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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달, 어디서 본 듯한 공포물의 설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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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인적이 드문 어느 오두막집, 어둠이 깔리며 훤한 두 개의 달빛이 비추는 그곳엔 귀신이 살고 있다. 서로가 알지도 못하는 세 명의 사람들이 창고에 갇혀 있고, 그곳을 나와 오두막을 벗어나려 하지만 좀처럼 쉽지가 않다. 자신들이 왜 이곳에 왔으며, 무엇 때문에 이런 고생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의기투합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그럴수록 꼬여만 간다. 젱체모를 이상한 아줌마의 공격을 받으며 목숨을 위협 받는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어떻게든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 두 개의 달이 차오르기 전에.. 이게 본 공포의 컨셉이자 설정샷이다. 갇힌 사람들의 잃어버린 기억과 숲 속의 폐쇄되고 을씨련스러운 오두막, 어디선가 들려오는 괴이한 울음소리와 오컬트적인 현상들, 무언가 비극을 암시하는 가족사진까지.. 영화 <두 개의 달>은 공포물이 보여주는 클래식한 소재성과 장식들로 꾸며 놓은 짜집기처럼 보인다. 설사 그런 설정을 의도했던 안 했든,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 것들이 무엇인지 간단히 모 봤다. 어떤 공포물을 오마주(?) 했는지를.. ㅎ



아침이 오지 않는 밤, 죽은 자들이 깨어나는 집, 그 곳에 갇힌 세 남녀!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야만 이 곳을 벗어날 수 있다!

영문도 모른 채 낯선 집 지하실에서 깨어나게 된 세 남녀, 공포 소설 작가 소희(박한별)와 대학생 석호(김지석), 여고생 인정(박진주). 이들은 자신들이 왜 이 집으로 오게 됐는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지하실에서 깨어난 그 순간부터 시간은 멈춰있고, 아무리 벗어나려 숲을 헤매어 봐도 계속해서 제자리만 맴돌 뿐. 그때 집 밖에서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기이한 현상이 반복되는 집에는 분명 세 사람이 아닌 다른 이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두 사람과는 달리 뭔가를 알고 있는 듯한 소희. 그녀를 의심하는 인정과 점점 광기로 물들어가는 석호까지... 공포에 휩싸인 세 사람은 죽은 자들이 깨어나는 집에서 잃어버린 기억이 되살아날수록 무서운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렇게 시놉시스만 봐도, 한 편의 공포소설 줄거리를 요약해 놓은 듯 꽤 심플하다. 하지만 이런 요약본 조차도 설정이 흔해 보인다. 죽은 자들이 깨어나는 집에서 반복된 공포의 암습, 도대체 내가 왜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의 혼란 속에서 정체모를 괴이한 사람의 습격까지.. 과연 이들은 이 오두막을 벗어날 수 잇을까.. 잃어버린 기억을 찾았을 때 그 진실은 무엇일까.. 혹시 너도 나도 귀신?! 아래는 스포일러가 있으니 안 보신 분들은 스킵 요망요.. ㅎ




혹자는 이 영화가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건 니콜 키드만 주연의 공포 혹은 미스터리 스릴러 <디 아더스>라 꼽는다. 아니면 그 유명한 <식스센스>까지 언급하긴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닌 것 같고, 개인적으론 01년작 '디 아더스'에 대해선 기억이 가물해서 그런지, 어쨌든 그곳에서도 집안에서 한 엄마가 빛에 노출되면 안 되는 희귀병에 시달리는 두 딸을 보호하며 살고 있다. 그러면서 이 집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하인들 세 명이 들어오면서 하우스적으로 암습해 오는 공포를 그렸다. 이와 때를 같이 해서 저택에는 기괴한 일들이 끊이지 않게 되고, 아이들은 물론 니콜까지 공포에 떨며 거대한 실체와 마주치게 되는데.. 결국에 그녀는 산 자가 아니였다는 반전을 제공하며 센세이션(?) 일으켰던 미스터리 스릴러로 알고 있다. 맞나?! 그렇다면 '두 개의 달' 속에 캐릭터들도.. 특히 박한별도 산 자가 아니였을까.. 영화 '두달'은 마지막에 나름 의미심장한 시퀀스를 보여주었다.





이건 일종의 촬영 기법이라 할 수 있는데.. 공포물이 보통 어둠 속에 보이지 않는 귀신이나 유령과의 사투를 그리다보니, 일반적으로 불을 꺼놓고 깜놀시키는 공포를 연출하는 게 다반사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선 핸드헬드로 칠흑같은 어둠의 광란을 야간투시경 같은 걸로 보여주는 기법으로 사람들의 몰입감을 제공한다. 동공이 온통 하얗게 변한 게 공포스러울 정도로, 영화 '두 개의 달' 속에서도 <REC> <그레이브 인카운터> 같은 연두색 화면빨을 연출했다. 충무로 영화판에서 명품 조연 여배우로 맹활약중인 라미란 아줌씨가 그렇게 나오니 나름 미친년스러워 딱이더라는.. ㅎ





그건 <주온>스런 설정을 통해서도 그랬다. 라미란 아줌씨가 폭압적인 남편을 죽이고 미친년 마냥 정신줄을 놓고 그 오두막에 칩거하며 무를 썰고 칼을 갈며 수년째 살고 있었던 것. 그러니 그 세 명의 남녀에게 살해 위협을 가하며 사이코패스처럼 나오는데.. 워낙 외모적으로 독특한 매력을 갖춘 배우인지라.. 이런 역엔 제대로였다. 훤하고 밝은 느낌보다는 이런 공포물에 다시 한 번 출연해도 좋을 정도로 꽤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결국 그녀도 '링'처럼 과도한 관절꺽기까지 보여줄려다 나이가 있어서 고사한건지, 대신에 몸소 배영자세로 누워 군대 유격장에서 하늘 보고 누운 자세로 철조망을 통과하는 모습으로 그들을 암습해 왔다. 그거 원래 쉬운 게 아닌데도 게처럼 잘 움직이더라는.. ㅎ






그러면서 이 영화의 말미는 꽤 의미심장한 연출을 선보였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 혹은 망상일지 몰라도, 이건 <쏘우>의 시퀀스와 결국엔 <큐브>를 연상케 하는 구도로 나름의 신선함을 안겼다. PD 역에 박원상이 마지막에 그 문을 닫는 건, '쏘우'에서 내내 시체처럼 누워있던 찍소할배가 깨어나서 문닫는 씬을 보듯이 그 안에 사람들이 다시 갇힌다는 설정과 그곳을 빠져나갈 수 없는 무한루프 식으로 계속적으로 반복된다는 설정은 마치 '큐브'의 설정과 흡사해 보인다. 결국에 여기서 귀결되는 건 영화 속 영매끼가 있는 공포소설가 박한별이 얘기했듯이 바로 '지박령'에 모든 질답이 있었다 할 수 있다. 지박령(地縛靈, 어떤 사람이 죽은 장소에서 죽은 영혼이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그 장소에서 계속 맴돌고있는 영혼)의 설명처럼, '두 개의 달' 속에 인물들도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패턴 반복적인 '큐브'처럼 헛돌 뿐이다. 그게 이 영화의 최대 스포일러이자 결말인 셈.

결국 이런 '지박령'이라는 퇴마사적 소재성은 좋았으나, 여러 공포물의 설정들을 놓고도 영화는 그런 재료에 비해 연출력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나름 치장은 했으나 미스터리 공포의 심연을 제대로 건들지 못했다. 공포스러움을 떠나 초충반부터 임팩트하지 못했다는 거. 그럼에도 한국식 공포영화의 기치를 내건 '고스트픽처스'의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다음 작품도 기대케 만드는 요지는 있다. 여고괴담의 히로인 '박한별'은 나름 잘 어울렸고, 역시나 여기서도 예쁘게 나왔다. 그런 심령의 공포소설가라니.. <추노>의 김지석은 제대후 복귀작이 됐고, <써니>의 씹쑝딱구리 귀요미 욕쟁이 '박진주'도 어울렸고.. 무엇보다 나름 고생을 자처한 미친 살인마 역 라미란 아줌씨의 주온과 링을 오가는 연기는 볼만했다. 아무튼 결론적으론 어디서 본 듯한 느낌에도, 요 며칠간 새벽녘마다 쏟아지는 폭우와 함께 볼만한 미스터리 공포물이 아닌가 싶다.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89667&mid=17980#t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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