민하던 시절 가렴주구에 백성들은 피폐해지고 도처에 죽어나가자 봉기를 해 들고 일어선다는 플롯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내러티브를 확보한다. 문제는 이것을 풀어내는 방식이다. '군도'는 그 전사에 있어 범작의 수준에 머무른다.

쇠백정으로 간간히 연명하던 18살 돌무치가 지방 대부호의 서자이자 무관 출신의 귀공자 조윤의 꼬임에 넘어가 청부 살수를 하려다 실패. 그 일로 어머니와 여동생이 그들에게 죽임을 당하자 복수를 다짐하게 되고, 지리산 토벌대 아니 '추설'에 입단해 2년간 절차탁마하며 싸움기술을 연마한다. 그 동안 새로 부임한 나주목사와 짜고쳐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 대부호로 성장한 조윤. 그렇게 둘은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펼친다. 이 단순하고 명징한 메인 플롯은 심플하면서 오락성을 담보해 전개된다. 서부극의 원형처럼 황야에서 지축을 울리듯 말을 타고 익숙한 선율에 맞춰 내달리는 기조는 선과 악의 구도에서 익숙한 재미를 선사하며, 한낱 보잘 것 없던 주인공이 무공 분파에 눈에 띄어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 고수로 커가면서 원한을 갚는다는 설정은 무협의 전형적인 서사와 같다. 여기에 몇몇 인물들과 상황을 내레이션 기법으로 설명해주는 묘미는 키치적인 B급의 정서를 풍기며 간간히 코믹도 선사한다. 그 과정에서 도치의 쌍칼과 유연한 칼춤을 선보인 듯 조윤의 장검이 맞부딪힌 액션 승부수는 '머니 숏'으로 기능하며 주목을 끈다. 

사실 '군도'는 이게 다다. 이 주요한 세가지 요소가 적당히 버무려져 펼쳐진 오락 액션 활극인 것. 그러나 임팩트함은 없다. 백성들이 곤궁해져 들고 일어서는 마지막 봉기는 울림을 주기에 부족하고 의도한대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세상은 변하지 않듯이) 그 시절 실존했다는 지리산의 전설적인 화적떼 '추설'의 이미지 세팅과 설정은 마치 중국 수호지에 나온 '양산박'의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각각의 임무를 부여받고 활약하지만 어느 캐릭터 하나 딱히 정이 가진 않는다. 수장인 대호 역 이성민을 비롯해 땡추 이경영, 전략가 조진웅, 괴력을 뽐내는 천보 마동석, 명궁의 홍일점 마향이 있지만, 그냥 그들 말처럼 '잡것'에 그친 느낌이다. 메인 캐릭터인 돌무치에서 도치로 변모한 하정우의 모습과 역할은 어느 정도 봐줄만 하지만 존재감은 의외로 두드러지지 않는다. 오히려 꽃미남 계보의 정점에 있는 배우 강동원이 맡은 조윤이 더 눈에 들어올 정도. '전우치' 도사 버전에서 코믹만 뺀 느낌이지만 그만의 유유한 장칼 액션은 분명 비주얼의 한 축을 담당했다 할 수 있다. 

이렇게 캐릭터 역할과 색채가 익숙하게  세팅되고 이야기 또한 색다른 거 없이 진행되면서, 러닝타임 2시간을 훌쩍 넘는 동안 중반 즈음에는 다소 피로감이 드는 것도 사실. 정통도 아닌 여러 가지 요소를 섞으면서 버무렸지만, 완벽하게 조응하기 보다는 그런 느낌의 활극으로 닥치고(?) 보란 듯이 펼쳐져 큰 감흥은 없다. 영화 내외적으로 감싸고 있는 민란과 민중, 백성과 탐관오리, 봉기와 반란 등의 전투적인 테마 또한 극에 녹아들지 못해 평면적인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그만큼 전반적으로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 시대를 에둘러 조망하며 색다른 범죄 느와르를 선보인 윤종빈 감독의 연출 화제작치곤 다소 기대에 못 미친 게 사실이다. 그나마 볼만한 계제는 있다. 오락성을 염두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액션 활극이란 점에서 그렇지만 큰 기대는 금물. 이 영화는 어찌 보면 여심을 자극하는 '강동원'의 티겟파워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칼춤이 예술이야.. ㅎ

메인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99752&mid=24047#tab



ps : 강동원의 이런 칼춤 액션은 9년 전 <형사: Duelist>(2005) 시대극에서도 보여준 바 있는 것 같은데.. 물론 그때보다 진일보한 모습으로 '군도'에서 비주얼을 담당한 그. 차라리 중국 무협드라마에서 제대로 활용하면 대박이 날 듯 싶더라는.. 투박한 하정우가 보여줄 수 없는 그만의 유연한 몸놀림. 그의 액션만큼은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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