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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한국판 첩보 액션 스릴러의 신기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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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감독의 신작 <베를린>은 개봉 전부터 여러차례 화제가 되며 주목을 받았다. 그간에 전작들이 그만의 액션 아우라와 소재꺼리로 매니아적 감성을 불러 일으킨 반면에, 영화 <부당거래>를 통해선 특권계층의 부정부패를 탄탄한 스토리와 통렬한 연출력으로 최우수 작품상까지 수상, 흥행 감독의 반열에 오르며 류감독의 기치창검은 이미 그렇게 올려졌다. 그리고 3년 만에 나온 '베를린'은 마치 방점을 찍듯 그만의 장기를 모두 선보이며 스크린을 휘감는다. 냉전의 기운이 아직도 서려있는 그래서 밝음 보다는 무언가 암울하고 회색 빛깔의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2013년 새해를 여는 초대형 액션 프로젝트는 그렇게 완성된 것. 장르는 영화적 스케일을 가늠케하는 첩보 액션 스릴러로서 다가와 기대를 예상케해, 관객들과 정식 만남은 개봉일 1월 31일. 운좋게도 강호는 대규모적(?)인 언론/배급 시사회건으로, 어제(21일) 이미 이 작품을 접할 수가 있었다. 미리 만나본 '베를린'.. 과연 이들이 펼친 첩보 액션 스릴러는 어떠했을까?



거대한 국제적 음모가 숨겨진 운명의 도시 베를린. 
국제적 음모와 각자의 목적에 휘말려 서로를 쫓는 이들의 숨막히는 추격전! 

독일 베를린에 상주하는 국정원 요원 정진수(한석규)는 불법무기거래장소를 감찰하던 중 국적불명, 지문마저 감지되지 않는 일명 ‘고스트’ 비밀요원 표종성(하정우)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뒤를 쫓던 정진수는 그 배후에 숨겨진 엄청난 국제적 음모를 알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위기에 빠진다. 한편 표종성을 제거하고 베를린을 장악하기 위해 파견된 동명수(류승범)는 그의 아내 연정희(전지현)를 반역자로 몰아가며 이를 빌미로 숨통을 조이고, 표종성의 모든 것에 위협을 가한다. 표종성은 동명수의 협박 속에서 연정희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서 그녀를 미행하게 되지만, 예상치 못한 아내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혼란에 휩싸이게 되는데... 

2013년, 초대형 액션 프로젝트가 펼쳐진다!



영화는 여타 첩보 액션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개인적으로 모든 첩보의 시작과 끝은 '거래로 시작해서 거래로 끝난다'를 견지하는 입장. <베를린>도 북한 정예요원 표종성이 어느 아랍인들과 불법무기밀래 거래를 트는데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이런 표종성을 쫓는 국정원 요원 정진수가 끼어들면서 거래는 불발. 일대 총격전이 벌어지고 쫓기고 쫓던 둘이 총을 겨누는 그림으로 '베를린'의 서막은 그렇게 오른다. 단순히 빨갱이를 잡기 위한 것일까?! 초반부터 복잡하게 얽힌 듯 풀어내는 모양새가 불편하게도 여유를 주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 또다른 북한 정예요원 킬러 '동명수'가 베를린에 잠입하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탄다. 표정성의 아내 련정희가 스파이라며 제거 대상으로 지목. 이에 표정성은 혼란에 빠지며 아내를 의심하지만, 이것은 모두 명수동지의 음모.. (뻔한 거 아닌가?) 그가 바로 피노 눈물도 없는 욕망의 포커페이스로 아비의 대를 이어서 베를린 공관을 장악하려고 손을 쓴 것. 결국 명수는 표종성을 제거하기에 이르는데.. 이때부터 두 북한요원의 맞대결이 펼쳐지며 액션의 아우라를 쉴틈없이 뽐낸다. 과연 누가 죽고 살았을까?



"냉전 시대 베를린 길거리의 10명 중 6명은 스파이였다고 한다. 냉전 시대가 끝나고 지금도 여전히 그 기운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시대의 비극이 남아 있는 베를린에서 자신을 감추고 살아가고 있는 비밀스럽고 위험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류감독 3년만의 신작 <베를린>, 한국판 '본' 시리즈의 서막인가..

이 얘기는 류감독의 영화 연출의 변이다. 과거 냉전의 기운이 아직도 서려있는 그곳, 회색의 도시 '베를린' 올로케를 통해 비밀스럽고 위험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주저하지 않고 첩보 액션 스릴러물로 탄생시켰다. 전체적인 분위기와 느낌이 헐리웃 첩보액션물의 수작 '본' 시리즈와 견줄만큼 새로운 한국판을 보는 듯하다. 가히 신기원이라 할 정도로 느낌은 고스란히 전달됐다. 액션의 장인답게 합이 잘 짜여진 디테일한 맨몸 액션신들은 제대로다. 북한만이 가진 특공무술인지 몰라도 척추가 꺽이는 등 후덜덜.. 특히 13m 상공에서 떨어지는 탈출 와이어 액션신은 액션 중에서 백미. 그외 카체이싱과 총격신들도 생생하게 전달돼 헐리웃 못지않은 물량공세의 흔적을 엿보이게 했다. 이런 비주얼의 액션들은 고생스럽게 찍은만큼 볼거리로 충만했으니 이점은 굿.

그리고 첩보 스릴러의 이야기 구조상 캐릭터 색깔도 분명하게 그려졌다는 점이다. 사랑의 멜로가 아닌 지극히 마초적인 느낌으로 연출하며 주인공 4인방의 색깔을 이야기 이미지에 고스란히 매칭시 주목케 만들었다. '추적자'와 '황해'의 암울했던 그 캐릭터에서 좀더 진화된 듯한 하정우의 '표종성' 북한요원은 스크린을 내내 장악하며 마지막까지 살고자 사투를 벌였고, 이런 표정성과 맞대결을 펼친 또다른 북한요원 동명수 역에 류승범 또한 그만의 개성파적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인상 깊은 대사 중 하나 "우린 배고픈 건 참아도, 배아픈건 못참지 않습등". 이런 북한요원을 쫓다가 국제적 음모와 배후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국정원 요원 정진수 역에 한석규. '쉬리'와 '이중간첩' 등으로 나름 첩보물에 일가견이 있는 국민배우 한석규는 이번 영화로 그만의 욕지꺼리로 영화 중간마다 빅(?)재미를 선사.

하지만 이젠 나이가 드셨는지 맨몸 액션은 처음에 옥상씬 빼곤, 연실 참하게 총만 쏘셨다는.. 그의 대사 "마카오에서 베를린, 무기장사, 공관, 스파이, 암살.. 이걸 다 어떻게 엮어야 말이 되는 거냐?"로 이 영화의 장르적 메시지를 모두 담아냈다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홍일점 '전지현', 류감독이 촬영내내 스텝들에게 저 여배우를 외롭게 만들라는 지령을 내렸다는 재미난 후담처럼, 베일에 싸인 통역관 연정희 역 전지현의 매력은 아픔을 간직한 듯 쓸씀함 그 자체. 하지만 전작 천만영화 <도둑들>에서 블링블링했던 예니콜 이미지가 너무 크다보니, 상반대게 보인 이번 영화에선 웬지 낯설면서도 영화적으로도 크게 활용이 안돼 아쉬운(?) 대목이다.

아무튼 그럼에도 영화 <베를린>은 배우들 티켓파워 만큼이나 꽤 볼만한 영화다. 전작 <부당거래>가 대한민국의 치부를 드러낸 사회물이라면, 이것은 국제정치적 색깔을 관통하듯 띄우면서도 종국엔 생존을 위해 서로가 쫓고 쫓기는 액션 첩모물로써 볼거리적 재미를 한층 부각시켰다. 그래서 다들 얘기하듯이 한국판 첩보 액션 스릴러의 탄생일지도.. 헐리웃의 '본' 시리즈가 그러했듯이, 조직에서 버림받고 자신과 정체를 찾아 헤매는 리벤지로써 주인공의 사투. 여기 주인공 '표종성'이 한국판 '제임스 본'이 아닐까. 기대가 크다. 마지막 엔딩만 보면 류감독은 당장 계획이 없다지만, 이건 속편이 예상되는 구도다. 그렇다면 다음엔 평양편인가?!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89218&mid=19644#t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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