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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사랑할때, 정통멜로와 한 남자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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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만 먹었을 뿐, 대책 없는 이 남자, 아직도 형 집에 얹혀 살며 조카한테 삥 뜯기는 이 남자, 빌려준 돈은 기필코 받아오는 이 남자, 목사라고 인정사정 봐 주지 않는 이 남자, 여자한테 다가갈 땐 바지부터 내리고 보는 막무가내 이 남자, 평생 사랑과는 거리가 멀었던 한 남자가 사랑에 눈 뜨다! 일생에 단 한번, 남자가 사랑할 때다.

한태일은 그런 남자다. 시장통에서 일수를 찍으며 살아가는 삼류건달. 그러나 생양아치 같은 놈은 아니다. 그만의 방식과 노하우로 비지니스를 하는 나름 원칙있는 남자다. 이런 남자 앞에 한 여자가 눈에 들어온다. 병원에 식물인간처럼 누워 있는 초로의 남자에게 돈 받으러 갔다가 병간호를 하던 호정을 보고 마음에 동요가 생긴다. 호정이 신체포기각서까지 쓰며 돈을 갚겠다는 걸, 태일은 그만의 방식으로 돈을 까주겠다고 제안한다. 나랑 매일 한시간씩 데이트를 해달라는 것. 그렇게 둘의 연애는 시작되지만 호정은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 그러나 태일이 투박하면서도 때론 순수하게 나오면서 가까워지고, 둘은 그렇게 나름 행복한 미래를 꿈꾼다. 이걸 옆에서 지켜보던 사채업체 사장 두철은 못마땅해하며 마지막 한탕을 제안한다. 돈이 필요했던 태일은 그 일에 가담하고 배신을 당한다. 태일이 행복하려던 순간 무너지는 지점이다. 거기에 자신의 불치병까지 알게 되면서 태일은 서서히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한다. 남자가 비로소 사랑할 때 운명의 변화구는 그렇게 파고든 것이다.

- 정통멜로 + 일수 느와르 + 가족애가 뒤섞인 이야기

영화 <남자가 사랑할때>(이하 '남사')는 오랜만에 한국영화 장르에서 목말랐던 멜로의 부활이라 할 수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남자의 사랑, 그것도 묵직하고 울림있는 정통멜로를 지향한다. 나이 마흔에 친구가 운영하는 사채업체에서 일하는 건달 태일이 태어나 처음으로 진정한 사랑에 눈뜨는 이야기. 사실 삼류 건달의 사랑이야기는 멜로영화 장르에서도 익숙한 소재다. 조직의 보스가 아닌, 밑바닥 거친 건달의 투박한 정서를 영화적인 색채로 구현해 주목을 끄는 식이다. 대표적으로 <파이란>이 그러했다. '남사'도 그런 궤를 같이 한다. 하지만 파이란보다 색채는 얕다. 진하게 울림을 전달하지 않는다. 적어도 이들의 멜로에 있어서는. 멜로라면 언뜻 건달 버전의 <8월의 크리스마스>쪽에 가깝다. 그 만큼 둘을 섞은 듯한 영화란 점에서 사실 진부하고 색다른 건 없다. 여기에 사채업을 하기 때문에 이들만의 느와르도 중간에 펼쳐진다. -(신세계 제작진이 찍은 걸 티라도 내듯이)- 그 일로 배신을 당하며 태일을 궁지로 모는 식이다. 그리고 중반 이후엔 태일의 가족 이야기를 그리며 아버지에 대한 말 못하는 사랑과 형과 티격태격 싸우지만 내심은 그게 아닌, 감정 소비의 진폭을 넓혀간다. 한마디로 멜로로 시작해 일수 느와르로 액션의 재미를 잠깐 주고 가족애로 방점을 찍는다. 마지막 엔딩신에서 뿌른 라면을 먹으며 아버지에게 유언 비슷하게 남긴 태일의 모습은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황정민 연기에 최고점을 찍는 순간인 것이다. 

- 황정민이기에 그나마 볼만했던 "남자가 사랑할 때"

'남사'의 소재와 이야기는 다소 촌스럽고 진부하다. 남녀의 연애가 밀당 위주로 블링블링하지 않고 칙칙하지만 그나마 주목을 끄는 건 배우의 힘이다. 바로 '황정민'이기에 믿고 보는 그런 영화로 돌변한다. 그가 아니면 누가 이런 역을 소화하며 이목을 끌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임창정이 이런 포맷 비슷하게 <창수>로 진중하게 나왔지만, 그래도 그가 나오면 코믹이 될 테고, 다른 배우가 했다면 진중하게 나올지 몰라도 영화의 깊이를 더하긴 힘들 것이다. 그만큼 황정민이기에 어울리는 색채의 디테일이 살아 있다는 점에서 볼만하다. 멜로로 시작해 불치병으로 죽는, 기존의 정통멜로와 차별성이 없는 빤한 멜로의 관습과 클리셰로 무장한 점에서 장기란 없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게 강점으로 다가올 수 있는 건 오로지 배우 '황정민'에게 있음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관장했기 때문이다. 대신 상대 여배우 한혜진은 더하지도 못하지도 않게 평이한 수준이다. 그만큼 '남사'는 황정민의 영화다. 전도연과 함께 했던 <너는 내 운명>(2005) 이후, 9년 만에 정통멜로로 다가온 이 남자의 거친 사랑법은 그렇게 스크린에서 부활하며 드라마가 펼쳐진 것이다. 그의 찰진 말투가 아직도 어른거린다. "사랑해 씨빠"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06540&mid=22484#t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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